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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파카 Nov 27. 2018

살기좋은 동네를 만드는, 식물의 힘

살기 좋은,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드는 작은 비법 




영화 <마이크롭 앤 가솔린>에는 다니엘과 테오라는 16살의 두 소년이 나온다. 긴 여름방학을 맞아 프랑스 전국을 누비는 로드트립을 계획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린 성장영화다. 고철상에서 주운 잔디깎이 모터와 널빤지로 만든 드림카(바퀴 달린 집)를 만들어 전국일주를 하겠다는 대책 없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다. 차는 일부러 집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래야 어른들의 눈을 피해 이 말도 안 되는 모험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 모든 게 완성이 되고 출발하기 직전, 테오가 꽃화분 두 개를 들고 와서 창문에 달아놓는다. 



다니엘 : "꽃이 좀 많지 않아?"

테오 : "아니야, 이제 좀 집 같아 보여." 



영화 <마이크롭앤가솔린>의 다니엘 / 집과 자동차를 합친 설계도를 만들어낸다.
영화 <마이크롭 앤 가솔린>의 테오 / 집의 완성은 꽃이지!
경찰에게 들킬뻔했으나, '어머 이건 찍어야돼!'


영화 <마이크롭 앤 가솔린>



테오의 말처럼 집 같아 보이는 '바퀴 달린 집'은 경찰에게 들킬뻔하지만, 얼른 바퀴를 숨기고 꽃화분을 앞세워 집 인척(?) 위기를 피했다.  화분이 있는 집, 누군가의 손길이 닿은 귀여운 집이라고 생각하는  낭만이 영화 속에서는 통한다.  




살기 좋은,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드는 

작은 비법


어떤 동네를 갔을 때 여기가 살기 좋은 곳인지, 그냥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인지, 잠깐만 둘러보면 알 수 있다.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고 싶고, 애정이 가는 곳이라면 아무렇게나 방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우리 동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예쁜 동네로 보였으면 싶고, 내가 매일매일 보내는 곳이니까 아끼는 마음으로 집을 대한다.

결국 그 동네를 사랑하는 사람이 많으면 자연스럽게 그 매력이 흘러나오는 것 같다.




제라늄 꽃화분을 가져와 달았던 테오처럼, 집을 집답게 만드는 방법은 다양하다. 처음 가봤지만 왠지 마음에 드는 동네를 여행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면 이런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왠지 그 집엔 좋은 사람이 사는 것처럼 느껴진다. 화분 하나가 주는 기쁨은 결코 작지 않다. 누가 선물해 줘서가 아니라, 내가 직접 고심해서 고른 화분을 내 공간에 두는 것은 생각보다 더 많은 '기분 좋음'을 전달해준다.


꼭 필요한 것만 두고 다 버리자는 미니멀 라이프가 한창 유행했을 때에도 식물은 제외대상이 아니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식물이 꼭 필요한 것인가? 어떤 유용함이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 식물은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은 삶의 균형을 잡는 데 꼭 필요하며, 동물과의 관계만큼 정신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도 별로 없다. 우리의 삶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본질적 가치와 의미를 더해준다. 





illustration by pengkim


우리가 살고 싶어 하는, 살기 좋은 동네는 어떤 모습일까? 또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그다지 좋은 동네가 아닌 것 같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어쩌면 매일매일 보내는 지금 이 공간에서 부터, 기분좋은 것들을 하나씩 채워가는 것이 시작이 아닐까.






"집안에 화분이 없다면 당장 구입하자.

많으면 많을수록 기분은 더 좋아진다."

<어바웃 해피니스> 어맨다 탤벗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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