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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씨아저씨 May 01. 2022

박새 둥지

2022. 4.30

뒷산은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합니다. 변한 것이 있다면 벌레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이죠. 벌레가 있어야 새들도 있고 숲도 있고 인간도 살 수 있습니다. 


아침에 민턴장에서 박새가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유심히 둘러보던 탐조인이 박새 둥지를 찾았습니다. 정말 기가 막힌 곳에다 둥지를 틀었더라고요. 사람들의 왕래가 있는 장소이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탐조인이 사진으로 남겨놓고 싶다고 해서 점심 먹고 다시 왔어요... 카메라 트라이포드에 세워놓고 잠복해서 1시간 동안 있다 왔는데 두 박새 부부가 잠시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입에 무언인가를 물고 둥지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합니다. 보통 부부가 교대로 왔다 갔다 하는데 두 마리가 동시에 둥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새들은 둥지를 짓다가 외부의 위협을 느끼면 짓던 둥지를 버리고 떠나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둥지 짓는 새들이 보이면 무척 조심해야 합니다. 산에서 새가 둥지 짓는 거 보시거든 그냥 모른 채 해주시면 좋아요. 혹시라도 둥지 안에 알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하다고 둥지 가까이 가시면 절대 안 돼요. 


그리고 산책하다 까치가 막 깍깍 소리를 질러댄다면 분명 머리 위쪽에 까치둥지가 있어서 그럴 겁니다. 그럴 때면 빨리 자리를 떠주시면 좋습니다. 새들 입장에서는 위협으로 느껴서 그렇습니다. 녀석들이 주인인 숲을 우리 인간이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입장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둥지에서 빼꼼 머리를 내밀고 나오는 녀석이 정말 귀엽습니다. 왼쪽 나무 위에는 곧 둥지로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는 녀석도 보이고요. 어쩌면 올여름에는 아가 박새를 직접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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