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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간계 연구소 May 06. 2024

나의 인생은 딱 나의 교만함 만큼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문제는 교만함에 있다. 


나는 누구누구들처럼 1년에 키가 쑥 큰 적도 없고, 

나는 누구누구들처럼 드라마틱한 능력을 갖게 된 적도 없다. 


나는 누구누구들처럼 미친 듯이 노력해 봤고,

나는 누구누구들처럼 그것이 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행동한 적도 있다.


나의 인생의 다른 부분은 과분하게 채워져 있는데 나 스스로는 그렇지 못한 이유는,

남들이 말하는 조건에는 없어 보였다. 아니 있더라도 그 전적인 책임을 묻기에는 설득력이 없었다.


그리고 전적인 책임을 지기에 충분한 무엇을 찾았을 때 나는 이미 늦어버린 어른이었다.


교만할 만큼 대단하지도 못했지만 교만했고, 그것을 충분히 경계했음에도 교만했다.

교만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자부했고, 그 자부심이 바로 교만과 다름이 아니었다.


나의 교만함 만큼 작은 사람으로 머물러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나의 인생에 걸친 과오를 깨달은 지 수년이 지나도 나는 여전히 교만하고 그러기에 위험하다.


만약 그런 태도로 나의 분에 넘치는 것을 얻었더라면, 


누구보다 나와 남에게 잔인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 내가 보는 것들을 손에 쥐고 흔들었을 것이다. 


여전히 나의 교만과 오만을 인정하는 것만이 그 교만과 오만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니,

나는 어쩌면 평생을 교만한 사람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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