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점으로 인재동력 확보하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근무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재택 근무가 많아지고 비대면 환경에서 협력하고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팀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적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 근태관리나 협업툴 같은 것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팀워크의 본질적인 의미와 팀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성원의 자율성과 몰입을 이끌어 주지 못한다면 급격하게 변화하는 근무환경에서 조직력을 잃어가게 될 것이다.
조직에서 인사업무를 하다보면 이상한 현상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다양한 채용의 절차를 통해 우수한 직원을 뽑았는데, 실제 팀에 배치하면 저성과자로 평가를 받는 것이다. 한 예로 A팀에 배치된 직원이 3년 연속 저성과자 평가를 받는 것을 보게 되었다. 채용 당시 매우 기대되는 직원이었고 온보딩 교육을 진행할 때도 우수한 성적을 보인 직원이었다.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에 다른 기회를 찾아주는 의미로 B팀으로 재배치 시켜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직원은 계속해서 가장 높은 성과등급을 받게 되었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 동일한 사람이 비슷한 환경에서 A팀과 B팀에서 왜 다른 퍼포먼스를 보이게 되는 것일까?
팀워크는 단순히 팀원들이 서로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팀워크는 시너지를 만들기도 하고 조직의 병목을 만들기도 하는 팀역량의 실체 중 하나이다. 하지만 조직을 설계하고 확장하는 단계에서 팀구축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능적인 조직도는 그리지만 그 팀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강점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떻게 팀역을 나타낼 수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고민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좋은 인재를 선발했는데 조직은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실패를 경험한다. 단순히 구성원을 잘 못 뽑아서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팀원은 있지만 팀구축은 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사실 직원들은 회사보다 속해 있는 팀에 의해 퍼포먼스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교수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를 관찰하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최고의 성과를 내던 애널리스트들도 팀을 옮기거나 이직한 경우 많은 경우 좋은 성과를 나타내지 않았지만, 자신의 팀과 함께 이직한 경우 이직 후에도 놀라운 성과를 보인 것이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이자 조직몰입 연구가인 마커스 버킹엄의 그의 연구에서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 일하지 않기로 결정할 때, 그 ‘어떤 곳’은 회사가 아니라 팀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쁜 회사의 좋은 팀에 있는 사람은 회사에서 버티지만 좋은 회사의 나쁜 팀에 있으면 버틸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같은 회사에서 일한다고 할지라도 팀과 리더에 대해 신뢰한다고 말하는 팀원은 몰입도가 12배 이상 높다고 이야기 한다.
매우 안타까운 사실은 대부분의 조직들이 이 문제를 중요시 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회사가 팀의 진짜 중요성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 증거로 우리 회사의 팀이 몇 개나 있는지, 어떤 팀원이 그 팀에 속해 있고, 어떤 시너지를 내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지나치게 조직문화에만 집중하거나 리더십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구성원이 조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능력이 부족하거나 의욕이 부족해서가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성과나는 팀을 구축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속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 탤런트 엔진을 팀 관점에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팀의 자원을 관리하고 팀원의 역량을 끌어주는 리더십 역할을 개발한다. (리더십 개발)
팀원이 몰입해서 일하고 싶은 환경을 조성한다. (몰입환경 조성)
팀원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준다. (강팀 구축)
팀의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정의하고 적합한 인재를 모은다. (핏한 인재 공급)
이런 상호작용이 가능해야 조직의 성과가 움직인다. 단순히 기능적으로 필요한 사람들만 모은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조직문화만 바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최고의 팀원들을 모으고 좋은 업무환경을 구축하면 팀원들이 각자 해야할 일을 찾아서 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성과가 나지 않거나 조직에서 금방 이탈할 수도 있다. 뛰어난 인재를 확보했다면 가장 탁월하게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주고 강팀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경제학자 메러디스 벨빈은 뛰어난 인재들만 모인 집단에서 오히려 성과가 낮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어렵고 복잡한 일일수록 뛰어난 인재들을 모아놓은 것보다, 팀이 요구하는 역할과 개인적 특성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속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는 팀은 8~9개의 역할이 균형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팀역할이론 관점에서 강팀을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사례로 살펴보려고 한다.
다음 [그림1]은 팀역할이론을 기반의 8가지 강점들에 대한 팀원들의 강점을 척도를 보여주는 TANAGEMENT 팀다이어그램이다.
