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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 김홍재 Oct 01. 2021

홈오피스 셋업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를 위한 최적화 업무공간

유능하고 친절한 사수, 사전 같은 매뉴얼에 정리된 노하우, 멘토는 있으면 좋지만 정작 필요성을 느낄 때는 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있어도 별 도움이 안 될 때에는 아쉬움이 큽니다. 재택근무가 딱 그런 케이스 아닐까요? 재택근무에 필요한 업무 스킬과 매너, 홈오피스 셋업 방법에 대해서 딱히 배운 적도 없고, 제대로 알려주는 상사나 선배도 없었습니다.   


재택근무를 잘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홈오피스가 필요한데, 선배나 상사도 처음 맞는 상황이어서 꿀팁 같은 노하우를 전수해 줄 수 없었습니다. 물어봤자 속 시원한 대답을 듣기 어렵거나, 젊은 후배나 부하직원이 홈오피스를 더 센스 있게 잘 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홈오피스를 셋업하는데 별도로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는 필요한 것들이 있습니다. 필수항목은 아니더라도 목 건강을 위해서 듀얼 모니터, 모니터 받침대 또는 모니터암이 있으면 좋습니다. 그리고, 블루투스 스피커와 헤드셋, 태블릿 피씨와 거치대처럼 편리를 위해서 필요한 것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잘 언급되지 않지만 홈오피스 셋업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팁, 딱 세가지만 꼽아 보겠습니다.  


1. 웹캠과 조명 - 클라이언트와 영상회의가 있다면,


노트북에 있는 카메라는 머리보다 낮은 곳에서 얼굴을 비추기 때문에 예쁘게 잘 나올 리가 없습니다. 화질도 좋지 못합니다. 셀카를 찍을 때 얼짱 각도와 철저하게 반대의 각도에서 촬영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노트북 위에 따로 부착하거나 듀얼 모니터 위에 올려둘 수 있는 웹캠을 하나 구입하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3만 원대의 제품만 골라도 노트북에 탑재되어 있는 카메라와 차원이 다른 선명한 화질을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책상은 벽에 붙여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천장에 붙어있는 조명은 등 뒤에 있어서 그림자가 노트북이나 모니터가 있는 쪽으로 생깁니다. 그래서 등 뒤의 천장에 붙어있는 조명 때문에 얼굴은 어둡게 찍힙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상사나 팀원과의 영상회의만 있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클라이언트나 외부 회의에 참석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재택근무를 하지 않았던 때를 떠올려봅니다. 잘 차려입고 꾸민 다음에 출근을 해도 외부 미팅에 참석하거나, 클라이언트를 방문하는 날에는 옷차림이나 화장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곤 했습니다. 남자들도 중요한 미팅에 참석할 때는 미리 구두를 닦으러 가기도 하고, 셔츠나 타이도 미리 골라두고 입었습니다. 영상회의에서 클라이언트를 만난다면, 웹캠과 조명 정도만 준비해도 훨씬 좋은 인상으로 고객과 만날 수 있습니다. 영상회의에 필요한 조명은 USB에 꽂기만 하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습니다. 1만 원 정도만 투자하면 환하게 생기 있는 얼굴로 클라이언트를 만날 수 있고, 외부 회의를 할 때도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입니다.

 

조명과 웹캠 합해서 4~5만 원이면 꽤 괜찮은 효과를 볼 수 있고, 회사에서 단체로 구매해서 홈오피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제공하면 좋은 장비입니다.   


2. 의자 - 소중한 내 허리를 위해


꽤 고가의 좋은 의자를 챙겨주는 회사도 있고, 그렇지 않아도 남들과 똑같은 의자를 쓰기 때문에 불만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회의에 참석하거나, 누군가 불러서 의자에서 종종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홈오피스에 혼자 일할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빈도가 훨씬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부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한번 자리에 앉으면 일어나지 않고 오래 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허리 건강을 위해 의자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홈오피스 환경에서 중요성이 더 큰 가구가 의자라고 생각됩니다.


