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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르히아이스 Aug 28. 2018

5. 성별에 따른 사랑

성별에 따른 사랑

 앞 챕터에서 나이대별로 사랑을 정리해보았는데 이것을 성별과 연관지으면 어떨지 간단하게 살펴보자. 


유년기

 우선 남자의 경우 유년기에는 애틋한 감정은 없고 여기에 못미치는 호기심과 옅은 애정정도만 있는 나이이다. 이것은 애착이고 개나 고양이에게 갖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남성은 여성보다 성장기 정신연령이 낮은 편이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성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같은 나이대에 남성의 정신연령이 낮고 여성에 대한 환상을 가진 이유는 뭘까?


 이것은 통계자료보다 추측할 수 밖에 없는데 아마도 여성이 육체적으로 성징이 뚜렷하고 빨리오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자각을 빨리 한다. 정신적으로도 모성애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오로지 쾌락을 추구하는 어린 남성과는 차별된다. 여성의 모성애는 타고난 본능이라 3,4살 어린 아이도 자기 동생을 돌보려고 한다. 이것은 그 나이대 남자 아이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다.


 어린 나이 남성이 여성에 대해 환상을 가지는 것은 남성보다 비밀스러운 부분이 많은 여성적 특징 때문이다. 감춰진게 많으면 그만큼 환상을 갖게 마련이다. 여성도 남성에 대해 환상을 가질 수는 있는데 정도가 다르며 남성은 감춰진 부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환상을 가질 만한 여지가 없다. 물론 호기심의 차이도 작용한다. 여성은 겉으로만 봐서는 잘 알 수 없는 수수께끼와 비밀로 둘러쌓인 마법의 성과 비슷해서 남성의 입장에서는 경험이 부족하여 잘 모를경우 그것이 환상으로 포장될 수 있다.


 조금 나이가 들어 10대가 되면 사랑의 의미는 조금 달라진다. 이때 만약 첫사랑을 만난다면 쉽게 잊지 못하게 되고 사랑에 대한 개념정립이 느린 남자의 경우 사랑은 쉽게 실패한다. 남자에게 10대의 사랑은 연습이자 순수한 사랑의 마지막이다. 어쩌면 10대의 사랑에서 실패하면서 사랑의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대부분이라 할 것이다. 환상이라는것도 두세번까지는 이어지지만 그 다음부터는 습관이고 하나의 일처럼 되어버린다. 그래서 30대 이후의 사랑이 쉽지 않은 것이다. 10대의 사랑은 그냥 나이가 어려서 순수한게 아니라 첫사랑이기 때문이다. 40대의 첫사랑이 있다면 그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순수하다는 의미는 앞에서 정의한 사랑의 의미중에 애틋함, 애정 그리고 희생과 같은 지극히 주는(Give) 관점에서 시작하는 사랑이고 가장 감성에 의존한 사랑이다.


10대

 이 나이대 비슷한 나이끼리는 금방 연대감이 생기고 가까워 지는데 자신의 배경이란 것이 부모 외에는 없기 때문에 따질 것도 없고 성격도 아직 인격형성중인 시기이기 때문에 많은 차이가 없다.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경험들이 성격을 만들어주고 그것이 쌓이면 인격이 되기때문에 10대에는 서로 차이가 있어도 맞춰갈 여지가 많은 나이이다. 커플들이 헤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성격차이라는데 우스개 소리이지만 10대에도 성격차이로 헤어진다면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이정도의 간극도 메우지 못하면서 더 나은 사랑을 할 기대는 접는 게 좋겠다.

 헤어지는 이유는 많지만 10대의 사랑은 미숙함이 첫번째이다. 상대방을 기쁘게 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모른다. 나자신도 잘 통제하지 못하는 데 남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래서 이때는 사랑이 잘 끊어진다. 마치 얇은 껍질의 과일을 깎는 것과 같다. 껍질이 끊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고 진득하게 이어가야하는데 그게 안되는 것이다. 


 10대의 사랑은 아주 중요한데 그것은 이때의 사랑이 앞으로의 사랑을 결정하는 방향타가 되기때문이다. 누구나 첫방향을 잡는 게 어려운 일인데 그것이 여기서 결정된다. 10대에서 한 사랑때문에 더 적극적인 태도로 바뀌기도 하고 큰 상처때문에 소극적으로 바뀌어 사람만 보면 멀리 도망가기도 한다. 지그재그로 방향을 바꾸면서 결국 일정한 평균점에 수렴해가는 것이 우리들의 사랑이다. 10대의 사랑은 길게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지만 가끔은 나이들어 결혼까지 가는 커플도 있다. 


