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다. 별이 빛나는 건, 어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 어둠이라는 깊은 터널을 지나 상위 1%라는 빛나는 삶을 꿈꾸기도 하고, 어둠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면서 자신의 빛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나는 굳이 포기한 자들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한때, 모두가 나와 같은 목표를 갖고 함께 달리기를 원했지만 지금은 각자의 사정과 우선순위가 다른데 어떻게 함께 달리자고 강요를 할 수 있겠는가 싶다. 그만큼 반짝이는 스타가 되는 건, 아주 극소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스타가 되기 위해 어떤 고난과 역경을 겪었는지 아는데,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최근에 SNS에서 본 짤이 있다. 30대는 두 종류로 나뉜다고 한다. 첫 번째는 우리 아이를 챙기는 사람들이라면, 두 번째는 우리 애들(아이돌)을 챙기는 사람들이다. 나는 지극히 후자이다. <프로듀서 101> 시즌2가 인기가 절정에 도달했을 때 내가 일했던 카페에서 점장과 나는 “우리 애들”을 입에 달고 살며 투표에 열을 올리고는 했다.
사실, 그 점장과 나는 처음부터 사이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물론 내게 잘해주긴 했지만, 워낙 많은 말과 불만이 오갔던 카페여서 서로에게 거리가 있었다. 그러다 점장과 친해지게 된 건, <프로듀서 101>시즌2였다. 각자 좋아하는 멤버가 달랐고, 그 멤버들이 워너원 멤버로 뽑히게 되자 우리는 2002 월드컵보다 더 열광적인 나날을 보냈다. 우리가 이렇게 <프로듀서 101>시즌2에 과몰입했을 때, 카페 사장은 “니들이 낳은 애들도 아닌데 우리 애들이라고 하냐”며 비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복했다. 매주 <프로듀서 101> 시즌2가 하는 금요일만 기다렸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이 재미라도 없었으면 어떻게 버텼을까 싶다.
<프로듀서 101> 시즌2에서 경연곡인 <열어줘>, <Never>, <Show Time> 등의 노래가 방송될 때 내가 일했던 카페는 마치, 프로듀서101의 콘서트장이 되었다. 오픈조였던 나는 아침부터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가사가 흘러나오는 노래로 하루를 시작했다. 매일 아침 카페에 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즐기려던 단골손님은 파워풀한 워너원의 노래에 깜짝 놀라기도 했고, 어떤 손님들은 함께 즐기기도 했지만..
카페 사장님과 친한 부동산 아저씨의 컴플레인으로 우리의 노동요는 중단되고 말았다. 카페가 시끄럽다는 게 그 이유였다. 카페 사장이 우리의 노동요를 막았지만, 우리의 열정을 결코 꺾지 못했다. 그렇게 <프로듀서 101> 시즌2가 마지막 방송에 도달했을 때 생방송으로 투표 순위와 함께 “워너원”이라는 그룹의 멤버들이 공개되었다. 워너원 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김재환, 옹성우, 박우진, 라이관린, 윤지성, 황민현, 배진영, 하성운으로 뭉친 11인조 보이그룹이 탄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