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외국인 노동자의 일기 Day-7
비는 오지 않았지만 날씨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스탠리 파크를 갈까 하다가 날씨 좋은 날로 미루고 바다를 향해서 달렸다. 나침반처럼 방향만 설정해서는 무작정 달리니 멀리 바다가 보였다.
바다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길로 스쿠터를 타고 달렸다. 달리다 보니 어느새 파란색 하늘이 보이며 날이 개었다. 1시 반에 중고거래가 있어서 다시 다운타운으로 돌아오는 길에 롭슨 스트릿을 지나쳤는데 브라를 입지 않은 여자와 브라를 입은 남자들이 시위 중이었다. 역시 캐나다인가.
씽씽이도 운동이라고 목이 말라 기념품 가게에서 기념품과 물 한 병을 샀다. 숙소에 돌아가 킥보드를 두고 나오는데 중고 거래 시간에 딱 맞게 도착했다. 거래는 드라이기와 후드 집업이었다. 다행히 거래한 사람이 좋은 분이었어서 워홀 관련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결과 거주 이동은 하지 않는 걸로 결정했다. 거주이동 하기엔 1년이란 시간은 짧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배가 너무 고파 피자를 사 먹었다. 큰 피자 2조각과 콜라에 5달러 정도라 지나갈 때마다 눈여겨본 가게였다. 오늘은 원래 점심 굶는 날인데 운동한지라 배가 너무 고팠다.
저녁 8시 반에 호스텔에서 하는 무비 나잇 이벤트에 참가하려고 룸메들과 약속했기 때문에 오후에는 숙소에서 푹 쉬었다. 그런데 무비 나잇이 알고 보니 호스텔에서 진행하는 게 아니라 다른 호스텔에서 진행하는 것이었다. 우린 그래도 가기로 결정했고 룸메의 친구와 함께 갔다. 이 시간엔 항상 호스텔에 누워있거나 지쳐 잠들었거나 둘 중 하나라 해가 지고 밖에 나온 적은 처음이었다. 치안에 대해 아직 감이 잡히지 않아 두려웠지만 친구들이 있기에 나설 수 있었다.
영화는'I TONYA'였다. 자막 없는 영화라 대사가 길어지면 잘 이해는 못했지만 영화의 60% 정도는 잘 이해한 거 같았다. TONYA를 보고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겼다. 알바 자리 없으면 뭐 어때, 타냐처럼 스케이터 선수에서 격투기 선수로 전환하면 되는 일 아닌가.
일행 중 이태리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과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삶이 피곤해서 캐나다에 일하는 게 궁금하다고 말하니 자기도 이태리에서의 삶이 싫어서 호주에 정착해 학교를 다녔다고 했다. 그리고 영화를 볼 때 자막을 없이 보는 게 공부에 되는지 물어보니 처음에는 자막을 넣어서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고 그다음에 자막 없이 한번 더 보는 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