 만약 이렇게 오랜 사랑이 이어진다면 두 사람 사이의 신뢰는 아주 두텁지만 지겨움도 비례해서 증가한다. 사랑이란 항상 우상향식으로 가야 생명력이 있는데 결혼 없이 오랜기간 사랑을 한다면 사랑이 일상적인 일로 바뀌면서 결국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못느끼게 된다.


 사랑을 유지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지속적인 자극과 노력이 첫번째이다. 떨어져가는 에너지를 채우기 위한 노력을 한시도 멈춰서는 안된다. 두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두 사람의 생각이 같은 선 위에 있도록 같이 노력해야한다. 노력의 방법은 천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초심이다.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라. 먼 발치에서 그 사람을 보았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설레었던 그 기억을. 나의 사랑을 받아주었을때 그 고마움과 희열. 그것이 단지 시간이 흘렀기때문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당신은 반성해야한다. 뒷부분에도 얘기하겠지만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확률적으로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사랑을 하니까 별것 아닌 것 처럼 보이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소우주와 같은 복잡성을 띈 두 사람의 인간이 자신을 우선하는 동물적 특성을 버리고 타인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기적이며 수천만의 사람중에 그 사람을 만나는 또 다른 기적이 겹친 것이다. 또한 상대방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기적이며 그 감정으로 인해 나의 육체와 영혼을 나눠 주게 만드는 기적이다. 이처럼 수많은 기적이 겹쳐야 한 개의 사랑이 탄생한다. 나는 사랑이 이뤄질 확률을 전 우주에 인간과 똑같은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과 같다고 말하고 싶다. 


 당신이 하고 있는 그 사랑의 의미는 기본적으로 이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당신의 상황과 경험에 따라 더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을 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사랑이라도 어떤 사람의 마음이라도 소홀히 다뤄서는 안된다. 지금 깨버리려는 그 사랑이 훗날 당신이 그토록 찾고 싶어 헤메는 궁극적 사랑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가급적 크게보고 길게 생각하라. 사랑이라는 달콤함은 오래가지 못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고 진행되는 아름다운 과정은 그것만으로 가치있다. 10대의 사랑을 얘기하는데 있어 사랑의 가치를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은 10대에는 사랑이 전부인듯 저돌적이고 도전적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것을 잃어버리고 그저 계산적이고 쉬운 사랑을 찾아가는게 우리들이기때문이다. 뭐가 좋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특별하고 더 가치있다는 것은 그만큼 희소해야고 그러려면 상식적이기보다는 상식을 뛰어넘어야하고 일상적이기보다는 기적적이어야한데 그런 의미에서 사랑을 본다면 쉽게 구할수 있는 상식적인 사랑보다는 모든 것을 던져서 부서질때까지 오로지 하나의 의미밖에 모르는 그런 사랑이 당신이 원하는 특별한 사랑이 아닐까?


 글을 쓰고있는 나는 여성이 아니므로 여성의 사랑을 말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다. 남성들 중에 여성을 잘 아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다. 그래서 연애에 능숙하다. 사칙연산만 아는 남자에게 여자는 8차원 방정식정도는 되는 같다. 정신 집중하고 풀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겸손한 자세로 여기서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 관해 언급하겠다. 내면의 것은 미뤄뒀다가 이 책의 3판정도에서 다뤄 보면 좋을 것이다. 아니면 별도의 여성을 분석하는 책에서 다뤄야 할 것이다. 


 여성에게 10대의 사랑은 남자들과 비슷하게 일편단심의 사랑이다. 아마도 일편단심의 마음은 이때밖에 얻기 힘들 것 같다. 왜냐하면 여성들은 기본적으로 현실적이다. 험난한 세상에서 무수한 위험들을 이겨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적 본능이 아직 깨어나기 전이 이때이다. 상황적 본능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세상살이란 쉽지않고 기쁜일보다는 괴로운 일이 많은 게 인생이라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계산적이 된다. 


 정신적으로 앞서있는 여성이 동년배보다는 연상에 사랑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다. 앞으로도 많이 다루겠지만 기본적으로 여성은 남성이 존경스러운 아우라를 풍길때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여성이 못하는 일을 능숙하게 할때나 동년배 남자들보다 훨씬 철이 들어 믿을만할때, 보호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남자를 보았을 때 갑자기 남자가 보인다.   


