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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씨아저씨 Jun 11. 2022

여름 탐조는 땀이다

2022. 6.11

3주 정도 탐조 일기를 빼먹었네요. 이제는 아주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매주 주말마다 탐조인과 함께 뒷산에 가는 것이 일상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아가 오목눈이를 처음 만났던 다음날 찾은 산에서는 청딱따구리와 어치(산까치)를 가까이서 관측하기도 했습니다.


청딱따구리


어치(산까치)


탐조인께서 제 카메라를 가지고 여전히 사진도 열심히 찍고 계십니다. 찍은 사진은 날짜별로 폴더링해서 잘 정리해놓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과 아래에 소개할 사진들 모두 탐조인께서 촬영하신 사진입니다. 



그다음 주에는 쇠딱따구리를 만났고요.

쇠딱따구리


지난주에는 딱새와 오색딱따구리 어린 새(유조)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딱새
오색딱따구리(유조)


오늘은 날이 무척 더웠습니다. 이런 날은 그냥 태양을 온몸으로 마주하며 땀을 줄줄 흘리는 게 저의 방식입니다. 요즘 산에 있는 야외 민턴장에서 운동했다가는 모기 밥이 되기 십상이지만 모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저는 오늘도 기꺼이 모기 밥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15방 물렸습니다. 


요즘 탐조인께서 너무 탐조에만 몰두하다 보니 걷기 외에는 운동을 하지를 않아 앞으로는 무조건 1시간 운동하고 탐조 시작하기로 약속하고 나갔습니다. 운동할 때는 그 어떤 새소리가 들려도 운동을 멈추지 않는 조건으로요.


약속대로 딱 1시간 운동하고 탐조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뜨거운 낮에는 새들도 잘 활동하지 않습니다. 참새들하고 물까치만 부지런히 움직이네요. 그럼에도 탐조를 멈출 수는 없습니다. 요즘 너무 건조해서 새들이 물먹기 힘들 것 같아 산책하면서 곳곳에 물통 몇 개 놔주었습니다. 물통 놓자마자 박새 한 마리가 물 먹으러 오니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이 더운 날에도 탐조인은 카메라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오늘은 그냥 쌍안경만 가지고 나가는 게 어떻냐고 했는데 기어이 가지고 나가겠다네요. 새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일단 장비빨이 뒷받침되어야 하고(접근 거리의 한계성 때문에 초망원렌즈 필요) 그게 안된다면 정말 운이 좋아야 합니다. 사실 그 운이라는 것은 카메라를 들고 산을 돌아다니는 횟수에 비례합니다. 결국 많이 돌아다닌 사람이 좋은 순간을 마주하게 될 확률도 클 수밖에요. 새 사진의 묘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오로지 기다려야 하고 운이 좋아야 만난다는 것.


오늘은 운이 좋았습니다. 빛도 좋았고 노출도 좋았고 포커스도 좋았습니다. 매번 보는 청딱따구리지만 오늘의 녀석은 더 늠름해 보입니다. 탐조인 께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청딱따구리



*아! 그리고 얼마 전에 주문한 마우스패드가 오늘 드디어 도착을 했습니다. 탐조인 가족 인증입니다.

저어새 / 수리부엉이 / 동박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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