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 동안 오랜만에 교육을 수강했습니다. 이번에 받은 교육이 추후에 업무에 적용될 수도 있지만 당장 저의 직무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분야는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올해 초 당당하게, 2주 동안의 교육을 신청하였고 교육 기간 동안 교육과 업무를 함께 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해요. 특히 본연의 업무를 하면서 교육을 수강했던 경험은 정말 특별했습니다. 직장인과 학생의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했던 경험들을 한 번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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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 신청(2월)
올해 초 사내 게시판에서 데이터 교육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공지를 확인했습니다. 공지를 보는 순간 마음속에 도전의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교육 기간을 고민하던 중 5월쯤이면 괜찮겠다는 생각에 해당 교육 5 차수를 신청했습니다. 제가 신청한 교육은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 기초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었고 세부적인 과목으로는 파이썬과 머신러닝 기초였습니다. 파이썬과 머신러닝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분야였지만, 저에겐 낯선 분야였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알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6시간씩 근무시간에 공부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강제성과 책임감도 부여되어 학습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2. 데이터 교육 시작(5/24~6/4)
연초에 교육을 신청한 뒤 4개월이 지날 무렵 저는 교육 신청했던 것을 잊고 있었는데요. 5월의 어느 아침, 5월 5 차수 반이 개강하게 되었다는 알림 문자와 함께 저는 5 차수 교육생이 되었습니다. 데이터 교육은 하루에 6시간 or 7시간을 온라인으로 교육을 수강해야 하는 것이었으며 매일 아침 Quiz 및 워크숍도 진행해야 하는 교육이었습니다. 또한 마지막 최종 Test 및 전체 과정에서 80점 이상 획득해야 수료를 할 수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수료의 기준을 확인하고 나니 다시 한번 제대로 이번 교육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수료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3. 교육이 쉽지 않더라(feat. 내 업무)
설렘 반, 걱정 반과 함께 1일 차 수업인 파이썬 기초 수강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2시간 정도 교육을 듣고 있던 무렵, 업무전화가 왔습니다. 전화 알림이 울리는 순간, 저는 '해당 교육은 off-duty이기 때문에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그래도 전화는 받아야지'라는 생각을 동시에 떠올렸습니다. 다행히 교육 초반이기 때문에 전화를 받기도 결정하였는데요, 금일 내에 처리가 필요한 업무와 함께 전화를 종료했습니다. 이후에도 저에겐 교육시간이었지만, 사실 다른 동료들과 파트너들에게는 업무시간이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업무전화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교육을 온전하게 집중하기 어려웠고, 업무와 함께 교육을 수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4. 스트레스가 생기더라
지속적인 업무 전화와 함께 월말 마감기간이 교육기간과 겹치면서 교육과 업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하면 할수록 교육과 업무 모두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나만 했으면 제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인데 두 가지를 왔다 갔다 하며 처리하다 보니 둘 다 놓치는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업무시간에 교육을 받기 때문에 교육이 종료되는 시간부터 저는 하루 동안 쌓인 업무를 마무리해야 했으며, 완료하지 못한 업무들은 주말로 미뤄 주말에 처리했습니다. 교육의 5일 차가 지날 때에는 계속해서 무엇인가에 쫓기는 기분이었고 마음 한 편으로는 "포기하고 그냥 편하게 지내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여러 번 떠올랐습니다.
5. 그럼에도 끝까지
2주의 교육기간 동안 교육이 6시에 종료되면 미뤄왔던 저의 업무를 시작하였고, 업무를 마무리하면 다음날 아침 Quiz를 준비했습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조금씩 지쳐 힘들어질 때마다 머릿속에는 이따금씩 그만하고 싶은 생각도 자주 떠올랐습니다. 그럼에도 누구의 권유가 아닌 저의 선택으로만 이루어졌던 교육이기에 완료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 더 컸습니다. 그리고 최종 Test에서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제가 교육기간 동안 보고, 듣고, 외웠던 것들은 분명 소멸되지 않고 저의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조그마한 기대도 있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완벽해지고 싶은 마음을 조금 내려놓기로 하였습니다. 업무와 교육 동시에 진행하면서 둘 다 완벽하게 진행하지 못하는 저의 모습에 실망하여 스트레스를 받는 날들이 많았는데요. 특히 교육에 있어서, 한 번에 완벽해질 수 없으니 익숙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서 해당 교육과 낯선 것들을 즐길 수 있는 기회의 시간으로 바꿔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마치며
며칠 전 금요일 다사다난했던 2주 동안의 교육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끝까지 이탈하지 않고 최종 Test까지 마무리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교육의 이수와 불합격은 2주 정도 뒤에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최종 결과는 덤덤하게 기다려보고자 합니다.
교육의 이수 완료라는 최종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저에게 이번 교육은 아래 4가지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첫째,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프로그래밍 코드를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스트레스가 발생했을 때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저의 성장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세 번째, 제가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저에게 녹아들 텐, 완벽하지 않더라도 조급해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배웠습니다.
네 번째, 분명 어려움도 있겠지만 기회가 왔을 때는 교육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잡아 학습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주위에 종종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저는 길지 않은 2주였음에도 여러 감정을 느끼며 쉽지 않은 시간을 겪었습니다. 꾸준하게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게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업무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학습하고 공부하고 계시는 분들을 조심스럽게 응원하며 오늘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