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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간다면, '누구와 어디로?'가 가장 중요하다

2-12. [협업과 제안] 나의 가치를 지키며 시너지를 내는 협업 기준

by jaha Kim

<창작은 결정이다>

Part 2: 당신의 창작을 위한 의사결정 노트


2-12. [협업과 제안] 나의 가치를 지키며 시너지를 내는 협업 기준



[딜레마] 잘못된 만남, 에너지만 빼앗긴 여정


첫 번째 비극: '이름값'에 눈먼 여정

여기, 유명한 브랜드(혹은 인물)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은 창작자가 있다. 그는 '이런 기회는 다시없다'는 생각에 덥석 제안을 수락한다. 하지만 과정은 끔찍하다. 상대방은 창작자를 '도구'로 취급하며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초반의 약속은 온데간데없다. 그는 '결과물'은 얻었지만, 그 과정에서 모든 에너지와 자존감을 잃는다. 이것이 '결(Fit)이 맞지 않는' 파트너를 선택한 첫 번째 비극이다.


두 번째 비극: '대가'에 길을 잃은 여정

여기, 또 다른 창작자가 있다. 그는 정당한 대가(돈, 명성)를 제안받는다. 문제는 그 협업이 자신의 '창작 비전'과 정반대 방향에 있다는 것이다. (예: 친환경을 주제로 글을 쓰던 작가가, 환경 파괴 기업의 홍보 글을 쓰는 것). 그는 '이번 한 번쯤은'이라고 생각하지만, 독자들은 즉각 배신감을 느낀다. 그는 '대가'는 얻었지만, 2-7 챕터에서 쌓아 올린 '신뢰'라는 가장 큰 자산을 잃는다.


'기회'가 아닌 '방향성'의 문제

좋은 협업은 시너지를 내지만, 나쁜 협업은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뺏을 뿐이다. 두 비극은 '협업'을 '단발성 기회'로만 접근했기에 발생한다. 창작자에게 협업은 '함께 멀리 가는 여정'이다. '누구와'(Fit) 가는지, '어디로'(Vision) 가는지가 '무엇을'(Compensation) 얻는지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문제 재정의] 협업 실패는 '운'의 문제가 아닌 '기준'의 문제다


협업의 본질: '나'의 가치를 지키는 의사결정

우리는 종종 나쁜 협업을 "운이 없었다"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이것은 '운'의 문제가 아니라, 제안을 수락하는 순간 나의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 '이름값에 눈먼 여정'의 실패: 이것은 '결(Fit)의 실패'다. '무엇을 얻을까'에 집중한 나머지, '어떤 사람인가'라는 가장 중요한 기준을 무시한 결정이다.


✓ '대가에 길을 잃은 여정'의 실패: 이것은 '비전(Vision)의 실패'. 단기적인 '대가'에 눈이 멀어, 나의 창작 방향과 정체성(Brand)이라는 '장기적인 가치'를 무시한 결정이다.


우리의 진짜 결정: '거절할 용기'를 갖는 것

결국 협업의 실패는 '기회'를 못 잡아서가 아니라, '나쁜 기회'를 걸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고, 나의 창작 방향과 맞는 파트너를 선택하는 기준 은, 반대로 '무례한 제안을 거절하는 기준'과 같다.

따라서 우리가 풀어야 할 진짜 문제는 '어떻게 더 많은 협업을 할까'가 아니다. 그것은 "나의 가치를 지키며 시너지를 내기 위해, 나는 '무엇을 수락'하고 '무엇을 거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결정 기준] '함께 갈 파트너'를 고르는 3가지 필터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지키고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기 위해, 모든 제안을 다음 3가지 기준(필터)으로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기준 1. 상대방과의 결 (Fit):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가?"

가장 첫 번째 필터다. '무엇을' 하는지보다 '누구와' 하는지가 중요하다.

+ (결정) 상대방이 나(창작자)와 나의 작업을 존중하는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합리적인가? '갑을 관계'가 아닌 '파트너'로 대우하는가?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결'이 맞지 않는 상대와는 장기적인 시너지를 낼 수 없다.


기준 2. 나의 창작 비전 부합도: "이 여정은 '나의 지도' 위에 있는가?"

두 번째 필터다. 이 협업이 나의 '큰 그림'에 기여하는가?

