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수도인 아바나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올드카, 체, 헤밍웨이,
모히또&다이끼리,
시가, 부에노 비스타 소셜클럽.
그리고 여기... 말레콘.
아바나에서 말레콘을 바라보는 일은
누군가에겐 가장 익숙한 일상이자
또 누군가에겐 가장 특별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는 방법이었다.
쿠바 여행 중 아바나에 머무는 시간 동안,
매일 아침, 매일 저녁, 매일 밤 말레콘을 찾았다.
그곳은 늘 같았으며 늘 새로웠다.
일상 속 휴식을 즐기는 쿠바인들 속에,
여행자들에겐 최고의 산책로이자
저녁이면 여행일기의 한 페이지를 넘기며 맥주 한 캔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었다.
말레콘 너머로 핑크빛 노을이 지는 풍경도,
낮이 되면 드러나는 빛바랜 건물들과 올드카의 조화도 매번 다름없고 또 더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여행 초기엔 정신없는 아바나를 떠나
정겹고 아늑한 시골마을을 여행하는 것이 좋아
아바나로 돌아가는 날을 늦출까 고민을 하기도 했다.
쿠바 여행 일정을 아바나로만 꽉 채우고
하루 종일 말레콘에 앉아만 있어도 좋을 거라던,
쿠바에서 6개월을 지내고 온 친구의 조언도
'뭐 각자 다른 거니까..'라고 생각하며 흘렸었지만,
지금 내게 ‘쿠바로 돌아가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어냐’ 묻는다면,
‘말레콘에 앉아 핑크빛 노을을 보며 부카네로를 마시는 일’이라 주저 없이 대답할 것이다.
- El Malecon De La Hab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