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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두니 Apr 22. 2022

그림 보고 '사진 같다'는 말은 칭찬이 아니다

올봄 처음 만난 등나무 꽃   by duduni


파랑, 연보라, 연두의 조합이 그림 같다.


사진을 보고 '그림 같다'는 칭찬이 되지만

그림을 보고 '사진 같다'는 칭찬이 아니다.


똑떨어지게 핀 꽃을 보고 '가짜 같다'며 놀라고

생기 있게 생긴 조화를 보고 '진짜 같다'며 놀란다.


하늘의 구름을 보고 '그림 같다'고 감탄하고

그림의 구름을 보고 '진짜 같다'고 감탄한다.


'그림 같다''진짜 같다', '가짜 같다''진짜 같다'는 서로 반대편 어드메있는 말인데 동일한 감탄이 된다.


그림은 그림답고

사진은 사진답고

진짜는 진짜다운 것.

평범하고 단순하다. 밋밋하고 재미없다. 


그러나 재미없는 걸 견디고 단순한 걸 뛰어넘어 본질을 추구해 나아가야 마침내 정수에 닿을 수 있으리라. 그리 믿는다.


'사진 같다'는 말을 들으면 그림 그린 이는 철렁한다. 그때부터 깊은 고뇌에 빠진다.

사진처럼 똑같이 그리는 시기를 거치고 나서야 사진 같지 않은, 그림 같은 그림을 그리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그림을.


다운 글.

이야기다운 이야기.

사람다운 사람.

나다운 나.


다운 무엇을 찾고

다운 무엇을 짓고 

다운 무엇이 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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