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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모닝'의 비밀, MECE 프레임워크

기획자의 프레임웍


2006년 맥도날드는 한 가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 매출이 정체된 이유를 찾기 위해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의 MECE(미씨) 프레임워크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맥도날드는 점심과 저녁 메뉴만 판매하고 있었고, 아침 시간대의 매출이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맥모닝'의 시작이었다. 이 결정 하나로 맥도날드는 아침 시장을 공략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처럼 MECE는 '상호 배타적(Mutually Exclusive)', '전체 포괄적(Collectively Exhaustive)'이라는 뜻을 지닌 문제 해결 프레임워크다. 쉽게 말해, 중복 없이 명확하게 나누고, 빠짐없이 모든 요소를 고려하는 방식이다.


MECE를 정복하는 핵심은 이 두 가지 원칙을 익히는 것이다.


첫째, 문제의 구성 요소를 중복 없이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마치 식탁 위 반찬처럼 각각의 영역이 섞이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둘째, 그렇게 나눈 요소들이 전체 문제를 빠짐없이 포괄해야 한다. 퍼즐을 완성하듯 부분을 조합하면 온전한 그림이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기획자는 MECE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1. 무엇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구조화하는 단계가 중요하다. 해결하고자 하는 이슈를 명확히 규정하고 핵심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것이 시작이다. 가령 사용자 이탈을 막고 싶다면, 그 원인을 기능적 요인과 비기능적 요인으로 나눠 구조화할 수 있다.


2. MECE와 함께라면 브레인스토밍도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논의할 때 중복된 의견은 걸러내고, 포괄하지 못한 영역은 보완해 나가면 된다. 이렇게 정리된 인사이트는 기획 보고서는 물론,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바탕이 될 것이다.


3.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UI/UX 분석 사용자 경험 향상을 위해 UI/UX를 MECE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주요 사용자 시나리오를 도출한 후, 각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UI 요소(화면, 버튼, 메뉴 등)와 UX 요소(정보구조, 인터랙션, 감성 등)로 체계적으로 분해한다. 이렇게 파악된 요소들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MECE 원칙에 따라 정리함으로써 사용자 경험 혁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4. 자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객 세그먼트, 가치 제안, 채널, 수익원 등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MC)의 9개 구성요소에 맞춰 분해한 뒤, 각 영역에서 기회 요인과 위협 요인을 도출해 볼 수 있다. MECE의 구조적 사고가 창의적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되는 셈이다.


5. 기획서의 목차를 구성하고 각 섹션의 내용을 정리할 때 상호 배타적이고 전체를 포괄하는 MECE 원칙을 적용하면 읽는 이에게 명쾌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또한 프레젠테이션 시 청중의 관심을 끌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라인을 MECE하게 구조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획이라는 건, 결국 문제를 얼마나 명쾌하게 정의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느냐의 문제다. 이 고난도 퍼즐을 단숨에 풀어내는 스킬. 그것이 바로 MECE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문제가 눈앞에 닥쳤을 때, MECE의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자. 혼돈 속에서 질서를, 악몽 같은 문제에서 꿈의 해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MECE, 기획자에겐 그 자체로 마법 지팡이와도 같은 도구다. 상호 배타적이고 전체를 포괄하는 사고의 힘. 이것이야말로 기획의 비법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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