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플레이어 대신 팀플루언서를 육성하라
경영관리와 리더십의 저명한 연구자인 켄 블랜차드(Ken Blanchard)의 상황적 리더십은 부하 직원의 성숙도(처음에는 Maturity로, 나중에는 Development level, Readiness로 수정)를 상황 변수로 하여 리더의 행동 수준을 결정한다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의지와 역량이 기대에 못 미치는 부하는 지시하고, 참여하도록 하고, 코칭해야 하는 반면, 의지와 역량이 출중한 부하에게는 그냥 믿고 맡기라는 것이 핵심이지요. 기존 리더십 이론이 리더의 특성이나 행동에 초점을 맞춘 반면, 상황적 리더십은 부하의 역량, 의지 등에 따라 리더십 행동의 개입이 달라질 수 있다는데 특징이 있습니다.
필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의지와 역량이 출중한 스타 팔로워는 또 다른 리더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그를 수많은 팀플레이어 중 하나로 여기지 말고, 팀플루언서로 육성할 수 있도록 권한 위임, 자원 지원, 제도 보완 등을 하라는 것이지요.
여기서 팀플루언서(Team-Fluencer)란 팀원들 중 강력한 영향력(Influence)을 발휘하는 팀플레이어(Team-Player)를 지칭하는 신조어입니다. 누가 만들었느냐고요? 당근 필자입니다...(그래서 브런치 북 네이밍을 지극히 개인적인 리더십 이야기라고 명명했지요 ㅎㅎㅎ)
로버트 켈리 교수의 팔로워십 이론을 적용하여 팀플루언서의 위치를 한 번 지정해봤어요
팀플루언서는 소위 스타 팔로워이지요. 이들의 특징은 독립적 사고와 Active한 참여로 리더를 리드하는 역할까지 수행합니다. 차세대 리더감들입니다. 그 바로 옆에 팀플루엔자는 소외형 팔로워 유형입니다. 인플루엔자(독감)처럼 늘 안좋은 영향력으로 조직을 감염시킵니다. 팀플루언서 밑에 디플루언서는 뭐든지 시키면 잘하는데 자기 생각을 삭탈(de-)해버린 수동형 팔로워를 말합니다. 소위 예스맨들이죠. 빨간원의 무플루언서는 무관심형 팔로워들이죠. 생각도 없고 행동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스타 팔로워 즉, 팀플루언서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조직장의 권한 위임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JAHA 족(자기 아니면 회사 안 돌아가 종족)들이 많아서 자신의 권한을 누군가에게 눈곱만큼이라도 떼어주는 것을 싫어하지요. 많은 경영관리 서적들이 위임을 해야 하네, 책임을 분산해야 하네 어쩌고 떠드니까 어쩔 수 없이 흉내를 내는 사람들은 있지만 실제 권한 위임, 책임 분산은 지난 30년 동안의 직장생활 동안 도통 목격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왕 권한 위임을 할 때는 대범하게 하세요. '진정성 있는' 권한 위임이 되어야 팀플루언서가 만들어지는데, 어떤 이들은 권한을 줘놓고 옆에서 전전긍긍합니다 ㅉㅉ.
왜요?
참견하고 싶으니까...
또,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마음이 협소한(?) 조직장의 경우에는 자신의 권한이 쪼그라드는 것에 대하여 매우 민감해하고 근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리더 여러분, 걱정하지 마세요... 조직장이란 자리는 언제든지 팀플루언서들을 평가, 전보, 심지어는 해임까지 시킬 수 있는 공식적 영향력과 파워가 주어져 있잖아요.
맡기기 전까지는 숱하게 고민하고, 한 번 맡겼으면 끝까지 믿고 가보는 게 필요합니다. 조직장 들은 그들의 과업 성과를 보고 나중에 그 권한을 다시 회수할지, 계속 맡길지 결정하면 되는 겁니다.
그렇게 팀을 몇 명의 스타 팔로워들의 영향력으로 채워놓고 리더는 그냥 놀면 됩니다...
아니, 놀면 안 되죠... 월급 받는데.
어쨌건 겉으로는 노는 것처럼 유유자적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이죠. 정중동이라고, 호수에 품위 있게 떠있는 오리가 수면 밑에는 열심히 발을 놀려 헤엄치듯이, 리더는 팀 내 스타 팔로워들을 관찰하고 일들을 조율하는 일을 하면 됩니다.
그렇게 자신이 주어진 권한을 활용하여 다른 팀원들에게 영향력을 잘 행사하게 되면 그들은 팀플루언서이고 이미 리더십 연습이 되는 것이죠. 굳이 리더십 이론을 달달 외울 필요가 무어 있겠어요? 직접 리더의 역할을 체험하게 하면 될 것을...
칭기즈칸의 부대에서는 이러한 팀플루언서 역할을 하는 8명(이들을 4구 4중으로 부름, 즉 4마리의 개와 4마리의 말)의 강직한 부하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8명의 팀플루언서들이 각각 또 다른 8명씩의 팀플루언서들을 마찬가지로 육성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이러한 인재관리 시스템이 결국 세계를 제패하는 원동력이 된 것은 아닐까요?
- 9월 용모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