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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린와이 Jul 03. 2021

얼음 행성



혼자 하는 여행에서의 외로움은 기꺼이 감당해야 할 무한 자유의 반대급부라고 늘 생각해왔지만, 링로드를 따라 북부로 향할수록 짙어지는 외로움은 이곳의 삭막한 아름다움과 닮아 있기에 매 순간 더욱 가슴 저리는 아련함으로 깊이 새겨졌다.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감정들은 나를 짓눌러 굴복시키고 지배했다.  낯선 지구에 오롯이 감동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외로워져 것만 같았고, 그것이  경이로운 행성을 여행하는 여행자의 의무인 것만 같았다. 나의 여행이 점점 더 세상과 단절된 북부지역으로 가까워질 때엔, 그 생각들이 꽤나 위험하게 느껴질 즈음이었다.


PC에선 클릭해서 크게 보시길 추천합니다.



얼마나 걸었을까?


잠시 멈춰 턱 끝까지 오른 숨을 고르며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살피자, 사방으로 펼쳐진 비현실적인 광경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황홀하게 느껴진다.


이 낯선 지구에 나 홀로 존재하는 듯한 착각으로 공포감마저 느껴지려 할 때, 저 멀리 다른 한 무리의 탐험자들을 발견한다. 나는 그들을 향해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지친 발걸음을 재촉한다.





- Svínafellsjökull, Ic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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