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LMNT
이 글은 절교했던 친구와 다시 연락하게 되면서 30대 후반의 두 친구가 함께 다녀온 제주여행 이야기를 엮은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나 : 나 얼마 전까지 엄청 퇴사하고 싶었어. 회사 다니는 의미를 못 찾으니까 하루도 견디기가 힘들어지더라고. 막 당장 사표 쓰려고 규정에서 퇴직금 얼만지 계산해 보고 그랬잖아.
친구 : 지금은 괜찮아?
나 : 응, 괜찮아졌어. 내가 회사를 단순히 월급 받는 곳으로만 생각하니까 힘들었던 것 같아. 성장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회사에서도 관점만 다르게 가지면 얼마든지 배울 게 있겠더라고.
일과 사람, 두 가지에서 관점을 달리하기로 했어. 주어진 일만 하는 건 누구나 하는 거고, 앞으로는 주도적으로 기획하면서 일해 보려고. 그 모든 과정과 성과가 발전을 만드는 거니까.
그리고 나는 원래 주변 사람들한테 관심이 하나도 없었거든? 그런데 하루에 8시간 이상을 함께 하는 사람들인데 피상적인 관계로만 남는 것도 너무 슬픈 일인 거야. 퇴사 이유 1위가 사람인 것처럼, 동료가 좋으면 일도 즐겁고 동료가 별로면 일도 견디기 어려워지잖아. 회사에서도 열린 마음으로 인간관계를 만들어 보자 이런 생각 하고 있어.
친구 : 너 같은 직원들만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 그런 기획의 마인드가 사실 사장의 마인드거든. 내가 우리 회사에서 정말 여러 직원들 거쳤지만, 그런 마음으로 일하는 직원들 정말 흔치 않아. 나는 직원이랑 따로 식사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그냥 밥 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사적인 얘기를 통해 그 직원 성향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싶어서야. 그래야 더 딱 맞는 일을 줄 수 있으니까.
나 : 너 남편만 회사를 주도적으로 운영한 게 아니었구나. 직원한테도 그렇게 세심하게 신경 쓰고 너 정말 몰입했구나.
친구 : 응. 나 보이는 이미지랑 좀 다르지? 친구들도 우리 남편만 회사 운영한 줄 알아.
나 : 내가 기억하는 고등학교 때의 너는 수업 시간에 거의 졸고, 쉬는 시간엔 나랑 매점 가는 건데?
친구 : 하하 그러게 말이야. 공부는 지루해서 그랬나 봐. 아까 너 얘기 들어서 말인데, 그렇게 네가 CEO 마인드로 일하다 보면 예상 못한 발전이 있을 것 같아. 우리 직원 중에서도 출근길에 업무 관련된 매거진을 9개를 읽고 온다는 직원이 있었어. 그래서 내가 따로 구독료를 지원해줄까 물었더니,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괜찮대. 나는 그 직원이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지 어떻게 달라질지 무서울 정도라고 생각하거든.
나 :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니까.
나 : 나는 회사가 답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잘하는 걸 찾아서 개발하다가 때가 이르면 퇴사하는 게 내 목표야. 어느 책에 보니까 자아실현도 경제적 자유를 이룬 후에야 가능하다고 나오더라고.
친구 : 음... 나는 자아실현을 하다 보니까 경제적 자유를 이뤘는데? 몰입해서 일했던 그 자체가 자아실현이었어.
요즘 사람들은 마땅히 좋아하는 것이 없으며 그래서 열정을 쏟을 대상이 없다고 말한다. 분명한 건,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 호기롭게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소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난 좋아하는 게 없어"라고 말하는 이들은, 필요한 것을 잘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좋아하게 된 경험을 해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좋아하는 것을 찾기 이전에, 필요한 것을 좋아하는 일로 바꿀 수 있을 만큼 매진해 보라고 말이다.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너나위)>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원하는 게 뭔지 분명히 하는 거란다. 그다음 시간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고, 매일 최선을 다해 써야 한다. 의미를 발전시켜 나가고, 고된 시간을 겪어내야 해. 네가 보지 못한 세상에서 사는 법을 배워야 해.
<부자의 언어(존 소포릭)>
인생의 풍족함.
풍족하다는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매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나는 그들에게 따뜻한 담요가 되어준다. 그리고 내게 안전망이 되어준다. 충분한 돈이 주는 궁극적인 축복은 돈이 충분한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마음의 평화는 값을 매길 수가 없다.
<부자의 언어(존 소포릭)>
우리 가족의 따뜻한 담요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