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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여행을 가면 꼭 해야 할 일

두 번째 : 페리 타고 빅토리아 섬 투어하기

by 가리영

밴쿠버 여행 중이라면 빅토리아 섬 투어를 추천한다는 지인 언니의 말에 우리는 밴쿠버에서 빅토리아 섬으로 가는 페리를 예약을 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저녁 늦게 나오는 배를 예약한 후 다음날 새벽에 잠이 든 아이들을 깨워 렌터카에 태웠다. 밴쿠버에서의 떠오르는 아침 일출을 보려나 했는데 역시나 짙은 회색빛 하늘로 해는 가려진 채로 떠올랐다.


수많은 차들을 교통정리를 해주는 안내자에 따라서 차례대로 페리에 올라타게 되었다. 드디어 배가 출발하고 우리는 머물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아침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페리에 타자마자 조식을 먹으려고 줄을 서 있었다. 평소 아침밥을 안 먹는 아들은 자기도 조식을 먹고 싶다고 졸랐고 사람들이 먹는 것을 보니 감자튀김 케첩 계란프라이 소시지 빵 그리고 커피가 캐나다인들의 아침식사였다.


좀 기다렸다가 더 맛있는데 가서 먹자라고 아들을 달래며 우리는 배 이곳저곳을 구경해 보았다. 뱃멀미를 걱정했는데 남편은 배가 커서 멀미는 안 할 거라고 말해주었고 다행히도 페리가 크고 파도가 없어서 파도에 흔들리는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배 갑판 위에서 하늘을 보니 여전히 짙은 구름이 낀 하늘이었다. 이번 여행은 파란 하늘 한 번 보지 못하고 가는 건가... 하는 착잡한 마음에 휩싸였다. 그래서 10월의 캐나다행 비행기 값이 싼 거였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빅토리아 섬에 도착했다.


배고프다는 아들을 달래며 도착한 빅토리아 섬의 유명함 쨈~ 브런치 가게는 이미 사람들이 오픈런을 한 상태였고 우리는 대기를 하며 기다렸다.


외국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중년의 커플이든지 젊은 커플이든지 서로가 앉아서 볼을 맞대고 키스를 하는 장면이 자주 보였다. 외국인들은 결혼 생활을 해도 로맨스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내 옆에서 쪽쪽 거릴 때면 나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몰라 내 얼굴이 빨개져있곤 했다.

남편에게 장난으로 우리는 로맨스적인 부부야? 아님 의리로 사는 부부야?라고 물어보니 부부끼리 뭐 그런 걸 바라 의리지 가족은 가족인 거야 라는 초치는 소리를 했다.


그렇지 우리는 가족이지.. ㅎㅎㅎㅎㅎ


달콤 짜릿한 연애를 결혼 후에도 즐기는 그들의 로맨스적인 부부관계를 보면서 우리와는 다르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 (나도 로맨스적인 부부관계가 좋은데 사실... 남편이 가족이라고 하니 가족으로 살아야지...)




그렇게 들어간 브런치 가게에서 우리는 무엇을 시켜야 하는지 당황스러웠다.

왜 이곳은 어딜 가나 어떤 메뉴인지 사진이 없는지 영어글씨로는 도저히 어떤 음식이 나올지 상상이 안된다. qr코드로 들어가면 보이는 곳도 있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귀찮아 각자 먹고 싶은 걸 아무거나 시키고 보았다.


디저트처럼 간단하게 나올 줄 알았던 초코핫케이크는 산더미처럼 꾸덕하게 쌓여 팬케이크 위에 어마어마한 칼로리의 초코시럽으로 토핑 되어 족히 3일은 나눠먹을 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기도 전에 보기만 했는데 질려버린 비주얼..

그리고 매번 브런치를 먹을 때마다 느끼지만 참 별 거 없는 게 왜 이리 비싼 건지 그리고 이들은 진짜로 계란과 감자 빵 소시지만 먹고도 건강한 건지 궁금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 가서 제발 나도 야채 좀 주세요라고 말하면 감자를 왕창 준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길쭉한 감자튀김 아니면 뭉쳐서 만든 감자튀김. 네모난 깍두기 감자튀김, 아무튼 이들에게 야채는 무조건 감자인 것이다.


이제는 여행에서 블로그 검색을 하지 않기로 해서 인지 도저히 어딜 가야 할지 계획이 없는 마통가족

계획도 없지만 어딜 가야 하는지도 모를 빅토리아 섬 여행이었다.

남편은 가볼 만한 곳을 어서 찾아보라고 하고 급하게 검색한 후 고풍스러운 성이 있다는 해 틀리 성을 말해보았다. 대학교와 함께 있는 해 틀리 성에는 거대한 나무들이 조경으로 있었다. 족히 아파트 7~8층을 될 높이의 나무들이 웅장하게 있어서 보는 내내 감탄이 나왔다. 나무가 이렇게 클 수도 있구나


크게 태풍이나 자연재해가 없기에 그리고 우기에는 비가 자주 오기에 나무들이 무한대로 높이 자란다고 한다. 여행을 가기 전에 캐나다에 어마어마한 산불이 나서 걱정했다고 하자 지인은 "어 그렇게 나무가 불탄다고 해도 한 3년이면 또 쑥쑥~~ 커 있어. 자연조건은 아주 최고인 나라야 그래서 산불이 나도 많이 걱정 안 해 산불이 나면 그게 또 거름이 돼서 나무들이 다음에 더 잘 자라."라고 말해주었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 거 아니라더니 풍족한 자연의 나라인 캐나다 산불도 걱정 안 해도 되는 일이었다.

성은 너무 아름다웠고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행복했던 건 드디어~~ 드디어!!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얼마 만에 보는 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는 구름이던가. 그간의 나의 우울한 마음마저 사라지는 이 청량함

어찌나 반가운지 폴짝폴짝 뛰어다니게 되었다. 남편이 잔디밭을 뛰어다니면 안 돼!!라고 나에게 외쳤고 나의 발바닥은 온갖 개똥과 구스 똥 범벅이었다.

캐나다는 초록의 잔디가 아주 많아서 남편에게 이곳의 싱그러운 초록 잔디들이 너무 아름다워!~라고 말했더니 남편이 말한다. 우리나라 잔디처럼 생각하고 막 앉고 걸어 다니지 마 개똥천지야. 잔디밭에 똥이 엄청 많아!! 낭만적이게 생각하면 안 된다! 역시나 한 걸음 걸으면 똥.. 마이웨이로 자기가 가는 길이 곧 길이다 싶은 둘째 딸의 신발 바닥에도 온갖 똥이 다 묻어 있었다. 풀도 나무도 잘 자라는 데는 온갖 똥도 한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성을 둘러본 우리는 빅토리아의 국회의사당 투어를 가보았다. 해설가가 있어서 국회의사당 안의 이곳저곳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물론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지만... 국회의사당 앞의 전경은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이며 아름다웠고 물분수에서 아이들은 신이 나 분수의 물줄기에 따라서 소리를 지르며 놀기도 했다. 6시가 되면 전등이 들어오고 불빛이 들어온 국회의사당 건물은 너무 아름다웠다.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고 우리는 다시 페리를 타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빅토리아 섬은 밴쿠버에서도 우리나와 같이 제주도식의 관광지라서 그런지 팁을 줘야 하는 % 퍼센트도 더 높았고 물가도 비싼 편이었다.


그러나 그토록 기다리던 햇살 가득의 파란 하늘과 이국적인 풍경을 만나 오래 기억에 남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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