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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빌리브 Sep 03. 2024

인간다움



인간다움이란 어떤 것일까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했던 데카르트는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특성이며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개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사자 호랑이 토끼들도 유심히 보면 꽤 자주 생각에 잠기며 심지어 이런저런 고민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위대한 데카르트가 정의했던 생각의 정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데카르트 혹은 데카르트를 연구시는 분들과 다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으니 오해 없길 바란다.


인간다움에 관한 글을 써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개인적인 최고의 영화이자 IMDB선정 수십 년 동안 1위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영화 <쇼생크 탈출>이 TV에서 재상영되고 있는 것을 고 문득 떠오르는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영화 속 최고의 장면은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지붕인지 벽인지를 페인트 칠하는 작업을 하는 장면이다. 간수에게 위험을 무릅쓰고 법률적인 조언한 것이 받아들여져 간수가 원하는 것을 물었을 때 주인공 앤디는 동료들에게 시원한 병맥주를 눠주길 탁한다.


또 다른 주인공 레드는 이것을 보고 앤디가 잠시나마 감옥에 갇힌 것을 잊고 평범한 일상을 경험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라고 추측한다. 그것이 감독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처음에는 레드가 추측한 대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후 영화를 몇 번 더 보게 되었을 때 단지 그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알듯  이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예를 들어 어린아이가 위험한 차도로 가면 못가게 잡는다던지 나이 지긋하신 노인이 무거운 수레를 끌고 오르막을 오르면 자꾸 저걸 도와드려야 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것과 비슷 보인다.


이런 것들이 내가 항상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기품 있는 행동인가 생각해 보면 당연히 기품 있는 행동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아가서 근본적으로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인간의 자유 의지로 무언가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실현해 내려는 인간특유의 초자아 beyond self-existence 라고 지칭해도 될지 잘 모르겠다.


물론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약간 비약하는 느낌이 있긴 하지만 이 초자아가 진정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인류번영을 이끈 우리가 가진 그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기품은 약간 유있고 사치스러운 느낌이 있다. 총탄이 날아다니는 전쟁터나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상황에서는 절대로 꺼내서는 안 되는 것들이다.


예를 들자면 기품 있는 죽음이란 없다. 그것은 특정 집단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만들어낸 사이비종교 같은 개념이다. 가미가제라고 불리는 자살특공대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거기서 기품 있는 쪽은 멋지게 자살하는 쪽이 아닌 주변의 비난을 감수하고 그들을 말리는 이들이 기품이 있는 이들이다.


반면에 인간다움은 어디에나 존재할 수 있다. 감옥에도 존재할 수 있고 전쟁터에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아마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사례가 있을 것이다.


기품과 비교하자면 기품은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은 없지만 적어도 노력정도는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인간다움은 노력할 수 없다. 감옥에서 앤디처럼 맥주를 돌린다면 그것은 단지 흉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쇼생크탈출에서 시원한 병맥주를 마시는 죄수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앤디장면을 보거나 떠오를 때마다 정말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느껴진다. 물론 사실이 아닌 영화의 한 장면이지만 아마 현실에서도 가끔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같은 인간이라서의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제적인 스포츠경기에서 내가 아닌 자국의 선수가 해냈지만 마치 내가 해낸듯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글로 적어보니 알 수 있게 된 것이지만 인간다움이란 결국 우리 인간이 가진 최고의 능력이자 자랑거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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