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이 빛났다.

중년의 미용

by seungmom

이러다가는 붙어 버리겠다고 미용실 언니가 야단이었다.

그리고 눈썹이 눈꼬리까지는 와야 한다고 했다.


지금부터 약 20년 전의 일이다.

일 년에 한 번 할까 말까 하는 파마를 하러 동네 미용실에 들렀는데

아이들과 지친 탓으로 그냥 쉬고 싶어 피난을 온 것이었다.


마음이 풀어져서 그랬는지

한 번도 손댄 적이 없는 눈썹을 다듬어 주겠다는 말에 끄덕이고

거울을 보니 품위가 달라져 보이는 여자가 나를 보고 있었다.

피식 웃었다.

마음에 쏙 들어서 고맙다고 여러 번 인사를 했었다.


세수를 하고 고개를 들어 거울에 있는 나를 보고는 경악을 했다.

그나마 짧다는 눈썹이 더 짧아진 것이다.

미간의 폭을 넓히고

가늘게 다듬어

길게 그렸던 것이 지워진 탓이었다.


눈썹 손질이라는 것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건지 그때 알았다.

그러나 때는 너무 늦은 것이다.

눈썹이 다시 자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니..


미용실 언니에게 어쩌면 좋으냐고 하니 그리라고 했다.

이건 예술적인 감각에 기술까지 필요한 일이었다.

며칠을 버티다가 그 언니가 편한 방법이 있다는 그 말을 따르기로 했다.

그래서 죽는 그날까지 보장된 멋진 긴 눈썹을 가지게 되었다.


멋진 긴 눈썹을 나름 잘 지켰다.

적어도 사람들과 섞어야 할 때엔 거울을 보고 나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어제도 분명히 눈썹을 다듬고 확인을 했었다.

완벽했었는데...


눈썹에서 빛이 반사되어 번쩍인다.

가느다란 하얀 눈썹 하나가 존재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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