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세~6세, 미취학 아동기 미술 교육의 핵심 포인트!
오늘은 만 2세에서 만 6세까지의 미취학 아동기 미술 발달을 보다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살펴보려 합니다.
흔히 이 시기를 유아기라고 뭉뚱그려 표현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의 인지와 미술 표현이 급격히 변화하는 중요한 전환기입니다. 그래서 발달 중심 미술을 중시하는 교습소들에서는 아이의 나이보다는 각 발달 단계에 맞는 미술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들어보셨을 ‘전도식기’, ‘도식기’ 등도 이 시기의 미술 발달 영역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미술 교육학자인 로웬펠드(V. Lowenfeld)는 아동의 미술 표현을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인지 발달의 과정이며 언어적 표현의 일환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아이들의 미술 발달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며, 각 단계를 건너뛰지 않고 경험해야 다음 단계로 건강하게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술 교육 역시 연령보다 발달 단계에 맞춘 지도와 재료 선택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간략히 정리해보면,
1단계: 난화기(2~4세)는 ‘무엇을 그린다’는 목적 없이 선 긋기 자체를 즐기는 시기로, 감각과 움직임이 중심이 됩니다. 점차 수평선, 곡선, 회전 형태 등이 나타나며, 아이는 자신이 그린 낙서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이는 단순한 낙서를 넘어, 상징적 표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2단계: 전도식기(4~6세)는 아이가 ‘보이는 대로’가 아닌 ‘아는 대로’ 그리기 시작하는 시기로, 대표적인 상징 표현이 본격화되는 시기입니다. 사람, 해, 나무, 집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그림에는 아이의 감정과 상상력이 반영됩니다. 비례나 사실성보다는 자신만의 상징적 규칙이 우선시되며,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이 그림에 투영됩니다.
3단계: 도식기(6~9세)는 아이가 인물과 사물을 일정한 방식으로 도식화하여 표현하는 시기로, 구조적인 공간 개념이 발달합니다. 그림 속에 땅과 하늘이 분명히 나뉘고, 사물은 기저선 위에 배치되며, 중요한 것은 크게 그리고 덜 중요한 것은 생략하는 등 의도적인 시각 구성 능력이 생깁니다.
발달에 맞춘 미술교육, 흥미에도 발달에도 장점이 많습니다
현재 저는 저희 원에서 학령기의 아이들을 주로 지도하고 있지만, 지난 10여 년의 경력 속에서 저는 적어도 3~4곳의 아동 미술 교습소에서 ‘강사’로 일하며 미취학 아동에 대한 다양한 아동 미술 수업을 경험했습니다. 그중에는 제법 유명한 프랜차이즈 교육 기관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아동 미술 기관들이 브랜드 교육기관이라고 해도 ‘발달 단계’를 충분히 공부하지 않은 채, 자사 브랜드의 교육 콘셉트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대로 된 ‘발달 단계’를 학습하지 않은 아동 미술 강사들이 많은 현실 속에서, 저는 운 좋게도 한 프랜차이즈 교육기관에서 아동 미술 발달 단계에 관한 교육을 받게 되었고, 이에 흥미가 생겨 어린이집 보육교사이신 어머니의 교재를 펼쳐보며 ‘발달 단계’에 대한 지식을 스스로 흥미롭게 공부하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얻게 된 지식은 아이들의 미술 발달 단계를 파악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고, 그 덕분에 저는 3~7세 아이들에게도, 그 어머님들께도 꽤나 인기 있는 선생님이 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제가 운영하고 있는 학원에도, 운영 초창기 미취학 연령기때 처음 미술에 발을 들였던 아이들이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1학년으로 성장해 지금까지 계속 다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발달 단계를 밟고, 미술을 균형 있게 접하며 흥미를 잃지 않고 7~8년을 이어온 아이들 중에는 이제 미술 전공을 진지하게 고민할 시기에 접어든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저와 함께 꾸준히 성장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은 신뢰가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생각해보면, 꼭 ‘발달 단계’에 대해 깊은 지식을 갖춘 교습소가 아니더라도, 미술 교습소에 다니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발달하고, 그림도 금방 도식기에 진입하더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발달 단계’를 명확히 짚어주고, 그에 맞는 커리큘럼을 사용하는 교습소에 다니는 아이들만큼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빠른 발달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집에서’ ‘엄마표 미술’을 경험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마표 미술을 하는 모든 어머니들께서 아이의 미술 발달 단계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고 계셨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대부분 그 정도 수준은 아니었겠지요.
그럼에도 실제로 학령기부터 미술 수업을 진행하는 저희 원에 등록한 아이들 중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를 보면, ‘엄마표 미술’을 경험했던 아이들이나, 과거에 ‘미술 교습소’에 다녀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대다수였습니다.
미술과 밀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정리하자면, 발달 단계에 맞춰 미술을 배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기 때문에, 가장 우선적으로 권장드리고 싶은 것은 ‘발달 미술’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미술 교육 기관에 아이를 보내는 것입니다.
꼭 미술 ‘전문’ 교육 기관이 아니더라도, 생각해보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아이들은 미술 활동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특히 일부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에게 그림을 많이 그리게 하는 편이며, 때로는 발달 단계에 맞는 학습 교재를 활용하여 아이들의 미적 발달을 고르게 이끌어주기도 합니다. 또한 이와 같은 환경 속에서 미술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이라면, 방과 후 미술 활동이나 발달 단계에 맞춘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미술 교습소에 다닐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이 매우 바람직합니다.
영상 볼 시간에 미술활동 했더라면...
