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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쫑쫑 May 25. 2020

나는 왜 다 갖지 못하는가

나는 나를 잘 알고 있을까.

SNS를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자꾸 남의 인생 기웃거리다 보니 정작 내 인생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으면 수없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나보다 잘 사는 친구, 마냥 행복해 보이기만 하는 친구, 내가 갖고 싶은 걸 가지고 있는 친구 등 부러움의 감정이 폭발한다. 분명 알고 있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도, 모두가 보이는 것만큼 행복하지 않다는 것도.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니까. 하지만 아무리 알고 있어도 보고 있는 그 순간엔 이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더 갖고 싶고, 더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뿐이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나있는 나를 발견할 뿐이다.


요새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감정은 질투이다. 나는 원래 다른 사람의 인생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지금까지 크게 부러워하는 사람도 없었고 항상 나나 잘 살자고 생각하며 살았기 때문에 질투를 못 느끼며 아니 안 느끼며 살았다. 아마도 내 인생에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요샌 좀 다르다. 불쑥불쑥 부러운 사람이 생기고 갖고 싶은 것도 많아지며, 예전과 좀 다른 나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예전에는 질투도 심하고 욕심도 많았다. 갖고 싶은 것은 가져야 직성이 풀렸고 가지지 못하면 밤새 울기도 했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대학교를 서울로 오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시골이야 잘 산다 못 산다 해봤자 그렇게 많은 차이도 없고 우리 집이 그렇다고 못 살지도 않았으니 그 안에서야 내 욕심은 충분히 채워졌었다. 하지만 서울로 오면서 나보다 잘 사는 애들은 수없이 많았고 내가 다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며 엄청난 무기력에 빠졌었다. 그때 '나는 왜 다 갖지 못하는 가'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었다. 내 기억으로 그런 고민을 약 1년 정도 했었던 거 같다. 구체적인 고민들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때 그런 고민들이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는 법을 알려준 게 아닐까? 


나는 질투나 욕심의 감정이 들 때면 잘 알아차리도록 꾸준히 노력 중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들 때면 왜 그런 감정이 생기는 걸까? 혼자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머릿속에서 그런 생각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이런 생각들을 없애려고 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이런 감정들을 컨트롤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며 좀 예민하게 군다. 


나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나와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나와 마주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좋지 않은 감정에 대해서는 더더욱. 감정을 스스로 속일 수도 있고, 감추고 싶은 모습은 꽁꽁 싸매 둔 채 무시할 수도 있다. 또한 너무 관대해지거나 너무 엄격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자기 자신을 알려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런 감정으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운 순간이 올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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