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나를 부르는 소리에 응답하는 순간들의 축적이다. 그리고 삶은 설렘 순간들의 연결선이다. 삶은 또한 아름다움을 품는 순간들의 지속선이다.
나는 그 사이 어딘가에 잠깐씩 머물다가 일깨워져 응답하고, 연결하고, 그런 순간들을 품으며... 살아간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무수한 자극들에 감사한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자연이든, 세상은 나를 일깨우는 아름다운 정경과 소리로 가득 차있다.
신체적으로는 엄청 고되고 경제적으로는 극심하게 빡빡한 상황이지만, 아름다움을 만나 설레고, 내 마음과 시간과 에너지를 부추기는 자극들에 응답하며 그 순간들을 품을 수 있는 지금의 내 일상은 은총이다.
나 자신은 물론 함께하는 이들의 심리 상태도 챙겨가며 아름다운 앤틱을 사고파는 지금의 내 생활방식은 축복이다.
그리고 분노도, 슬픔도, 죄책감도, 두려움도 모두 풀어낼 만큼 인간 정신은, 나의 정신력은 무한히 깊고 넓고 높고 크다.
그래서 2024년을 고마움으로 보내고 2025년을 설레며 맞이한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 인천에서 아부다비를 거쳐 더블린행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 상공을 날면서 이런 글이 써졌었다. 가족과 연말연시를 보낼 기쁨과 설렘으로 가득 차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망연자실...
비행기에 갇혀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그 가족과 친지들의 통한을 어찌하면 좋을까?
그저 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