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김파카 May 07. 2019

연애를 한다면 식물처럼

식물과 함께하면서 그들에게 배운 이야기


며칠 전 '마오리 소포라'라는 식물을 사 왔다. 야생화는 처음이지만 식물은 좀 안다고 자신만만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뿌리를 잘 알지 못해서 죽게만들었다. "물은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게 주세요. 쎈 햇빛은 싫어하는 데 음지는 안돼요." 의례적인 관리법을 대충 듣고서 사무실에 들고 왔다. '야생화가 이렇게 까다로워도 돼?'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며칠 뒤 점점 시들어가는 소포라를 보면서 그제서야 얘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씩 찾아보았다.



뉴질랜드에서 옴,

야생화,

작은 잎을 가진 식물이라 세심한 배려가 필요,

바람을 좋아함,

과습은 싫어함,

하지만 물때를 놓치면 회생불가.



물 때를 놓친 걸까
말라버린 가지를 잘랐다.
너는 나의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바람도 잘 불고, 나무그늘이라 적당하 반양지인 곳에 두었다.

하지만 왠지 더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햇빛은 쎄지않고, 음지도 아닌 그런 곳. 여기잖아!



그리고 아무리 극진히 보살펴도,

뿌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너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






어린왕자가 꽃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아니?"

그리고 꽃은 이렇게 말한다.

"몇 해 전에 봤어. 하지만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몰라. 그들은 바람 부는 대로 흘러가거든.

뿌리가 없어서 찾기 힘들 거야."



뿌리는 그 식물의 모든 것을 만든다.

사람에 비유하면 성격, 특성, 정체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둘은 공통점이 있다.

1. 눈에 보이지 않는다.

2. 대대손손 전해져 내려오는 특성을 갖고 있다.

3. 쉽게 변하지 않는다.

4. 알듯 잘 모르겠다.



이것은 마치 연애와 비슷하다.

아니 그냥 모든 사람관계와 똑같다.

그 사람의 뿌리를 알지 못하면 모든 행동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연애시대, 쏭북>이라는 책에 눈길을 끄는 문장이 있었다. (드라마 '연애시대'를 소재로 연애의 모든 것을 담은 에세이 소설과 음반을 묶은 책이다. 식물처럼 연애를 키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안에 내용을 보니 무슨 말인지 조금 이해가 된다.


연애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목적을 추구하는 솔직한 연애.
과정을 신뢰하는 침착한 연애.
전자는 동물의 연애이고,
후자는 식물의 연애이다.
전자는 '연애'이고, 후자는 '연애주의'이다.


"식물처럼 연애하라"



예쁜 모습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힘들 때도 지켜봐 주는 것.

뿌리를 내리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과정을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 식물처럼 연애하는 마음이다.



+

그리고 사실,

애써 노력해도 그냥 나랑 잘 안맞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나랑 잘 안맞는 식물도 있는 것 같다.





식물 키우는 디자이너, 

잼프로젝트 디자인 작업 구경하기



이전 09화 느린 방법이 가장 빠르다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식물킬러를 위한 아주 쉬운 식물책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