 10대때 사랑을 이루면 남녀모두 서로 큰 신뢰를 얻게 된다. 두 사람이 배경이나 의도없이 마음이 앞서 만났기때문이다. 오래 이어질 경우 그만큼 더 큰 신뢰가 쌓인다. 방법론적 미숙함만 극복한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완벽한 사랑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하며 오로지 이것이 최상의 사랑이라는 것으로 아는 그런 사랑 말이다. 본인이 그렇게 느끼고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한 것이 어디있겠는가?


 10대에서는 여성이 용기 있게 사랑을 고백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나이대까지는 여자로서 자존심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보면 여자로서 자존심은 사회화의 결과라는 생각도 든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자존심을 가지고 있지만 사랑을 고백한다하여 그것이 깎이거나 하지는 않는다. 생태계의 상례와 같이 수컷이 먼저 대쉬하는게 자연스럽다고 해도 인간으로 여성은 종족번식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으며 대등한 관계에서 사랑할 수 있기때문에 누가 먼저고백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다만 누가 더 사랑하는지, 누가 주도권을 가지는지, 누가 주는(Give) 입장인지가 사랑의 전체적인 모양을 만들어내므로 고려할 필요는 있다. 사랑이 아름답지만은 않다고 말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이런 대목이다. 이것에 관해서는 다른 챕터에서 설명하겠다. 


 10대에는 이런 사회적, 계산적 생각 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고백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것이 10대뿐만아니라 모든 연령대에서 괜찮은 사랑을 얻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고백은 늦추면 늦출수록 더 어렵고 효과도 떨어진다. 물론 타이밍이 중요하긴 하지만 용기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다. 고백하는 것은 내가 한수 접고 들어가는 것이고 거절당할 때 자존심도 상하긴 하지만 내가 파트너를 선택한다는 장점이 있다. 먼저 고백하는 사람이 상대방을 고른다는 사실은 숨겨진 진실이다. 고백당하는 사람은 고백하는 사람중에 고를 수 밖에 없지만 고백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남성에게 고백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고백기술자 즉 카사노바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최고 미모의 여배우나 가수들이 말도 안되는 남자들과 결혼해 삶을 망치는 것은 이런 공식이 있기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좋은 남자 즉 자기일을 열심히 하는 남자치고 고백에 능숙한 사람은 별로 없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연애력은 경험치에 비례하지만 남자는 경험치가 올라갈 수록 성실함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10대의 남자들은 아직 사랑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못한 경우가 많다. 그저 상상에 빠져 있을 뿐이고 친구들과의 놀이와 게임, 자신의 관심사에만 바쁘다. 하지만 여성은 다르다. 이미 10대에도 다소 어설프긴 하지만 사랑의 본질에 대해 빨리 받아들이고 잘 이해하고 있다. 이것의 이유는 잘모르겠다. 신이 인간을 만들때 사랑이라는 본능을 심어주면서 여성에게는 10을 주고 남성에게는 1만 넣어준 것인지 똑같이 넣어주었는데 다른 것에 묻혔는지 알 수 없다.


 여성에게는 그런 본능이 있다. 사랑이라는 본능. 모성애처럼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남자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그들의 능력이다. 아무튼 10대의 여성에게서 사랑을 받는 것은 그렇게 영광스런 지고지순한 소설속의 사랑처럼 아름다운 일이다. 10대의 이야기는 이정도로 마치자.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렇게 재밌지도 않은 사랑이야기를 이렇게 진지하게 경제학 책 쓰듯이 쓰고있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우리 인간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책도 없는 현실에 답답했기 때문이라고 관련된 책을 쓰고 싶다. 


 좀 재미없지만 철학적이고 삶의 여러가지 모습에 고찰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딱딱하고 답답하다. 경제학, 공학만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기계발서나 소설만 읽는 우리의 빈궁한 정신세계를 말하고 있다. 한번은 생각해봤어야할 이야기, 누군가의 고민과 시행착오에서 나온 이야기, 다른 사람이 읽은 책과 그의 연구에서 나온 이야기를 우리는 더 많이 접할 필요가 있다. 이 사회가 아무리 지식을 강요해도 남들보다 하나 더 아는 사람보다는 하나 더 느낄 수 있는 인간이 되자. 나의 부탁이다. 주제와 맞지 않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나는 자유롭게 책을 쓰고 싶고 그 점은 독자들도 이해해주기 바란다. 물리학책처럼 챕터에 딱떨어지는 내용으로 쓰고 싶지는 않다.

