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개
물방개
어린 시절을 몰아낸 밤이면 연못에다 주먹을 던져댔다
동심원을 퍼뜨리던 물결들이 잠의 표면에서 바르르르
바둥대는 물방개들
연못에 개구리밥을 잔뜩 풀어놓고 잠의 꼭대기를 짓는다
물방개는 오르려다 구르고 오르려다 구르고
소금쟁이는 최대한의 보폭으로 잠의 표면을 문지른다
부레옥잠은
굴러 떨어지는 물방개의 위치에서 자꾸만 꽃을 피우고
다리 하나를 절룩이는 소금쟁이는 동백을 그려낸다
동심원은 커지고 수심은 점점 붉어진다
동백은 철퍽 주저앉아 자장가를 부르며 새하얀 알을 품는다
새는 알속에서 자장가 듣는 법을 배우고
깃털마다 자장가를 저장한다
바둥대는 물방개들
자꾸만 부레옥잠,
연못 가득 연보라가 피어오르면 나의 연못은 둥둥 떠다닌다
물방개는 점점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