조명이나 웹캠만큼 가볍게 준비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니지만 다시 한번 체크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 홈오피스용 의자입니다. 해외 브랜드의 의자는 서양 남성을 기준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 우리의 체형과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높이 조절이 가능한 제품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제품도 있습니다. 예쁜 디자인 가구 브랜드의 의자일수록 높이조절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앉았을 때, 발바닥이 편하게 펴지고 뒤꿈치가 자연스럽게 바닥에 닿아야 바른 자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피로가 누적되면서 자세가 흐트러지고 결국 허리가 아파오는 날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에는 구두나 슬리퍼를 신고 있습니다. 신발을 신고 책상에 앉기 때문에 뒤꿈치가 최소 2센티미터에서 최대 5,6,7,8,9,...... 센티미터까지 높아집니다. 홈오피스에서 재택근무를 하면 신발을 신지 않습니다. 홈오피스에서 편하게 앉으려면 사무실에서 쓰던 의자보다 조금 낮은 의자를 쓰거나, 높이 조절이 가능한 의자이어야 합니다.


3. 방해금지 모드 - 나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


하루 종일 집에서 일하다 보면 택배 기사님이 벨을 누르거나, 음식 배달 기사님이 노크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중요한 영상회의나 컨퍼런스콜에 참석하는 중에 들리는 벨소리는 집중하는데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매너 없는 일이 됩니다. 나에게 중요한 회의는 상대방, 상사나 클라이언트에게도 중요한 일인 경우일 것입니다.



가운데 사진은 1년 넘게 현관문 옆에 붙여두고 있는 ‘방해금지 모드’ 안내입니다. 교육이나, 영상회의에 집중도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수단으로 현관에 포스트잇이나 종이에 써서 붙이는 간단한 수고만 있으면 가능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집에 혼자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홈오피스 방에서 업무 중임을 알리는 ‘엄마 일하는 중이에요 :)’, ‘아빠 일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라고 써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거실을 홈오피스 공간으로 사용한다면, 일하는 중임을 알리는 글귀를 써서 책상에 세워두는 방법도 활용하면 좋습니다.




영상회의는 홈오피스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깨끗한 단색의 벽면이 배경으로 사용되는 것이 최선이지만, 최소한 정리되지 않은 집안의 모습이 배경으로 노출되는 사고는 없어야 합니다. 책꽂이나 커피머신이 배경에 노출되는 일은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빨래건조대나, 장난감 같은 종류는 보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단색의 벽지만 있으면 크로마키 효과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단조로운 일상에 기분 전환이 되고, 크로마키로 사용하는 그림이나 사진은 영상회의를 시작하면서 스몰톡이나 아이스브레이킹 소재로 삼아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홈오피스와 재택근무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새로운 변화입니다. 아직은 전문가를  찾기 어렵고, 전문가의 내공도 부족한 시점입니다. 그렇지만 매일 홈오피스에서 일하면서 발견되는 시행착오를 몇 번만 고쳐나가면 금방 꽤 괜찮은 홈오피스 환경이 되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는 회사 사무실의 시끄러운 소음이 없는 공간이 홈오피스입니다. 좋은 음악이나 효과음(ambient sound/noise)을 블루투스 스피커로 잔잔히 틀고, 원한다면 아로마 효과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업무 공간이 됩니다. 몇 번의 업데이트와 최적화 패치로 회사 사무실에서 누릴 수 없었던 나만의 맞춤형 업무 공간으로 완성할 수 있는 것이 홈오피스입니다. 그러면 홈오피스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을 위한 최적화 업무공간이 됩니다. 업무생산성을 높이고, 스트레스는 줄어드는 공간이 좋은 홈오피스입니다. 홈오피스 셋업과 꾸미기에도 조금 노력할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팁, 세줄 요약  

웹캠과 조명

의자는 충분히 편안한지

방해금지 모드



2022, 9월 신간, <굿 오피스> - 몰입을 만드는 업무 공간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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