20대

 이제 20대로 넘어가자. 원래 나이에 따른 사랑을 이정도 분량으로 잡지는 않았는데 쓸거리가 생각보다 훨씬 많고 다뤄야할 세분화된 주제도 많았다. 20대에는 각자의 경험차이는 있어도 이제 독립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 나이이다. 누구는 자기 인생의 기초를 닦고 있고 누구는 20대초에 벌써 사회생활로 뛰어들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이는 결혼도 할 수 있는 나이이다. 아마도 20대는 동일 선상에서 출발한 동갑내기들 인생의 각도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더 크게 벌어지지만 그 시작은 바로 20대이다. 사회의 각종 관문들이 기다리고 있는 시기이고 무수한 도전과 실패가 존재하는 때이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마찬가지로 그러한 경험속에서 사랑을 찾는다.


 남성들에게 20대는 전반과 후반으로 나눠야한다. 20대전반부에는 아직도 10대의 틀을 벗지 못한 상태가 지속되기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 좀더 빨리 성숙하게되지만 그래도 아직은 충동적이고 열정적이다. 유년의 티를 벗지 못한 그들에게는 아직도 어머니처럼 온화한 사람들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때의 남성들에게 연상이 인기있는 이유이다. 정신분석학에는 가정에서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이 가깝고 어머니와 딸, 아버지와 아들이 이성적 경쟁관계에 있다는 이론이 있다. 


 내가 보기에 기본적으로 사람은 가장 자신을 편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을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이 가장 많이 본 얼굴과 성격일것이다. 그래서 아들에게는 어머니가, 딸에게는 아버지가 이성으로서의 첫 표본이고 가장 많이 보았기때문에 부인할 수 없이 편한 상대이다. 물론 부모가 너무 싫은 자식들에게는 극단적인 미움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해도 결국 그들이 만나는 이성을 보면 아버지, 어머니와 많이 닮았다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지금 즉시 자신의 사랑을 아버지 혹은 어머니와 비교해보라. 닮았는가? 


 자랄때는 아버지, 어머니가 극도로 싫었지만 결국 그런 사람을 만난다? 사랑에 이런 잔인함도 있을까? 눈에 익은 것이 가장 편할 수 밖에 없고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많이 보는 얼굴이 자신의 부모,형제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약간 다른 법칙도 있는데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농장의 법칙이다. 각자의 사회생활을 하면  사회생활의 울타리 안에서 동료들을 지속적으로보게 된다. 학교, 직장 모두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 안에서 짝을 찾기도 한다. 나눠진 공간안에서 최선을 찾는 것도 인간의 감각적 본능이다. 같은 회사에 있지 않았다면 절대로 사랑하지 않았을 커플이 사내연애를 한다. 교회, 학교에서도 그런일이 벌어진다. 인간이란 적응의 동물이고 많이 보는 사람이 가장 편해진다. 

20대 전반에는 대체로 학업이나 일이나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미래에 대해 가장많이 고민하는 시기도 이때이다. 이것은 가끔 사랑을 잊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연애를 많이 한 사람들을 부러워하지만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상황에 있지 않다. 해야할 일들이 더 높은 우선순위에 있기때문에 이 시기에 연애를 잊고 사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사랑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하지만 가장 많이 고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보통 10대가 사춘기를 거치며 고민을 많이 한다고 하지만 10대는 부모라는 절대적인 영향력 앞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없기때문에 그저 주어진 조건에 반응할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대는 다르다. 앞으로 길을 만들어가야하는데 방법을 모르기때문에 넘어지고 부서지는 게 일상이다.  


 무엇을 해도 스스로 책임져야한다는 것을 배우기때문에 상처도 받는 시기이다. 자전거를 배울 때 누군가 뒤에서 밀어주다가 어느날 혼자서 처음 타게 되면 무수히 넘어지게 된다. 20대초의 남자는 향후 인생설계를 위한 거친 기초공사에 들어간다. 20대 전반기의 사랑은 가장 많은 사랑의 형태가 나타나는 시기이다. 서로 잘 맞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배워가며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된다. 비교적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적은 시기라서 적극성은 높다. 


 20대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삶의 무게감이 조금씩 달라진다. 책임감도 조금씩 느끼게 된다. 사랑은 조금씩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결혼에 대한 생각도 명확해진다. 보통은 이 시기 만나는 이성과 결혼하게 된다. 결혼의 시기는 선진국일 수록 늦어지는게 일반적이지만 통상적으로는 20대 후반에서 30대초중반에 결혼을 하게 된다.

