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6년 8월 8일 - 2018년 7월 24일, 약 2년이란 시간을 함께 하고 고양이 별로 떠난 길고양이 테라의 구조일지를 재편집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늘 잘 먹던 아이였지만, 어느 순간 불편한 이빨 때문에 밥에 입을 대고 마는 테라의 모습은 정말 가슴이 아팠다. 침을 많이 흘려 테라가 있는 자리 근처의 가구엔 테라의 누런 침이 늘 튀어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물티슈로 입을 닦아주고, 깔아 둔 방석을 바꿔줘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고로움은 테라가 느낄 고통에는 비교할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2016년 10월 30일 시작된 테라의 2차 모금은 12월 10일 삼백 만원을 달성하며 막을 내렸다. 1차 모금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이미 한 번 모금이 성공했었기에 두 번의 성공을 보장하기란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무렵엔 모금 중간에 세상을 떠난 '기기'라는 또 다른 고양이의 보호자가 남겨진 기기의 모금액을 보내주기도 했다. 2차도 아닌 n차 참여를 한 후원자 분들도 많았다. 이렇듯 정말 많은 사랑이 모여 테라는 두 번째 수술대에 올라 전 발치 수술을 앞두게 되었다. 수술 전 검사 결과 구내염 완화를 위해 복용했던 메타캄 현탁액과 내복약의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되었으며 영구치가 많이 사라진 것으로 보아 흡수성 병변이 의심되었고, 자가면역성 구내염으로 전 발치 수술이 불가피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사랑이 모여 수술대에 올랐다는 것은.... 세상엔 왜 이리도 불가피한 일들이 많은지. 세상이랄 것도 없었다. 테라는 왜 이리 불가피하게 해야 할 것들이 많은지. 내가 테라를 너무나도 많이 아프게 했다는 사실에 시도 때도 없이 마음이 약해졌다. 다리 한쪽을 사라지게 한 것에 이어 이를 전부 뽑아내야 한다니. 하지만 난 강해져야 했다. 의사 선생님의 의견을 듣고, 후원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보호자로서 후회 없을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테라의 두 번째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약에 취해 버둥거리는 모습을 보는 건 언제 봐도 마음이 아픈 일이었다. 최소한 송곳니 네 개는 남겨두고 수술을 마치려 했으나, 엑스레이 결과 생각 이상으로 구강 상태가 심각하여 송곳니 네 개까지도 전부 발치하게 되었다. 혀 밑은 퉁퉁 부어 정체모를 종양 같은 것도 크게 자라 있었고, 목 뒤에는 작은 구멍도 나 있으며 이빨이 많이 녹아서 잇몸 속에 남아있는 것들이 많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테라가 그동안 식욕이 있었다는 게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구강에 도포하는 물약과 소독약 두 종류를 받아왔고, 2주 후에 검진을 가기로 했다. 구내염이 있는 열 마리의 고양이 중 여섯 마리는 빠른 호전을, 두 마리는 약 복용을 겸하는 느린 호전을, 남은 두 마리는 전혀 호전이 안 되는 결과 데이터가 있다고 한다. 부디 테라가 여섯 마리 안에 들기를 기도했다.
수술을 마치고 집에 온 뒤, 4시간 후 테라는 먹기 시작했다. 수술 전 12시간 금식을 하느라 많이 배고팠는지 굉장히 밥을 잘 먹었다. 여전히 침은 흘렀지만, 다시 먹는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보였다.
2차 모금을 진행하는 동안 테라는 나에게 마음의 문을 많이 열어주었다. 먼저 다가와 무릎에 앉기도 했고, 무릎에 앉아 다리를 쥐어뜯으며 꾹꾹이를 하기도 했다. 근처에 손만 가져다대도 그르렁거릴 정도였다. 그렇게 친해진 우리였는데.... 안타깝게도 테라는 입에 뿌리는 소독약을 굉장히 싫어했다. 나였어도 정말 싫었을 거야... 테라만치 순한 고양이도 하루 두 번 아침저녁 소독약 뿌려주는 시간엔 맹수로 돌변하여 온 힘을 다해 버둥거렸다. 그런 테라를 붙잡고 억지로 소독약을 뿌리다가 테라가 할퀴는 통에 결국 피를 보기도 했다. 그럴 때면 어찌나 서운하던지. 그러다가도 내가 서운해서 어쩔 거야, 견뎌야지. 생각을 고쳐먹고, 다시 서운하고....... 그래도 착한 나의 테라는 그 시간을 제외하면 순하디 순한 고양이였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