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종잡을 수 없다.
아침의 마음이 다르고 저녁의 마음이 다르다.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는 우리의 속담이 괜히 나온 게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우리의 마음이 종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요동칠 때마다 숨어들 수 있는 피난처가 필요하다.
예컨대 폭풍이 칠 때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등대와도 같은.
우리 마음 안에는 그런 등대 하나쯤 있을 것이다.
따뜻했던 추억을 그릴 때가 그렇고,
어릴 적 운동장에서 보았던 파랗고 맑은 하늘이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의 따뜻한 손길이 그렇고,
가족의 따뜻했던 품이 그렇다.
배의 오르락내리락하는 숨결이 그렇고,
내 마음을 일깨웠던 책의 한 구절을 기억할 때 그렇다.
가만히 손을 얹고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때가 그렇고 밤하늘 별을 바라볼 때 그렇다.
변화무쌍한 날씨처럼 흔들리는 마음은 어찌할 수 없지만 쉬어갈 수 있는 등대가 언제든 내 뒤에 든든히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