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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척

by 고라니

노는 척



불을 끄는데 엄마가 싫어 싫어 다 싫어라고 말했다

눕자 바닥부터 서서히 엄마가 차오른다

가득한 엄마 위에 누워 있다

물 위는 무서운데 엄마 위는 된다

연습이라도 한 마냥

엄마 위에서

논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으면 엄마가

내 이름을 크게 불러주는 게 좋아서

일부러 못 들은 척 더 놀았다


엄마 나 놀아

엄마 위에서


엄마 거기 있지

엄마 거기 있지

엄마 거기 있지


엄마가 나를 크게 부르면

못 들은 척하고 싶어

노는 척은 싫어


엄마가

나를 불러주지 않는다면

앞으로

점점 슬프게

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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