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약속을 만들 당시에는 꼭 그렇게 하겠다는 다짐과 그럴 수 있을 거 같다는 상황 판단이 들었기에 주저 없이 장담을 했었다. 그런데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가장 큰 요즘 내 현실 중의 하나는 내 의도를 따라주지 못하는 나의 신체적 능력과 예기치 못한 주변 사람들의 심리적 변화다.
사실 사람들의 마음이란 게 늘 변화무쌍이었는데... 난 에너지 넘치는 패기로 그것들을 극복하며 살아왔었던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내 에너지가 달라지는 거 같다. 생성도 흐름도 분출도 회복도 전 같지가 않다. 그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거 같다.
그러나 내 나이라서 그런 게 당연한 거라고 치부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상황 변화에 대한 내 대처가 미흡했던 까닭이라고 생각한다. 삶에 대한 내 자세에 내 에너지를 바꿀 만큼의 변화는 없기 때문이다. 좀 허황스럽다 여길지도 모를 일이지만, 난 여전히 꿈을 꾼다. 인생의 정점을 향해 가는 중이고, 난 늦게라도 꼭 꽃 피울 거라고.
그래서, 좀 뻔뻔스럽게 느껴져 마음 한 구석에 미세한 불편함이 상존하지만, 약속 못 지키는 나를 야단치는 대신 다독거리며 내 몸과 마음을 챙긴다. 그러다 보면 약속에 대한 변치 않는 내 진심 덕에 상황이 좀 나아지기도 하고 몸과 마음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 약속을 실행하는 나를 만나기도 한다. 늦게라도 꼭 지키니까.
나는 내일의 나를 오늘에 그리며 지금을 산다. 현재까지 파악한, 나를 실행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