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명의 대한민국: 소멸하는 나라에서 아이를 낳는 일

30년 혹은 300년 후의 그대들에게

by 집착서점

2050년, 혹은 2300년에도 살아갈 그대들에게

프롤로그 : 2026년, 지구에서 보내는 편지 https://brunch.co.kr/@roykang2/130

1.5°C의 경고: 그대들은 이 더위를 견뎌냈는가? https://brunch.co.kr/@roykang2/132


미래에 보내는 질문

Q1. 2050년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는 어떻게 되었는가?
Q2. 우리는 미래세대의 노인부양부담을 걱정한다. 이를 어떤 식으로 해결했는가? 이민 정책을 사용하였는가?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는가? 아니면 피지컬AI(로봇)이 책임지고 있는가?
Q3. 그때쯤에는 남북한이 통일되었는가? 아니면 통째로 다른 나라에 종속되었는가?




이 땅에 새로운 생명을 낳는게 꺼려지는 두 번째 요인은 바로 급속한 대한민국의 인구 감속화다.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인구는 대략 5,000만 명 정도이다. 아마 이 수치는 대규모 이민을 받아들이거나 남북한 통일이 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 인구의 정점일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에서는 합계출산율 0.7명 이하로 급감하게 됐다. 남녀 둘이 만나(이 표현도 점점 조심스러워 지고 있다) 아이를 최소 2.0명을 낳아야 현재 인구 구조가 유지되는데, 현재는 0.7명 대로 주저 앉았다. 그 말인 즉슨 3세대만 걸쳐도 신생아의 수가 90%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내가 태어난 년도(1996년)의 신생아 수가 대충 69만 명쯤 되니까 3세대 뒤에는 7만 명 정도만 태어난다는 뜻이다.


신생아가 줄어들면 뭐가 문제일까?

많은 문제가 있겠지... 아무래도 태어나는 아이가 줄어드는 만큼 인재와 노동력이 줄어들고, 1인당 부담해야되는 세수도 높아지며, 사람이 없다보니 내수 경기도 줄어들고, 사람이 없다보니 군사력도 약해진다(이건 기술력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미래가 딱히 희망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사회 곳곳이 김밥 옆구리 터지듯 펑펑 터져나갈 거 같다. 일론 머스크는 희망적인 비전을 제시하기도 한다. 미래에는 기술력을 통해 어마어마한 부가 축적될 것이라고. 지금부터 저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극단적인 이야기까지 한다. 그렇게 부와 기술력이 넘쳐난다면 노인 부양 부담은 줄어들지도 모르겠지만, 근본적인 인간의 특성이 변하지 않는 한 한정된 자원을 원하는 욕구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여전히 걱정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누구나 서울의 강남 땅에 아파트 하나 사두기 위해 혈안이다. 세계적인 메트로폴리스인 도쿄와 뉴욕, 런던의 집값도 이미 천정부지로 오른것을 보면 도시 내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수요자는 넘쳐난다. 아무리 부가 늘어난다고 그 안에서도 격차는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인간의 감정이 작동하는 한 평등은 허상일 뿐이니까. 지금은 '돈'이 결정하지만 미래에는 어떤 자원으로 한정된 수요를 차지하는가?


헤지펀드의 대부 '레이 달리오'는 앞으로 5년 이내에 역사적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현재의 달러 중심의 금융 체제가 뒤바뀔지도 모르겠다.


질문 : 달러가 아니라면 비트코인인가? 아니면 시간인가?(영화 <인타임>에서는 시간이 곧 재화이다. 시간으로 재화를 결제하고, 시간만 많으면 영생도 가능하다. 이 영화에서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배우가 무척이나 예뻤다)


모르겠다. 정말이지 모르겠다. 내가 태어났던 1996년에는 집집마다 전화기만 한대씩 있었고, 매연을 뿜는 자동차가 수만대가 고속도로를 달렸으며, 컴퓨터는 아직 보편적으로 상용화되지 않았고 TV는 무척 두툼했다(사실 지금도 전화기가 정확히 어떻게 하늘에 있는 위성과 통신이 돼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연결을 시켜주는지 모른다). 그로부터 코로나가 전세계를 덮치기까지 대략 27년 간 많은 변화가 있긴 했지만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기존에 있던 것들이 더 작아지고 슬림해지고 편리해졌지만 근본적인 작동 방식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2023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기존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기술들이 세상에 선보여지고 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로봇이 나오고, 자율주행자동차가 도로 위를 안전하게 누비고 있다. 뭔진 모르겠지만 정말 어마어마한 변화가 곧 이 세상에 도래할 것이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세상이 좋은 쪽으로 바뀔 수도 있지만 얼마든지 소돔과 고모라 같은 세상이 펼쳐질 수 있지도 않을까? 미국과 중국은 태평양을 패권을 걸고 으르렁 거리고 있으며, 유럽의 경제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1910년대 1차 세계 대전이 터지기 전이 바로 이런 화약고 같은 상태였을까? 사람들은 더이상 용서와 관용을 보여줄 여유가 남아 있지 않는듯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마치 집단적인 패닉에 빠진 듯 연애과 결혼과 출산을 포기(삼포세대)하며 애를 낳지 않고 있다.


출산은 더이상 의무가 아니다. 선택의 영역이다. 여러가지 사회적 상황이 맞물려 결국 출산율 0.7이라는 수치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집단 지성은 똑똑하다. 우리가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자원과 데이터를 종합해 내린 결론이 바로 더이상 애를 낳지 않는다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거대한 흐름을 거슬러 0.7에 속할 아이를 낳는 것은 미친 짓이 아닐까?

내 아이가 미래에 무슨 꼴을 당할 줄 알고?


이것이 2세를 고민하게 만드는 두 번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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