두 번째로 권장드리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1순위 권장 사항과 함께 실천하신다면 더욱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바로 ‘엄마표 미술’입니다.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에서 아이가 자유롭게 미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요즘 아이들의 일상을 생각해보면, 자유롭게 미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태블릿 PC나 영상 콘텐츠에 익숙해져, 정적인 시간 대부분을 그쪽에 빼앗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물론 미술 활동도 영상 시청과 마찬가지로 ‘정적인 활동’에 속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시간적, 물리적 측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낙서라도 많이 해본 아이들과, 전혀 미술 활동을 해본 적 없는 아이들 사이에는 초등학교에 들어왔을 때 극명한 차이가 드러나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차이가 10년 전보다 지금 훨씬 더 뚜렷해졌다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께서는 이러한 현상을 ‘코로나19’ 시기의 영향으로 보고 계십니다. 물론 일리가 있는 시각입니다. 그러나 그 시기에 ‘집콕’ 생활을 하며 다양한 미술 활동을 경험했던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던 아이들에 비해 인지 발달이나 소근육 발달 면에서 확연히 더 빠르고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교육 현장에서 매번 확인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부디 AI의 발전이 우리 아이들의 소근육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AI의 발전이 아이들의 소중한 소근육 발달시기를 저해해서는 안됩니다 .최근 교육 현장에 디지털 드로잉과 AI 이미지 도구가 도입되고 있지만, 직접 손으로 그리는 활동은 뇌와 손, 눈이 함께 작동하는 통합적 발달을 이끕니다. 미취학 아동기에는 화면 자극보다 손을 쓰는 미술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무리 교육적인 영상이라도 아이의 발달 과정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요즘은 AI와 태블릿이 마치 필수 교육인 것처럼 포장되지만, 이제 막 교육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부모님일수록 교육 광고에 쉽게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AI가 우리아이에게 꼭 필요한 발달을 대신 해주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미취학 아동기의 미술 교육 핵심 포인트 두 가지를 꼽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발달 단계에 맞춘 미술 교육을 제공해 주세요. 아래 <미취학 아동기, 연령별 발달과 미술 활동 가이드>,<퍼포먼스 미술 시기, 언제까지가 적당한가요?>,<소근육 발달,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로 알아두시면 도움이 될 내용들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둘째, 이 시기의 미술 교육은 ‘다다익선’입니다. 아이가 흥미를 보인다면, 가능한 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의 그림은 단순한 예술 활동이 아니라, 감정, 사고, 성장의 언어입니다. 발달 시기에 알맞은 재료, 좋은 지도 방식, 그리고 아이가 흥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다음 발달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좋은 수업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너무 깊이 고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망설이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가능한 한 빠르게 ‘제공’해 주는 것이 아이에게는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급변하는 AI시대, 미술 전공자의 현직 전문가 다운 시각으로.
‘단계별 접근’이 더 좋지만, ‘연령별’접근도 훌륭합니다.
만 3세는 감각 탐색이 시작되는 시기로, 손 전체를 사용하는 활동에 익숙합니다.
찰흙을 누르거나 손가락으로 물감을 찍는 활동, 큰 종이에 자유롭게 선을 긋는 미술 경험이 적합합니다.
이 시기에는 결과보다는 느낌을 중심으로 반응하고 몰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 4세는 반복과 패턴을 인지하기 시작하며, 단순한 스토리나 구조 있는 그림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찰흙을 굴리거나 오리고 붙이기, 실을 꿰는 활동 등으로 손가락 제어력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도구와 질감의 재료를 자유롭게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 5세는 도구 조작 능력이 상승하고, 사물의 특징을 표현하려는 시도가 나타납니다.
도구의 방향 제어 연습, 색채 혼합, 도형을 이용한 창작 표현 활동이 효과적입니다.
표현을 통한 몰입 경험을 형성하며, 미술에 대한 자발적 애착을 키워야 할 시기입니다.
만 6세는 관찰력과 표현 계획력이 두드러지며, 연필 사용이 가능해지는 시점입니다.
세밀화를 시도하거나 주제 중심의 드로잉북 활동을 통해 시각 언어로 생각을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정서 표현과 논리적 구조를 함께 담는 미술 활동이 아이의 사고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퍼포먼스 미술 시기는 아이가 미술을 결과물보다는 행위 그 자체로 인식하는 단계입니다.
주로 만 3세~5세 사이에 나타나며, 물감을 손에 묻히고 종이 밖까지 그리거나, 붓을 휘두르며 그리는 등 재료의 촉감과 움직임을 즐기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퍼포먼스 미술의 장점은 감각 자극과 통합 발달에 도움이 되며, 몰입 경험을 통해 예술적 자유와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점입니다.
또한, 언어 이전의 감정 표현 통로가 되어 정서적 안정감 형성에 기여합니다.
반면 단점으로는, 작품 결과물이 남지 않아 성취감이 낮아질 수 있고, 표현 중심의 미술로의 전환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가정 내에서 환경적 제약이 많아 자유롭게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최대한 퍼포먼스 미술 시기를 억제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 중심 미술로 연결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것이 포인트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유로운 감각 경험을 기반으로 표현력과 창의성을 확장해 나갑니다.
소근육 발달은 미술뿐 아니라 집중력, 인지력, 일상생활 능력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 2~3학년 이전 시기가 가장 활발한 발달을 이루는 시기입니다.
이를 돕기 위해서는 찰흙 다루기, 오리기, 붙이기, 실 꿰기 등의 활동이 적절하며, 다양한 두께와 재질의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굵은 크레용이나 마카, 손가락으로 재료를 만지는 활동을 시작으로 손가락 근력과 조절력을 자연스럽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단계적으로 점차 더 까다롭고 섬세한 도구를 쥐어주세요.
*급변하는 AI시대, 미술 전공자의 현직 전문가 다운 시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