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 달 살기: 그 후의 삶이 궁금한 분들에게
2009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한 달 살기’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시절에 나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최소 한 달 이상 머무는 여행을 떠났다. 그때 나는 그 여정을 ‘생활해 보는 여행,’ 즉 생활여행이라 이름 붙였다. 당시 주변 사람들은 어학연수도 아니고 일반적인 여행도 아닌,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모호한 여정이라며
만류했다. 스펙을 쌓고,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대외활동을 하며 이력서 줄을 차곡차곡 채워가야 할
시기였지만, 조금 소심하고 조금 더 무모했던 대학생 나는 어학연수와 한 달 살기를 결합한 생활여행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여행은 내 삶 최고의 경험이었다.
생활여행을 다녀온 지 어느덧 15년이 흘렀다.
그때의 경험은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한 달 살기는 지금 더욱 시의성을 갖는다.
당시 막연히 궁금하고 두려웠던 미래에 도달한 지금, 그 여정에 대해 더 깊이 있는 후기를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시간을 두고 돌아보니 그 여행이 내 삶에 남긴 흔적이 더욱 뚜렷해졌다.
그 시절, 미래가 두렵던 과거의 나에게 답해주는 마음으로 그 여정을 글로 풀어보고자 한다.
이 글이 한 달 살기, 혹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도전을 꿈꾸지만, 주변의 만류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분들께 전해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