+ (결정) 이 협업이 2-7 챕터에서 정한 나의 '퍼스널 브랜딩'과 방향이 일치하는가? 나의 핵심 가치와 독자와의 '신뢰'를 해치지 않는가? 돈이나 명성 때문에 나의 '창작 비전'을 배신하는 순간, 나는 모든 것을 잃는다.


기준 3. 정당한 대가와 조건: "나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는가?"

마지막 필터다. '결'이 맞고 '비전'이 일치하더라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

+ (결정) '정당한 대가'는 돈뿐만이 아니다. 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만큼, 합리적인 보상, 명확한 저작권 귀속, 투명한 계약 조건이 포함된다. "이번엔 경험 삼아", "우리는 돈 대신 홍보를 해준다"는 말은 '무례한 제안'일 확률이 높다.




[적용과 사례] '무례한 제안'을 거절하는 법


적용: '거절의 의사결정' 가이드

좋은 파트너를 선택하는 기준은, 반대로 나쁜 제안을 거절하는 기준이 된다. 다음은 나의 가치를 지키는 거절의 방법이다.


[상황 1] '결'은 맞지만 '조건'이 나쁠 때 (기준 3 위반)

+ (결정)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나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며 역제안한다.

+ (예) "좋은 제안 감사합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N 프로젝트의 최소 작업 기준은 OOO원입니다. 이 조건이 어렵다면,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더 좋은 파트너로 뵙겠습니다."


[상황 2] '대가'는 좋지만 '비전'이 틀릴 때 (기준 2 위반)

+ (결정) 상대방을 존중하되, 나의 '창작 비전'을 이유로 정중히 거절한다.

+ (예) "매력적인 제안에 감사드립니다. 다만 해당 프로젝트는 제가 지향하는 [나의 창작 비전]과 결이 달라, 시너지를 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황 3] '무례한 제안'일 때 (기준 1, 3 위반)

+ (결정)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판단하에, 논쟁 없이 간결하게 거절한다.

+ (예) "제안 감사합니다만,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지 않아 진행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좋은 파트너 만나시길 바랍니다."


사례: 창작자 유형별 협업 결정


사례 1: 신인 일러스트레이터

+ (제안) 대기업 A사에서 '무료'로 로고 디자인을 요청. "우리 채널에 노출시켜 주겠다(홍보)"는 조건을 제시. + (분석) '대가'(기준 3)가 정당하지 않고(무료), 창작자를 '파트너'로 존중하지 않음('결' 불일치, 기준 1).

+ (결정) 거절한다(적용 3). "제 작업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제안이 아니라면 협업이 어렵습니다."


사례 2: 환경 에세이 작가

+ (제안) 정유회사 B사에서 '높은 원고료'로 신제품 홍보 에세이를 요청.

+ (분석) '대가'(기준 3)는 훌륭하지만, 작가의 '창작 비전'(친환경)과 정면으로 충돌함(기준 2).

+ (결정) 거절한다(적용 2). "제안 감사합니다만, 제가 다루는 주제와 방향성이 맞지 않아 진행이 어렵습니다."


사례 3: 베테랑 개발자 (글 쓰는 개발자)

+ (제안) 작은 스타트업 C사에서 '적은 자문료'로 기술 자문을 요청. 단, C사의 비전이 개발자의 이상과 일치하고, 대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매우 진정성 있음.

+ (분석) '대가'(기준 3)는 낮지만, '결'(기준 1)과 '비전'(기준 2)이 완벽하게 일치한다.

+ (결정) 수락한다. 단기적인 '대가'보다 '시너지'와 '장기적인 가치'를 선택한 의사결정이다.




[챕터 요약] 핵심 원칙 되새기기


어떤 제안을 수락하느냐가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준다

창작자의 커리어는 '수락한 제안'들의 총합이다. 어떤 협업은 시너지를 내며 당신을 더 멀리 가게 하지만 , 어떤 협업은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갉아먹고 정체성을 흔든다.


경영 사상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효율성이란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고, 효과성이란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나쁜 협업은 '일을 올바르게' 할 수는 있어도, '올바른 일'이 아닐 수 있다.


결국 협업의 의사결정이란, '함께 멀리 가기 위해' 나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다. '결'이 맞는 사람과 '비전'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한 뒤, '정당한 대가'를 결정하는 것. 그리고 이 기준에 맞지 않는 제안을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당신의 가치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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