남자들에게 20대 후반이라고 해서 이상형이 바뀌거나 연애의 태도가 바뀌지는 않는데 연상에 대한 환상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그나마 계산적인 판단이 절반이하의 영향을 미치는 시기이다. 이후의 시기에는 주변의 변화와 더불어 사랑도 현실적인 문제들에 끊임없이 부딪히기 때문에 점점 현실적으로 변해간다. 정신적인 성숙도 어느정도 이뤄지는 시기라 시행착오는 점차 줄어든다. 이때 정립된 가치관과 삶의 방향은 앞으로 잘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시기이다. 더 많은 고민과 폭넒은 경험, 지식습득이 도움이 되는 시기이다.


 20대의 여성은 어떤 사랑을 하게 될까? 10대를 벗어나면서 여성은 이미 현실적이다. 사회생활을 하기 전이라면 조금 덜 하지만 그래도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해줄 능력을 가진 이성을 선호한다. 자기가 직접 돈을 벌어보면 관점이 완전히 바뀐다. 남성위주의 사회생활의 불합리함, 무서운 사회의 현실 등을 경험하면서 점점 안정과 안전을 추구한다. 스스로를 보호해야하는 여성의 입장에서는 이런 현실적인 것들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30대

 이제는 30대를 얘기해보자. 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지고 가족을 꾸리기도 하는 시기이다. 남성에게 30대의 사랑은 결혼을 말하고 신중하게 사랑하는 시기이다. 물론 나이가 들수록 더 신중한 사랑을 하게되는 것은 사실이다. 30대의 사랑은 이제 설레임이나 생각이 통하는 것만 가지고는 어렵다. 다각적으로 나에게 만족을 주는 사람을 찾게 된다. 싫은 것이 하나만 보여도 쉽게 감정은 식어버린다. 자기 자신을 잘알고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인내심은 다소 부족하지만 해결책을 금방 찾아낸다.


 실패해도 회복하는 방법을 알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쉽다. 포기와 사랑을 반복해가며 사랑의 주기는 빨라지고 다소 가볍기는 하지만 능숙하게 사랑을 하는 시기이다. 사랑이나 방법에 대해 개인적인 지론을 가지게 되는 시기이며 앞으로는 그 방향으로만 가게 된다. 인생의 방향이 20대에서 바뀐다면 30대에서는 거의 굳어지게 된다. 사랑도 이제는 그 방향으로만 가게된다. 이제와서 자신의 장단점을 바꿀 수도 없고 이상향을 바꿀 수도 없다.


 30대의 여성은 이제는 남성과 다소 비슷하다. 현실적이고 방향도 일정하다. 이미 많이 분화되고 인격형성도 상당부분 되었기때문에 이때의 사랑은 진지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표현하며 결정한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30대 이후에는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미 인생의 항로가 너무 많이 벌어져 있기때문에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렇다고해서 나를 바꾸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랑이 잘안된다고 해서 섣불리 나를 바꾸려고 해서는 안된다. 나는 장점과 단점을 가진 사람인데 그 장점마져 없애버릴 수 있다. 누구를 만나서 사랑해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렵다. 그것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거나 조금더 융통성이 있는 상대를 찾을 일이지 나를 만나는 사람에 따라 바꾼다고 될 일은 아니다. 이것은 오히려 더 큰 트라우마와 상처를 줄 수 있다. 


 물론 문제점은 계속 고쳐나가야한다. 단점은 줄이고 장점을 늘리는 것은 기본이다. 나의 장점을 타인의 장점처럼 바꾸려거나 그 사람처럼 되려고 하지말고 내 장점을 더 살리고 내가 가진 단점을 고치려하는게 맞다. 그래야 같은 노력으로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차가우면서 뜨거울수는 없다. 부드러우면서 딱딱할수는 없다. 

자상한 성격이 장점이라면 그것을 살리고 그것을 사랑해줄 수 있는 상대를 찾는게 맞다. 그것이 당신의 장점이든 단점이든 그것을 사랑하지 못할 사람이라면 억지로 당신이 장점을 만든다고 해도 급조된 장점에 반할 사람은 많지 않다.


