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씨아저씨 Oct 02. 2022

No pain, no gain 이라더니...

2022.10.1

"아빠 올 가을 겨울에는 갈 데가 참 많네요"


주말에 집 주변을 잘 벗어나지 않는 저인데 요즘 주말마다 탐조인을 모시고 이곳저곳을 다니고 있습니다. 뭐 대치동 학원으로 애들 모시고 다니는 부모들도 있는데 이 정도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예정된 파주 탐조(비둘기조롱이) 일정이 한주 늦춰져서 오늘은 올림픽 공원으로 탐조 소풍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올림픽 공원은 탐조 스폿 목록에 올려놓고 한번 가야지 했던 곳인데 집에서 거리가 좀 되는 관계로 뒷순위로 미뤄놨던 곳이었습니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올림픽 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스무 살 재수할 때 가끔 공부하기 싫으면 학원 땡땡이치고 하루 종일 시간 때우기 참 좋은 곳이 이곳이었죠. 올림픽 공원은 여전히 넓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작가놀이중인 탐조인


7시에 일어나서 아침 9시에 올림픽 공원에 도착해서 오후 3시까지 있었으니... 여섯 시간 동안 걸어 다니는 것은 반백을 바라보는 저에게는 조금 무리데쓰였나봅니다. 저기 보이는 벤치가 마치 침대로 보였습니다. 벤치에 누워 떡실신한 아빠의 모습을 작품으로 남겼다고 으스대는 탐조인. 10분간의 단잠을 깨우더니 아빠 저쪽으로 내려가 보죠? 합니다.


떡실신한 나


날씨 좋은 주말이라 올림픽 공원에서 잡혀 있는 행사도 많은 듯했습니다. 이문세 씨 야외 공연이 저녁에 예정되어있었고 여러 가지 행사와 야유회도 곳곳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새들 보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었습니다.


노안이 온 이후로는 카메라 초점 맞추는 것도 예전만큼 쉽지 않습니다. 작고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어야 할 때는 이제 탐조인이 카메라를 잡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효과적입니다.


탐조인에게 오늘의 글 제목은 뭘로 할까 물었더니 "No pain, no gain 이라더니 쩜쩜쩜"으로 하자고 합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12.8km를 걸을 정도로 고생은 엄청나게 했는데 본 새는 별로 없어서라고 하는데 정말 기가 막히게 말이 되네요. 그래도 보고 싶어 하던 솔새류 몇 종 만난 것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쇠솔딱새


노랑허리솔새(?)


쇠솔새


쇠솔새


박새(좌) / 쇠박새(우)


사람들이 많이 오는 장소라서 그런지 텃새들은 종종 마치 이곳이 포토존입니다라고 말하듯 탐조인 눈앞에 등장해서 포즈를 취해주는 센스도 보여줍니다.


오랜만에 본 소금쟁이


오랜만에 소금쟁이도 보고 이곳에 서식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잠시 호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민물가마우지도 만났습니다.


민물가마우지



오랜만에 떡실신한 하루였습니다. 올림픽 공원은 이번 생에는 안녕~





이전 20화 유리창에 충돌하고 싶지 않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