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2 – 불씨
광장은 폭발 직전의 압력을 품고 있었다.
재개발 찬성파 상인들과 보존파 예술가들은 서로를 마주한 채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양측의 숨소리가 서로의 뺨을 스치는 듯 거칠게 부딪혔다.
그 몇 발짝의 거리는, 불씨 위에 얹힌 마른 장작처럼 성냥불 하나로도 전부 타오를 수 있는 거리였다.
찬성파 상인: “건물 부수면 손님이 늘어!”
보존파 예술가: “그 손님들이 우리 가게를 찾는다는 보장이 있어?”
찬성파 상인: “보존? 낭만이지! 먹고 사는 게 먼저야!”
보존파 예술가: “낭만이 없으면 이 골목은 그저 벽돌 더미야!”
목소리들이 서로의 고막을 찌르며 얽히고, 발걸음이 천천히 전진했다.
거친 호흡과 날카로운 시선이 얽히는 그 순간, 미라뉘주가 천천히 군중 속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발걸음은 놀랄 만큼 조용했으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말을 멈췄다.
그는 군중의 정중앙, 찬성파 한복판에 멈춰섰다.
미라뉘주: “재개발에 동의하면, 새 상권의 첫 자리를 너희에게 준다.”
순간, 수십 개의 시선이 그에게 향했다.
찬성파 상인: “그걸 누가 보장하지?”
미라뉘주는 고개를 천천히 돌려 질문의 주인을 바라봤다.
발밑의 그림자가 길게 뻗어 그 상인의 발목을 감싸듯 스쳤다.
미라뉘주: “내 그림자가 닿는 곳은 내가 지킨다. 그리고 그 자리… 이미 내 손 안에 있다.”
그의 말과 함께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찰나의 정적 뒤에, 찬성파 사이에서 미묘한 공기가 흘렀다.
주먹을 쥐는 손, 고개를 끄덕이는 얼굴, 그리고 보존파를 향해 좁혀지는 간격.
그들의 눈빛 속에는 이미 결심이 뚜렷하게 담겨 있었다.
보존파 예술가: “뭐야… 왜 저 사람들 눈빛이 저래?”
보존파 쪽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이 퍼졌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천천히 자신들을 밀어내고 있는 듯했다.
어둠의 군단이 발밑에서 소리 없는 파도처럼 번져나가, 찬성파의 마음을 단단하게 묶어 두고 있었다.
멀리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논알콜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논알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어.”
픽스(목소리를 낮추며): “방금 누가 광장의 공기를 완전히 바꿔버린 것 같아.”
두 사람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러나 이내 서로의 눈빛을 확인하듯 바라보고,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논알콜: “가자. 웃는 쪽이 이기는 거니까.”
그들의 발걸음이 다시 광장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들이 모퉁이를 돌기 직전, 골목 끝에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미스터 스트라이프.
그는 가로등 불빛 아래 몸을 기대고 조용히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목이 짧게 홱 돌아가고, 어깨가 두 번 움찔한다.)
미스터 스트라이프: “크흠—”
손가락이 불규칙하게 세 번 떨린 뒤, 그 움직임이 멈췄다.
그의 시선이 논알콜과 픽스에게 꽂혔다.
미소도, 말도 없었다.
그저 두 사람의 걸음을 끝까지 따라가고 있었다.
광장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그러나 그 시선 속에서만큼은 묵직하고 길게 이어지는 정적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