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니 Oct 06. 2020

중국에서 신혼살림 정리하기

2년간의 중국 신혼  마무리

드디어 중국에서의 삶을 정리할 때가 됐다.

남편은 사직서 제출과 함께 신혼살림으로 2년간의 생활이 고스란히 묻어난 우리 집을 홀로 정리하고 10월 2일부로 대한민국 영토에 입국하여 3년간의 중국에서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직장생활도 그만두게 되었다.


최근에 구로 시장에서 중국식 아침식사를 먹으며 그때 그 맛을 음미하려고 했으나 그 맛이 나질 않았다. 미국에 있는 김밥천국에 간 느낌이랄까. 깔끔하고 똑같이 만들고, 본토인이 장사하는데 거기서 먹은 그 맛이 안 나는 게 너무 아쉽다.


귀국 전 순서

집주인에게 연락해서 더 이상 살지 않는다고 통보하기

비행기 티켓 예약하기

실업급여 알아보기 (사직일과 급여 신청일, 교통편 입증 등 증빙자료)

자가격리 겸 임시거처 알아보기-> 계약하기->잔금 치르고 전입신고하기

중국 계좌 정리하기

버릴 짐 정리하기

타던 자동차 중고상에 팔기

이삿짐센터에 연락해서 견적일/이사 일과 한국에서 짐 받을 날짜 정하기


우리가 살던 집들

첫 번째 집은 회사에서 준 임대료에 맞추어 둘이 살기 적당한 방 2개 아파트였다. 가구는 풀옵션이지만 가구도 집도 낡은 상태여서 남편은 1년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나가자, 했다. 나는 귀찮게 이사를 가나, 했다가 아무래도 1-2년 안에 남편이 그만둘 것 같지 않으니 적어도 3년 이상은 거주할 안정적이고 넓은 집을 찾고 싶어서 둘러보다 꼭대기층 새집으로 이사 왔다. 새집이고, 내가 좋아하는 채광이 가득하고 전망이 좋았으며 가구와 커튼까지 모두 새 거라서 정말 신혼 분위기가 나는 풀옵션 집이었다. 집주인이 조선족이라 호불호가 갈린다고 했지만 아주 나이가 많은 집주인이 아니라서 젊은 부부가 원하는 취향과 걱정하는 바를 잘 알아서 가구며, 계약이며 잘 맞춰주었다.


오래 살아달라는 집주인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것만 빼면 우린 제법 서로에게 괜찮았던 세입자와 집주인이었던 편이긴 했다. 마지막까지 얼굴 붉히지 않고 적당히 허허, 하며 끝맺음을 했기에 끝까지 좋았던 인상으로 기억에 남는다.

처음 살던 신혼집에서 이사갈 때 청소하며 발견한 이전 세입자가 남긴 문구. '내가 다시 여기 오나보라!!!' 우리에겐 아늑한 첫 보금자리였다.


좌식이 불편한 한족들을 위한 낮은 의자가 신기했다.

남편은 오기 직전까지 전 회사 사람들과 식사/술 자릴 했고, 마지막까지 자가 격리자처럼 숙소를 지키며 공항으로 왔다. 그동안 본인과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한 남편이 맘 놓고 쉴 수 있을 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다(쉽진 않겠지만). (중국에서도 살아보게 해 줘서 고마웠어) 다음에 기회가 되면 추억여행으로 다녀오게 되길 바라본다.

이전 12화 한국에서 집 구하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