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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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무라카미 하루키님의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별생각 없이 읽으면 특별한 의미를 느낄 수 없겠지만 인생의 의미를 찾아서 망망대해같은 이 세상을 해매면서 뭐라도 좋으니 힌트라도 들려주길 기다리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구절이 될 수도 있겠다.

우리는 태어나서 각자의 작은 보트를 타고 일생을 보내게 된다. 가끔은 폭풍우나 거친 파도를 만나서 고생도 하지만 시원한 바람이나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하기도 한다.

길고 긴 항해 중에 다른 보트를 만나 잠시 행복해졌다가 헤어지고 불행해지기도 한다. 뜻밖의 태풍을 만나 갑작스럽게 항해가 끝나버리기도 하고 운이 좋아 멋진 배를 갖게 되어 폼나게 항해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끝없이 지속될 것 같던 항해는 결국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종료되고 만다. 항해를 잘했건 못했던 배가 좋던 나쁘든 간에 항해는 끝이 나고 만다.

거친 파도를 견디느냐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버티던 사람들은 항해가 끝나갈 때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끝날 고된 항해를 대체 왜 한 건지 스스로에게 되묻기도 한다.

대부분은 답을 찾지 못한다. 그냥 보트가 있었고 항해를 하게 되어서 자연스럽게 항해를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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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항해의 끝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아차리고 항해의 끝을 준비한다. 하지만 준비할 수도 없고 준비할 것도 없다. 끝은 그저 끝일뿐이다.

그중에 집요한 사람들은 끝날 때 끝나더라도 왜 항해를 했는지라도 필사적으로 알아내려고 한다. 갈 때 가더라도 이유라도 알고 가고 싶은 것은 사유 능력을 지닌 인간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이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알아낸 것은 바람의 노래를 듣는 것이다. 모두에게 각각 다르게 다양한 종류의 바람의 노래가 들려온다.

귀를 기울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죽을힘을 다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아주 미세하게 들릴락 말락 하게 뭔가 들려온다고 한다.

노력에 비해 들려오는 것이 터무니없이 미미하기 때문에 듣다가 중간에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끈질기게 오랜 시간 집요하게 듣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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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의 노력 끝에 희미하게라도 바람의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신들린 듯이 자신이 들은 것을 글로 적어나갔고 책으로 출판되어졌다.

그중 극소수의 탁월한 책들은 역사상의 수많은 크고 작은 재난과 전쟁을 겪으며 수백년을 버티면서 보존되어져 내려왔다.

그리고 마치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온 것처럼 지금 이 순간까지 우리 손 닿는 곳에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세계 고전문학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