 자기 모습에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은 사랑받기 어렵다. 왜냐하면 그것이 가장 추한 모습이기때문이다. 내 추한 모습을 사랑해줄 이를 찾기는 그만큼 어렵지 않겠는개? 나의 자신있는 모습. 그것이 근거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내 장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것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여유. 바로 그곳에서 없던 아우라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40대

 40대의 사랑에서 남녀의 차이는 많이 줄어든다. 역할의 차이는 다소 있을 수 있으나 남자도 정신연령이 많이 높아졌고 경험을 통해서 생각하는 것도 달라졌다. 20살 남자보다 40대 남자가 나은 점이 있다면 경제력과  철이 들었다는 점이다. 아직 여성의 그것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봐줄만 하다. 



 나이와 성별을 가지고 사랑을 분석해보았는데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나이라는 것은 비록 인간이 만든 숫자지만 어느정도 인생의 여정을 표시하는 이정표정도는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 나이대에 겪게되는 어려움에 대해 고민하고 때로는 결론내리기 어려워 고통스럽게 여기는 것도 당연하다.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보다 열린 자세로 상대방을 대할 줄 아는 지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처럼 나이가 여러가지 제한으로 작용하는 나라도 많지 않을 것이다. 후진적 병폐이기도 한데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행복이라는 것은 그 사람만의 것이다. 누구도 정의할 수 없고 누가 제한할 수도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허용되야 한다. 


 나이와는 상관없지만 사회관습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나타낸 사례가 있었다. 꾀 오래전 신문기사를 통해 접했는데 인도의 한 마을에서 어떤 여성을 돌팔매질로 죽이는 장면이었다. 이유인즉 두 마을사이에는 종교적으로 다른 부족이 살고 있었는데 이 종교는 서로 배타적이어서 두 종교사이에 교류는 금지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서 젊은 남녀가 사랑에 빠진 것이다. 마을에서는 난리가 났고 여자는 즉결 심판에 회부되어 마을 사람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하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기사만으로도 너무 화가 나고 눈물가지 날 지경이었다. 종교나 관습이 무엇이길래 사람의 생명보다 중요하단 말인가? 사람을 살리기 위한 종교이지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인간이 만들어낸 것중에,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것중에 생명보다 중요한 것이 있는가? 나는 없다고 본다. 이 사례에서 발견한 중요한 사실은 인간의 사랑은 관습과 목숨조차 뛰어넘는 본능이라는 것이다. 사랑을 하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고 상대방 종교를 믿는 사람은 적이고 괴물이라고 배웠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것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이 다른 어떤 죄에도 불구하고 기특한 일면이 아닐까?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왜일까? 사회화가 덜된 탓일까? 어느 사회이든 젊은이들이 관습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그래서 나는 희망을 갖는다. 아무리 폐쇄된 사회이더라도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다. 전혀 생각지 않은 방법으로 거부할 수 없는 움직임으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갈 것이다. 사랑이 젊은 사람들에게 더 쉬운 이유도 이런 데 있다. 사회화는 각종 선입견을 만들어내고 해서는 안될 것들을 주입시킨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사회적인 동시에 동물적이다. 즉 욕구에 충실하다. 사랑도 그런 본능에 해당할 수 있다. 


 정말로 이상형의 사람을 만난다면 어떨까? 그것은 어떤 기분일까? 단순히 좋은 기분을 떠나서 인간이 더 인간다워지는 장면일 것이다. 수십년간 굳어진 사회화의 교육도 뚫어낼 만큼 강렬할 것이다. 금단을 뛰어넘은 사랑은 많이 있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사람들간에 사랑도 있고 교도관과 죄수, 스승과 제자등 종교는 물론이고 원수지간에도 사랑은 일어난다. 진실하고 책임질 수 있는 마음이 바탕이 된다면 그것으로 사랑은 성립된다. 나이도 마찬가지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남들의 눈을 의식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행복할 수 있다면 체면이 상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용기가 당신의 인생을 진짜 사랑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나이가 들었거나 어려도 솔직한 자신만을 믿으면 그런 일관된 삶의 경로가 곧 이상형의 앞으로 당신을 데려다 줄 것이다.


 이상형은 없는 것보다 있는게 더 좋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상대가 미남, 미녀이기만 하면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다는 자세는 더 많은 시행착오를 불러온다. 뚜렸단 이상형이 있고 그것을 위해 계속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번 장에서 나이에 따른 사랑을 다룬 이유이다.


 나이가 반드시 어떤 모양의 사랑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차이도 크다. 하지만 나이를 먹는 것은 한정된 인간의 삶 속에서 올바른 방향이란 무엇인가를 자꾸 되묻게 만들기때문에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나의 인생은 어떤 사랑의 결말을 맺게 될까? 우리들 모두가 궁금해 하는 사항이다. 그 대답은 지금 당신의 자세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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