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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니모카 Sep 23. 2024

불현듯



불현듯...

으로 시작하는 한 문장이었는데


반토막짜리 기억은 나머지 뒷문장이 무엇이었는지

끝내 알려주지 않고 날아가버렸다.


어젯밤, 잠들기 전 떠오른 문장은

그 시간, 그 장소에 저장되어 있을 텐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상황은 생각나지 않지만

감정은 뚜렷이 기억나는 이유.

가만히 있어도 청춘이었던 어느 날

왜 혼자였는지

왜 애꿎은 거친 비를 맞으며 자신을 차가운 밤에 던져놓았는지.

시공간은 상황을 날려 보냈지만

감정만은 내 몸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불현듯..으로 시작하는 문장은 무엇이었을까.

감정이 문장을 삼켜버렸다.










그림    Mika Ho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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