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이야기 1

첫 만남

by 애로

*본 글은 2016년 8월 8일 - 2018년 7월 24일, 약 2년이란 시간을 함께 하고 고양이 별로 떠난 고양이 테라의 구조일지를 재편집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다친 고양이의 사진이 있으니 유의 부탁드립니다.



아주 평범한 하루를 보낸 후, 손에는 과자 조금을 사들고 새벽 12시 즈음 귀가하는 길이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좁은 골목 왼편에는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버리는 장소가 있었다. 좁다란 골목이라 그곳을 지나갈 때면 늘 악취가 나서, 종종걸음으로 최대한 빠르게 지나가곤 했다.

그날은 무엇 때문인지 느적거리며 그곳을 지나다가, 가득 쌓인 음식물쓰레기봉투 옆에 웬 짙은 색의 고양이 한 마리가 엎드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평소에 집 앞에 사는 길고양이 가족(어미와 새끼들, 종종 지나다니는 동네 고양이들)의 밥을 주었는데, 그 아이는 처음 보는 빛깔의 아이였기에 가까이 다가가 혼잣말로 인사를 했다.

"안녕~ 넌 어디서 왔니? 왜 냄새나는데 거기 있어?"

왜인지 고양이는 피하지 않았고, 구슬픈 목소리로 애옹애옹 거리며 자꾸만 뭐라고 얘기했다. 그런 아이가 신기해 나는 더 가까이 다가갔고, 그렇게 나는 길고양이 테라를 만났다.




가까이서 본 테라의 모습은 처참했다. 몸뚱이는 뼈가 앙상하게 드러났고, 뒷 허리께부터 엉덩이까지가 흡사 바퀴에 깔린 듯 한 모양새로 늘러 붙어 있었다. 몸에 진물 같은 것이 흘러 털이 떡져 있었고, 쓰레기장에 날아다니는 날벌레와 개미들이 몸 구석구석을 기어 다니고 있었다. 기이하게 비틀려있던 뒷다리는 전혀 쓰지 못하는 듯했다. 아이는 도망칠 힘도 없는지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자꾸만 울었다.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함께 있던 전 애인에게 잠시 테라를 지키고 있으라 하고는 나는 집으로 달려가 내가 키우는 고양이들이 쓰는 플라스틱 이동장을 들고 나왔다. 아이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거동하지 못하는 나무토막 같던 테라의 몸뚱이를 이동장에 욱여넣었다. 우리 고양이들이 다니는 병원에서 알려줬던 동네 24시 동물병원이 생각났다. 망설일 새도 없었다. 나는 콜택시를 불러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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