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프레임웍
1990년대 후반, 많은 대기업이 한 가지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단기 실적에만 집중하다가 신생 기업에 시장을 빼앗기거나, 미래 성장 동력을 놓치는 사례가 속출했다. 맥킨지 컨설턴트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를 지키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균형 잡힌 성장 전략을 고안했다. 바로 '3 Horizons 모델'이다.
3 Horizons 모델은 조직의 성장 전략을 세 가지 시간축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프레임워크다. Horizon 1(H1)은 현재의 핵심 사업으로, 기존 사업의 최적화와 효율화, 단기적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 Horizon 2(H2)는 성장 기회의 탐색으로, 중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신사업, 신제품, 신시장에 대한 투자를 의미한다. Horizon 3(H3)는 미래 혁신과 변혁으로, 장기적으로는 파괴적 혁신이나 새로운 시장 창출에 도전한다.
이 모델의 핵심은 세 가지 호라이즌을 '동시에' 관리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수익을 유지하면서도 미래의 성장 동력을 준비하고, 혁신을 위한 실험을 병행해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아마존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초기엔 온라인 서점(H1)으로 시작했지만, 전자제품·클라우드(AWS) 등 인접 시장(H2)으로 확장했고, AI 스피커(알렉사) 등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H3)를 통해 시장을 재편했다. 구글은 검색·광고(H1)를 기반으로, 안드로이드·유튜브 등 신성장 동력(H2), 그리고 자율주행(웨이모), 헬스케어(베릴리) 등 미래 혁신(H3)에 투자한다. 구글의 '20% 룰'은 직원이 미래 혁신에 자율적으로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도록 장려한 대표적 사례다.
기획자가 3 Horizons 모델을 실전에 적용하려면 몇 가지 원칙을 따라야 한다. 먼저, 현재 조직의 모든 프로젝트와 사업을 H1, H2, H3로 분류해본다. 각 호라이즌별로 자원 배분 현황을 시각화하면 조직의 혁신 포트폴리오가 한눈에 보인다. 일반적으로 H1에 70%, H2에 20%, H3에 10% 정도의 자원을 투자하는 '70/20/10 룰'이 권장된다.
각 호라이즌별로 KPI와 관리 방식을 차별화해야 한다. H1은 수익성, 효율성, 시장점유율 등 지표 중심 관리가 필요하다. H2는 신제품 출시, 시장 테스트, 파일럿 프로젝트 등 실험과 검증에 집중한다. H3는 아이디어 발굴, R&D, 오픈 이노베이션 등 실패를 허용하는 실험 문화가 중요하다.
실전 적용 팁으로는 조직 내 '혁신 포트폴리오 워크숍'을 열어 각 부서별로 H1~H3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H3 프로젝트는 외부 파트너십(스타트업, 대학 등)과의 협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3 Horizons 모델은 단기 성과와 장기 혁신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는 전략적 프레임워크다. 단기 이익에만 집착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실험과 투자를 병행할 때 조직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프레임워크는 '지금'과 '미래'를 잇는 가장 실용적인 혁신 관리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