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자리에서 회사 동기가 내게 말했다. 그 사람 밑에서 버틴 4년이 대단하다고. 나는 팀장의 비위를 잘 맞춰주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내 스타일대로 하는 독고다이가 있다. 한편 팀장은 독선적이고, 기분파라 함께 일하기 까다롭다. 나도 여러 팀장들을 만나봤지만 역대급이라 느낀다. 그럼에도 4년을 버틴 것은 팀장이 나를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일할 기회를 준 것도 있다. 하지만 나도 팀장을 한 명의 까다로운 고객으로 분류하여 바라보려는 시도가 4년을 버틴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팀장이라는 까다로운 고객이 지금 어떤 상황과 생각의 맥락에 있는지 생각하는 게 어쩌면 영업 마케팅이라는 마음에서다.
직장상사를 단순 정보로 판단하지 않는 것처럼
대부분 우리는 직장 상사를 원치 않게 많은 것을 자연스럽게 알아간다. 외모, 성별, 나이, 거주지역 등 기본 정보부터 시작해 말하는 스타일, 취미, 선호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의 성향까지알게 된다. 아는 정보가 쌓이면서 그의 업무 스타일이나 방향까지도 파악한다. 그럼에도 가끔 직장상사는 변덕스럽게 군다. 분명 그의 성향을 고려했어도 맞지 않는 무언가 있던 것이다. 그러다 보면 이 사람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외적인 모습, 기초적인 정보를 넘어 고차원적인 상황, 맥락을 감정 이입해보는 시도들을 시도한다.
하물며 고객은 더하다. 기초정보에 다양한 목적을 세분화해야 한다
직장 상사의 마음도 파악하기 어려운데 그만큼 어려운 것은 고객이다. 물론 그 어려운 일을 하라고 월급을 주는 것이 영업이자 마케팅이다.고객을 분석할 때 연령대, 성별, 직업 등 기초 정보를 생각해보는 것은 기본적인 작업이다. 그러나 이렇게 기초 정보로만 분류, 분석, 설정한다는 것은직장상사의 기본 신상만 파악하고있는 것과 같다.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 필요 욕구, 트렌드, 성향 등을 기초 정보와 결합해 분석하는것이 기본이다. 아침식사를 판매한다고 예를 들어보자. 주요 고객을 아침에 먹을 수 있는 직업군과 성별로 나눌 수 있다. 회사원, 건설노동자, 학생, 자영업자 등. 여기에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가해 세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날 과음을 자주 해서 해장을 요구하는지, 다이어트를 위해 간단한 샐러드를 요구하는지 등 다양한 이유와 목적으로 고객을 세분화할 수 있다. 세분화 후에는 고객에게 내 상품이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설득해야 한다. 그 설득에 납득될 때 지갑을 열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직장상사나 고객 파악이 어려운 이유
직장상사와 고객에게 우리가 내민 문서와 상품이 설득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직장상사와 고객을 단순하고 정형화된 존재 규정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유연하게 다양한 가치가 존재하고, 상충하는 존재로 볼 필요가 있다.
피상적인 정보보다 가치관이나 행동 양식에 주목해야 한다. 한 집단이든 개인이든 무엇을 중시하는 성향인지, 어떤 것에 민감한지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들이 한 개인과 집단을 사고하고,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자 우선순위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보들을 종합해보면 직장 상사든 고객이든 특징이 보이기 시작한다. 무엇이 직장상사를 움직이게 하는지, 고객이 지갑을 열기 시작하는지 보인다. 절대 나이, 성별, 사는 지역 외에 다른 가치관과 기준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직장 상사도직원을 정형화해서는 안된다
시대가 변하며 중요한 가치관이 변한다. 그 가치관은 사람들이 갖고 있던 것이며, 상황과 어떤 사건으로부터 비롯된다. 반대로 직장상사가 아니라 90년대생 후배라고 하여 동일한 가치관과 기준을 삼아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을 보고 분석하거나 생각할 때 피상적인 정보로 정형화된 사람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고객이든 직장상사든 파악하고자 한다면 조금 유연하게 생각하고, 가치관과 라이프사이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 나와 안 맞는 직장상사는 너무나 많다. 고객도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그럴 때일수록 세상의 사람들을 마주할 때 정형화하지 않고, 유연한 자세로 바라보면, 버텨내고 이겨내기 위한 조금 나은 해법이 보이기 시작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