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영어를 그려라 PIE - 자동사 타동사 그리고 모호함
영어가 우리말처럼 친절하거나, 주관적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그림 언어는 아무리 정교하려고 해도 우리말 수준처럼 정교해질 수 없다.
영어가 어려운 이유는, 복잡해서가 아니라 너무 단순한 언어라서 그렇다는 걸 기억하시라.
이 사실을 잘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가, 많은 영단어들이 다의어, 즉 한 단어에 여러 가지 뜻이나 품사를 갖는다는 사실이다.
board는 '넓은 판자'를 의미한다.
그러나 아래의 상황에서는 각각 다른 의미를 갖는다.
특히 동사의 뜻은 원어민들이 얼마나 언어를 그림처럼 다루는지 잘 보여주는 예이다.
동사 자리에 '판자'가 들어가면서, '탑승하다'의 뜻을 가지게 되었다.
A man is lifting a wide board.
(한 남자가 넓은 판자를 들어 올리고 있다,)
It's just a school board election.
(그건 단지 학교 위원회 선거야.)
Passengers should board the train now.
(승객들은 지금 기차에 탑승해야 한다.)
이 문장에서 개구리는 끓고 있는 걸까, 끓이고 있는 걸까?
개구리는 죽은 걸까, 살은 걸까?
우리말은 자/타동사가 꽤 명확하게 구별되는 언어이다.
끓다/ 끓이다, 구르다/굴리다, 자라다/키우다, 앉다/ 앉히다, 서다/세우다....
그러나 정 반대로 영어는 자/타동사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는 동사들이 많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분명히 앉다/ 앉히다는 영어에서도 자/타동사를 구별하는 동사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sit(자) 앉다/ seat(타) 앉히다
필자 또한 불과 몇 년 전까지, 학생들에게 두 동사를 구별해 소개했었다.
그러나 이제 훨씬 많은 원어민들이 sit 하나로 앉다/ 앉히다 의 뜻을 표현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식으로 한 단어로 자/타를 구별할까?
원리는 의외로 간단한데, 바로 동사의 힘을 누구와 결합하느냐이다.
목적어가 없을 때, 동사는 그 힘을 주어와 결합한다.
즉 '개구리가 끓고 있다.'는 뜻이 된다.
목적어가 있을 때, 동사는 그 힘을 목적어와 결합한다.
즉, '개구리가 파리들을 끓이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처럼 개구리가 끓고 있는지 아니면 무언가를 끓이고 있는지는 동사 boil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뒤에 오는 목적어의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몇 가지 예문으로 좀 더 살펴보자.
He sat down on the bench.
(그는 벤치에 앉았다.)
He sat his child on the bench.
(그는 자기 아이를 벤치에 앉혔다.)
She walked along the trails.
(그녀는 그 숲길을 따라 걸었다.)
She walked her dog along the trails.
(그녀는 자기 개를 숲길을 따라 걷게 했다. [산책시켰다])
I changed a lot, you know.
(난 많이 변했어, 알잖아.)
I changed my dream, you know.
(난 내 꿈을 바꿨어, 알잖아.)
She stood on the table.
(그녀는 탁자 위에 섰다.)
She stood the phone on the table.
(그녀는 탁자 위에 전화기를 세웠다.)
우리말처럼 글자나 모양 일부가 바뀌어 자/타동사로 나눠지는 동사들도 있긴 하다.
그러나 한 손에 꼽고도 남는다.
rise 오르다/ raise 올리다
The minimum wage rises to \9,000 per hour.
(최저 임금이 시간당 9,000원으로 오른다.)
The cop raised his gun to the robber.
(그 경찰은 강도를 향해 총을 올렸다.)
lie 눕다/ lay 눕히다
Don't lie down on the couch.
(소파 위에 눕지 마.)
Don't lay the eggs on the couch.
(소파 위에 계란 올려놓지 마.)
맘에 들면 책도 사시라.(아니면 사서 필요한 중고딩이나 이런저런 수험생에게 선물도 좋다)
내 책이지만 묻히긴 너무 아깝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254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