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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고속도로에서 찾기 힘든 게 있어요.!!

여행 가기 전 꼭 알아야 해요.

by 가리영

밴쿠버 인들의 휴양지 휘슬러에 가기로 한 날


밴쿠버에서는 2시간 정도가 걸리는 캐나다인들의 휴양지 휘슬러 ,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동계올림픽 장소로 유명하다. 밴쿠버에는 김연아가 금메달을 딴 아이스링크장도 있었고 휘슬러는 스키장과 동계올림픽을 한 경기장들이 있다고 했다. 휘슬러를 가는 여정과 일정은 전혀 계획에 없었고 처음 가는 곳이어서 인지 캐나다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고 기억에 남는 곳이다. 거기에 더해져 오래 잊지 못할 일이 또 생기게 되었다.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화장실 소동으로 곤욕을 치른 나는 그 뒤로 절대 물을 한꺼번에 먹지 않겠어!라고 다짐을 했지만 또다시 반복되는 화장실 소동은 바로 휘슬러가는 날 생기게 되었다. 왜 자꾸 물을 많이 먹냐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레몬수를 500ml 먹으면 간 해독이 되고 몸이 재생이 된다는 의학상식에 일어나자마자 레몬수를 만들어주는 캐나다 젠틀남 덕분이었다. 레몬수를 먹으니 피부도 맑아지고 눈도 덜 피곤하고 정말이지 디톡스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문제는 남들보다 작은 나의 소변통 : 방광이었다. 분명 화장실을 다녀왔는데도 몇십 분이 안 돼서 남아있는 수분들이 분출을 해야 한다면 난리였다.

(평소 성인의 수분 섭취 후 수분 배출 시간은 1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신장이 약한 집안 내력상 30분씩 3번을 가는 편이다.)


휘슬러로 가는 길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이런!! 우리나라와 달리 캐나다에는 없는 게 있다.


바로!! 고속도로

휴! 게! 소!

그러니까 화장실도 없다. 잠깐 쉬어가는 곳도 없다. 분명 잘 모르겠는 영어표지판에는 여기서 이곳으로 나가면 주유소도 박물관도 공원도 화장실도 카페도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새로운 도시에 대한 안내 표지판들이었다. 이곳으로 나가면 새로운 도시가 있는데 거기에 이런 게 있어 그러니 도시에 가서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해!라는 표지판. 두 번이나 남편을 졸라서 나가보면 생판 모르는 도시들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고속도로를 타기를 반복.... 남편은 슬슬 또 나 몰라라 하기 시작했다...



여보.. 나... 노상방뇨.. 하면 안... 되겠지?.....

(다리를 꼬고 허벅지를 비틀어 짜며 입술을 부르르 떨면서 말해본다.)


그러니까 여기는 자연을 아끼는 나라고 사랑하는 나라여서 내가.. 저 나무 숲에 가서.... 그러니까.. 그러면..

나 잡혀가겠지?.... 화장... 실... 어디 있어? ㅠㅠ 나... 나... 올.. 거.. 같아...


울기 직전이었다. 나는 여벌옷도 없는 40대 아줌마 아닌가...

한 참을 식은땀을 흘리고 가다 보니 무엇인가 나왔다!! 어랏!! 사람들이 쉬고 있다.

간이 햄버거 집!! 옆에 보니 작은 화장실도 있다!!


겨우 찾은 휴게소에서 이제야 웃어본다. 아들 사진도 찍어주고.. 휴 살았다..


미라클!! 유레카~~!! 할렐루야!! 겨우 살았다. 휴게소는 없지만 정말 드물게 하나의 식당 정도는 길 옆에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햄버거나 감자튀김 그리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었다. 감사하게도 무료 화장실도 있었다.. 그곳이 없었다면... 아 아찔하다....


우리나라는 얼마나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는 나라인지 감사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1시간 정도면 휴게소가 하나씩 준비되어 있고 그곳에는 맛있는 핫바와 소떡소떡이 있고 편의점도 있고 화장실, 주유소 없는 게 없으니 얼마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편리하기만 한 나라이란 말인가.. 대한민국 만세이다!


그렇다 캐나다 사는 j 언니가 말했던 거 같다. 언니의 아들들을 한국에 가면 체험시켜주고 싶은 게 바로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라고! 실제로 고속도로를 타보니 휴게소 즐거움이 없다. 캐나다에 가서 소떡소떡에 알감자에 오징어를 구워서 팔면 대박이 나려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휴게소 시설을 고속도로에 오픈한다면 이건 바로 떡상감이다. 그러나 자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나라는 분명 시설허가에 대해서 까다로울 것이다.! 아무튼 그렇다고 들었다.



다음 캐나다 여행에서는 고속도로를 탄다면

무조건 물을 마시지 말고 탈 것!


기억하자! 캐나다에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없다.

그러나 고속도로 옆 하천에는 곰이 거슬러 오르는 연어를 잡아먹으려고 서 있는 장면은 볼 수 있다!

휴게소를 설치하면 곰이 오려나.. 아뿔싸.. 이제야 휴게소가 없는 이유를 알겠다..


손바닥보다 더 큰 캐나다 단풍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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