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빌리브 Oct 04. 2024

전쟁과 평화 제2장 예술의 도시



예술의 도시 아리스


그리고 도시의 랜드마크인 거대한 철탑 근처의 오래된 건물의 꼭대기층..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거실에서 화목하기만 했던 가족이 어느 날인가부터 매일 같이 언성을 높이며 싸움이 이어진다.



-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하나코 파혼이라뇨?


- 줄리앙. 우선 진정좀 하는게 좋을 것 같다.


- 아버지 잠깐만요. 이거좀 놔주세요. 그런데 혹시 아버지도 같은 생각이신 건가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안타깝게 줄리앙을 바라보는 줄리앙의 아버지 무슈 로랑.


- 줄리앙.. 얘야 어쩔 수 없다. 난 엄마로써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뿐이야. 하나코는 이제 고아이자 난민이야. 아니지 난민도 아니고 이제 곧 강제 출국을 당하게 되겠지. 안타깝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 어머니!!! 하나코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나요?? 말 좀 해보세요. 인정 많고 자애로운 우리 어머니가 맞나요?


- 나도.. 솔직히 내가 이럴 줄은 몰랐다. 하지만 너도 자식을 낳아보면 알 거야. 내 아들이 떠돌이 민족과 결혼하게 둘 수는 없어. 그리고 내 아들의 아들 딸들이 떠돌이의 자식이 되게 할 수는 없어. 그건 절대 안돼. 그건 안된다 줄리앙..


- 어머니.. 어머니 대체 왜 이렇게 변하신 거에요.. 정말 실망입니다 어머니. 우리 어머니는 어디 가신 건가요.. 흑흑..


- 나한테 실망해도 상관없다. 하지만 내 아들이 남은 인생을 손가락질 받으며 살게 할 수는 없어! 그건 안돼!!


줄리앙의 어머니 귀부인 메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절규한다. 눈물이 곧 쏟아질 것만 같다.



- 어머니 말리셔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하나코와 함께 싸울 거에요. 살인자 라국에 대항해 싸울거라구요!!


- 그런!! 그..그것 만은 절대 안된다. 줄리앙.. 흐흑.. 내가 잘못했다 아들아.. 그 누구도 라국과 싸워서 이길 수는 없어..


-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어머니. 멋진 아들이 되어서 돌아오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줄리앙은 챙겨둔 옷가방을 들고 집을 나간다.




결국 참지못하고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는 메리


말없이 지켜보던 무슈 로랑이 감싸 안아준다.


- 메리. 이럴때 일수록 강해져야 돼. 줄리앙은 내가 잘 설득해볼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말고.. 혹시 몰라 경찰청의 내 친구 스테판에게 연락해뒀으니까 하나코가 잡혀도 즉시 강제출국 당하지는 않을거야.




* * *



'하나코.. 대체 어디있는 거야..'


줄리앙은 다시 한번 메시지를 보내 본다.


[하나코 지금 어디야 제발 연락좀 해줘 오해가 있는거 같은데 우리 어머니가 뭔가 착각을 하신거 같아 하나코 난 너없이는 못살아 살수가 없다고 너도 잘알잖아 제발 연락좀해줘]


잠시후 하나코에게 메시지가 도착한다.


'하나코!'


[줄리앙 내남편 줄리앙 이제 나를 잊어요 나는 없었던 사람으로 해주세요 난 이제 빨리 떠나야해요 어디로 가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랑해요 영원히 사랑할께요 이제 연락하지 말아요 안녕 내사랑]



'하나코.. 으흑흑.. 아니야.. 대체 왜..'


- 줄리앙 대체 무슨일이야 어떻게 된거야.


줄리앙의 연락을 받고 달려온 친구 샤를



- 하나코가.. 흑흑.. 떠나버렸어..


- 줄리앙.. 그건.. 내가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 샤를 너도 우리 부모님과 같은 생각이야? 하나코와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 그건.. 잘 모르겠지만 나도 너희 부모님과 크게 다르다고 할 수는 없어.. 넌 내 가족 같은 친구니까..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뭐든 도와 줄께. 말만해 다 해 줄께.


- 그래도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정말 고맙다. 지금 하나코가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을까?


- 욘국사람들이 강제 추방 당하지 않기 위해 어딘 가에 모여 있다고 들었어.


- 그런데 강제 추방 당하면 어디로 추방 당하는 건데? 전쟁 중인 욘국으로..?


- 욘국은 아니고 아마 쑨국으로 보내질 거야. 그나마 받아주는 나라가 쑨국이라고 하던데 거기 가면 가축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고 들었어. 가축 우리에서 재우고 가축이 먹다 남은 사료를 준다고..


-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얼마 전까지 우리는 모두 그냥 언어와 국적이 다른 친구였잖아.


- 뭐 따지고 보면.. 과거에 욘국인들이 제국시절에 저질렀던 일들이 있긴 하지. 아주 오래전 일이긴 한데..


- 안돼.. 그럴순 없어.. 하나코가 그런 일은 당하게 할 수는 없어.. 절대 안돼..




* * *



<욘국인들이 모여있는 지하실>



- 자~ 자 가지고 계신 귀중품들은 전부 저희에게 맡기세요. 안전하게 보관해 드립니다.


- 왜.. 그런.. 괜찮아요. 저는 보관 안해주셔도 돼요.


- 아가씨~ 욘국아가씨! 강제출국 당하고 싶어요?!


껄렁한 양아치 한 놈이 하나코를 향해 웃으며 다가온다.


- 그냥 다 줘버려요. 어쩔수 없어요 아가씨.


옆에 있던 다른 욘국인이 하나코에게 말한다.


- 이건 안돼요 이건 약혼자가 징표로 준거에요.. 한번만 봐주세요.. 제발요.


- 아니.. 우리를 무슨 나쁜 놈들로 만드네. 아가씨 우린 뭐 자원봉사해요? 우리도 남는게 있어야 할거 아니야!!


붉은 머리의 근육질 남자가 하나코의 목걸이를 거칠게 낚아챈다.


- 아앗~ ! 아..안돼~  흑..


- 오... 이건 금인가..?? 좋은데??


'줄리앙.. 어머니의 목걸이인데.. 미안해..'




브로커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 북부는 볼크가 점령했다더군..


- 역시 볼크는 타이밍이 좋아 그런데 라신연합이 가만히 있으려나?


- 볼크공화국쪽에도 쑨이랑 로스크가 있으니깐 세계대전 일으키고 싶지 않으면 어쩔 수 없겠지..


- 개고생은 라신연합이 다했는데 볼크는 거의 날로 먹었네. 그리고 점령지 욘국인들을 엄청나게 학살한다던데..


- 오래된 복수겠지 뭐.. 벌써 언제적이야 욘국이 잘나갔을 때가.. 지금의 욘국인들하고는 아무 관계 없을텐데 무슨 죄라고 잡아다 죽이고 난리야..  하다하다 생체실험까지 하겠다고 한다던데..


- 참내.. 욘국이 예전에 그 생체실험을 하긴 했었지.. 이걸 뿌린대로 거둔다고 해야되는건가 애매하네..



역사를 전공해서 생체실험에 관해 잘 알고있는 하나코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치를 떤다.


'그 생체실험을 다시 한다고..? 북부를 점령했다면 설마..'


북부 출신인 하나코는 가족들이 걱정되어 눈에서 주륵주륵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쟁과 평화 제1장 전쟁의 서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