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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늦여름 피어 오른 꽃 Aug 09. 2023

[발리 한 달 일기 01] 발리남부투어를 해보았습니다.

가이드 Adi와의 발리 남부 투어

 가이드 Adi는 54세 (한국 나이로는 56세 정도 되었으려나?)의 한국어가 가능한 기사이다. 인도네시아에 근무하셨던 회사 임원분이 소개해주신 덕에 투어를 부탁하게 됐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20년 전 한국어를 처음 접해서, 학원을 잠깐 다니고, 최근 10년간 가이드를 하며 한국어를 익혔다고 한다.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나도 지금부터라도 외국어에 도전해 볼까, 그럼 어느 순간 Adi처럼 유창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해보았다.  


 발리 남부투어는 네 곳 정도를 들렀다.

엄청나게 사진을 찍어주는 Adi

1. 판타이 멜라스티(pantai melasti)

 5년 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곳이었는데, 발리 남단에 새로 개발된 해변이라고 한다.

 드넓은 인도양을 보면서 느낀 건, 호주에서 보았던 때도 문득 떠오르고, 백사장에 반사되는 태양 빛을 오롯이 막아주는 선글라스를 참 잘 맞췄단 생각... 선글라스는 필수다.

 그곳에 있던 어린 학생들이 사진을 찍어달라길래, "Sure! Why not?"을 외치며 찍어주려 했더니, 나와 함께 찍어달란 거였다. (문제는 사진을 찍어달라는 곳이 화장실이었다.)

 한류로 인해 한국사람들을 좋아해 줘 이런 이벤트가 있을 수 있으니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면 된다.

 나 역시 당황하지 않고 화장실에서 셀카를 찍어주었다. 새로 맞춰간 선글라스는 벗지 않은 채.


2. 슬루반 비치

 나는 이곳이 참 좋았다. 해변가로 가기 위해서는 계단으로 동굴을 내려가야 하는데, 본적 없는 묘함과 신비로운 곳이었다.

 여긴 파도가 한몫한다. 동굴의 그늘과 동굴 밖의 따사로움이 교차되며 에메랄드색 물빛에 반해 있으면...

 갑자기 파도가 날 덮친다!

 아버지와 나는 엉덩이까지 젖었고, 어머니는 이미 멀찍이 서 있어 놓고는 우릴 버리고 후다닥 도망치셨다.

어머니를 찾아보시오.

 아 참, 어머니는 비키니 향연인 해변에서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 목수건의 4중 가림막을 한 유일한 분이었다.


3. 짐바란 이가와룽 폭립

 Adi가 데려간 점심 레스토랑은 5년 전 여행에서 방문했던 바로 그곳! 다시 가니 반갑고 맛도 익숙하니 정겨웠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낯선 땅에서 밥을 먹고 있는 이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는 것이다.  

 알고 보니 아버지 회사 가족분들이 여행 중이셨는데, 그분들을 우연히 만났다.  알고 보면 좁은 발리다. ㅎㅎ


4. 뿌자만달라 (Puja mandala)

 힌두, 이슬람, 개신교, 천주교, 불교까지 5개의 사원이 모두 있는 신기한 곳이었다.

 종교를 다 받아들이는 공간인가 보다 싶어 그 존중하는 태도가 멋졌고, 힌두 사원에서 램봉안에서 들 많이 찍는 거울 샷을 찍었다.

 램봉안은 사진을 찍으려면 새벽부터 출발해야 하는 강행군이기에 고민 없이 포기했지만 이곳에서 나름 충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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