자식과의 거리

중년의 깨달음

by seungmom

거의 10년을 같이 살다가 혼자 떠나야 하는 시간이 가까이 오니

아이들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것에 난민같이 느껴져 서러웠었다.


그런 지금은 도리어

절대로 내가 내 의지로 아이들의 곁을 떠나긴 힘들었을 텐데

억지로라도 그렇게 헤어지게 된 것이 다행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같이 쭉 있었다면 타성이 붙어서 서로의 고마움을 몰랐을 텐데

나는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가는 방식을 조금씩 터득해 가는 것에 안심이 되고

아이들은 내가 있고 없는 차이를 확연히 느꼈는지 고마워한다.


처음엔 고마워하는 표정이나 행동에 거리감이 느껴져 서운했었다.

쭉 같이 살지 않아서 이런 거리가 생기게 되었나 하고

뭐든 잘 안 풀리는 일이 있으면 곁에 있어주지 않아서 그런가 했는데

이젠 내가 마음이 느긋해져서 그런지 곁에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고

아이들 자신이 얼마나 더 많이 그 일을 원하는지에 달렸다는 것을

그래야 아이들은 자신의 길을 스스로 걸어가고 있다는 것에 자랑이 되고

그래야 문제가 생겨도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려면

난 그저 거리를 두고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데 말 많은 내가 지키려니...


거리를 지키려고 노력을 하면서

나는 내가 아이들의 눈치를 안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아이들은 아이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서로서로의 시간이 한 공간에서 흘러가고 있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진작 알았다면 더 좋았을 것을 하며 아쉬워하지만

이것도 내 힘으로 만들어 낸 결과가 아니니 불평할 수가 없다.


이 깨달음은 많은 것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는데

내가 있을 때 열심히 해 먹여야 한다며 챙겼던 끼니를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한 끼만 제대로 먹자는 것에 동참이 되었고

이제까지 엄마니까 하면서 가진 안달이나 미련 등을 하지 않게 되었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아이들이 하는 말에 끼어들지 않고 버티게 되었고

아이들끼리 나가는 것에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나를 다스릴 수 있으며

내 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에도 서운해하지 말자고 다독이니

나 혼자만 위해서 하는 일에도 미안하지가 않게 되어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야 정말 아이들의 나이에 맞는 엄마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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