먼저 이 팀에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을지 상상해보자. 8가지 강점 역할을 자세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그래프를 보면 대략적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팀은 [추진]과 [완성] 강점이 강한 팀원이 많기 때문에 매우 빠른 속도로 일이 추진될 것이다. 아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조직에 필요한 과제들을 찾아내고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반면에 아쉽게도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창조] 강점이 강한 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고정관념에 빠져 변화와 혁신을 기피하고 기존에 해왔던 일을 빠르게 하는데만 집중할 수 있다. 또한 [동기부여]나 [외교] 강점도 부족하기 때문에 팀원들이 사기가 저하되고 내·외부 소통이 부족해 갈등과 사일로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실제 이런 팀다이어그램은 많은 조직에서 나타난다. 문제는 이런 실상을 약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떤 특징과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고, 팀이 일하는 방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팀워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디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적절한 솔루션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만약 팀의 강·약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비했다면 어땠을까? 팀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과제에 집중하고 일하는 방식을 도입했다면 구성원들은 훨씬 더 만족스럽고 몰입해서 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구성원의 강점이 잘 나타나지 않는 역할은 인식하고 대비했다면 훨씬 더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일 것이다. 실제 위와 같은 팀에서는 동기부여 강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회의 전 10~20분은 사소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시간을 마련하다면 팀원을 동기부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팀의 재조직화나 채용과정에서 동기부여나 외교가 높은 팀원을 배치하는 것도 팀의 성과를 높여주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팀원들이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약점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 팀원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주고 내적동기를 자극해야 한다. 예를 들어 [그림1]에서 주황색 그래프의 직원은 문제의 본질적인 의미를 탐색하고 연구하는 역할을 탁월하게 잘 할 수 있다. 다른 팀원들이 매우 빠른 실행력을 보이는 반면, 주황색 팀원은 시간은 걸리지만 깊이 있는 고민을 통해서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탁월함을 나타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R&R이나 과제를 할당할 때 이러한 강점이 잘 활용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개인의 만족감과 몰입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다. 강팀은 팀원들의 역량이 서로 더해져 시너지를 내야만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강팀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팀원들의 강점을 파악하고 정확하게 인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팀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가시화할 수 있다면 강팀을 구축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워진다. 팀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재배치와 채용을 진행하거나 팀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일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함께 소통하면 된다. 그리고 팀원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주면 된다.
이 지점에서 강팀의 기본 전제인 신뢰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은 팀워크의 핵심은 신뢰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신뢰를 어떻게 형성하는가에 대한 답은 어려워한다. 신뢰는 정서적 감정의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형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리더에게 아무리 팀원을 신뢰하라고 해도 신뢰가 잘 생기지 않는다.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자고 캠페인을 해도 그러한 문화는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특별히 팀원 개인의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애쓰는 조직에서는 신뢰를 쌓는 것이 더 어렵다. 스스로 탁월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기준으로 동료의 약점을 바라볼 때, 기대감이 사라지고 신뢰는 깨진다. 이것이 약점을 피드백하는 조직에서 작동하는 불신의 지배원리다.
신뢰가 형성되려면 반대의 지배원리가 작동되어야 한다. 나와 다른 역할로 기여할 수 있는 팀원들의 강점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서로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거나 양보하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동료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고 나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에서 기대감이 생기고 신뢰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이 원리가 작동되기 시작하면 서로의 능력이나 성장을 의심하지 않는다. 각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가게 되고, 서로의 필요를 위해 자연스럽게 협력하는 구조가 만들어 진다. 그래서 강점에 집중한 조직은 평균적으로 매출증가율 10~19% 상승, 업무 몰입도 9~15% 상승, 이직률 26~72% 감소 등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먼저 우리 조직은 어떤 지배원리가 작동하고 있을까? 어떤 팀이 어떤 강점을 가지고 일하고 있는지, 동료들의 강점과 역할, 기여에 대해 어떤 기대감을 갖고 일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일회성 이벤트로 형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팀이 나아가야 할 목표와 방향이 정해질 때마다 각자가 가장 최고의 퍼포먼스와 만족감을 보일 수 있는 강점이 수면위로 올라와야 한다. 신뢰가 형성되지 않고 조직문화가 바뀔 수 없듯이, 빠르게 변하는 근무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협업을 기대한다면 강점기반의 강팀을 구축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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