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어느 날의 기억

by 초이

새벽 5시 반에 오픈하는데 문을 열자마자 엄마와 아들이 찾아왔다.


쇼케이스를 둘러보며 주문하기 전 고민하는 시간을 갖으며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길래 한국인이 이 시간에 밴쿠버 구석의 다운타운에 오다니 무슨 일인가 싶었다. 먼저 한국어로 대화를 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한국어로 응대했다. 어머니는 커피와 아이는 녹차라테로 주문받았다.


그리고 매장은 조용했기에 그들의 대화가 들렸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빠가 이렇게 새벽 타지에서 고생하니 공부 열심히 하란 내용이었다. 아들의 뾰로통한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의 아버지가 들어와 그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아버지는 매장 오픈 시간에 자주 오시는 분이었다. 속으로 한국 분이신가 긴가민가 했지만 별 말을 안 하시길래 나도 특별히 한국어를 쓰진 않았다. 워낙 중국인이 많은 밴쿠버라 외향만 보고 국적을 분간하기 힘들기 때문에 밴쿠버에 있는 한 아시아인에게는 영어를 썼다.


항상 오셔서 커피와 간단한 쿠키나 브라우니를 드시는 분이라 가끔 머핀도 추천하기도 했다. 그분의 가족과 마주한 이 후로 근방에서 진행되는 공사가 마무리되었는지 더 이상 오시지는 않으셨다.


레스토랑에서 서버로 일할 때는 한국 식당이라 가족단위의 손님이 많이 찾아왔다. 일하는 초반에는 가족단위의 손님이건 그냥 너무 바빠서 손님들 관찰할 짬이 없었다. 어느덧 일이 익숙해지니 손님들을 지켜볼 수 있었다. 한국식당이지만 어찌 된 것이 중국인 손님들이 태반이라 영어를 쓸 수밖에 없었다. 이 가게는 맛도 있는데 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서 이미 중국인들 커뮤니티 사이에선 입소문이 난 것 같다.


어느 날 중국인 가족이 왔는데 이상하게 그 날따라 울컥했다.


아직 손님이 몰리지 않는 시간이라 눈물이 쏟아질 뻔했다. 가족들과 외식한 지 어느덧 1년 정도 된 것이었다. 생각보다 가족과 떨어져 잘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가족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렇게 치밀고 들어와 애정과 아픔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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