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책살롱 김은정 Mar 27. 2022

[고.그.담 7]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자신감 상실에 대한 고민 <토토와 오토바이>

고그담(고민을 그림책에 담다) 일곱 번째 사연은 자신감이 상실의 고민입니다.      

   

Q.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도 몰라요. 갑자기 휴일이, 쉬는 시간이 주어져도 갈 데도 없어요. 휴가가 있어도 어딜 가서 쉬어야할 지 모르겠어요. 친구들은 ‘유럽 5개국 갔다 왔다, 너무 좋다, 모스크바의 가을은 시원해서 좋다, 다음 날 출근 할 생각하면 괴롭습니다, 다음 날 생각하면 가까운 동남아 여행가는 게 좋다’ 하면서 해외여행 갔다 온 이야기를 줄줄줄 하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처럼 올라오는데 겁이 나서 못 가겠더라구요. 갑자기 뭔가를 시작하는 것도 두렵고,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건 더 두렵고 그래요. 여행을 갔다 온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행복해하고 웃고 난리인데 저는 낯선 곳의 여행이 두렵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도 어려워요. 제가 왜 이런 마음이 들까요? 제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A. 이 고민을 들으면서 ‘새롭고 낯선 것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기’로 상담 목표를 내담자와 합의해서 잡았어요. 이런 것들 때문에 자신감도 떨어지고 사람들과 대화도 제한적이라며 고민이라고 하셨거든요. 상담 목표 외에 상담할 때 ‘내게 용기를 주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 나눈 것도 넣었어요.      

사람마다 익숙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반복되는 것에 쉽게 싫증 내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발동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좋아하는 장소를 방문하는 것도 다릅니다. 단골을 정해두고 다니는 사람과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새로운 장소에서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요.      


읽어드리고 싶은 그림책은

노인경 글, 그림. 문학동네 출판사의 ⌜토토와 오토바이⌟입니다. 


집 앞 도로 옆을 한 번도 벗어나 보지 못한 토토에게 세상 이야기와 세상 풍경 모습을 들려주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슈슈 할아버지는 오토바이를 타며 세상 구경을 하거든요. 달리면서 얼마나 멋진 곳을 보았는지, 아름다운 달님을 보고 얼마나 소리를 지르는지를 이야기하면서 토토에게 삶의 지평을 넓힌 이야기를 건넵니다. 토토은 직접 가보지 않는 곳이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토토는 그 마을, 그 집에서 단 한 번도, 한 걸음도 떼어 본 적이 없습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많기 때문입니다. 직접 보지 않았지만, 못마치 세상을 곁에서 본 것처럼 행복해 하는 토토에게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던 슈슈 할아버지는 어느 날 세상을 떠났습니다. 갑자기요. 더 이상의 슈슈할아버지를 볼 수없다는 절망감에 빠져 토토는 우울했습니다. 그렇게나 오래도록 외롭고 처절하게 외롭 세상이 그리운 토토는 용기를 냅니다. 슈슈 할아버지가 남겨준 오토바이를 토토는 오랫동안 두고만 보다가 마침내 오토바이를 탑니다. 그리고 토토가 보는 세상이 바뀌는 풍경과 토토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그림책입니다. 진정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도전은 무어일까요? 그 도전을 하기 위한 용기와 소망을 담은 토토의 작은 다짐은 또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내가 바라는 것’과 ‘내가 도전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도전해서 얻은 세상 이야기를 도전을 두려워 하는 누군가에게 새로운 세상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만약 이런 비슷한 경험으로 힘들어 하는 누군가가 있으면 꼭 이 그림책을 선물로 건네며 용기와 자신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오늘 만난 청년 내담자에게 딱! 맞는 그림책. 어려분들도 같은 마음인가요? 

    

두려움을 느끼는 대상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물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요. 또 낯선 곳이나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불안이 두려움으로 나타날 수 있스니다. 여러 가지 두려움의 대상에서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을 ‘미지의 것에 대한 걱정’이라고 이름을 붙여볼까요? 두려움에서 조금은 가벼운 걱정으로 부정적 흐르는 감정을 낮출 수 있거든요. 자기의 두려움을 낮추는 여러 가지 방법은 명명하기로 시작하여 작게 쪼게기, 공감하는 그림책으로 직면하기, 실천하기로 연습하는 시간 가져볼게요.    

     

먼저, ‘명명하기’는 지금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낯선 장소에 갈 수 있는 용이가 없다고 했으니 ‘미지에 대한 걱정’으로 이름을 붙여 봅니다. 자신이 가장 힘든 것을 떠올려 보고 그 부분이 명확하게 들어 날 수 있는 단어로 이름을 지어 볼 거예요. 그러면 심리적으로 조금은 나의 두려움이 작아지는 듯 마음의 착각을 하게 됩니다. 마음의 착각은 곧 마음을 가라앉히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작업을 하게 한다고 하거든요.     

  

두 번째, ‘작게 쪼게기’는 낯선 장소인지, 낯선 상황인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으로 잡습니다. 낯선 장소라면 가장 최근에 그런 경험을 떠올려 보면 세부적으로 찾아가기를 하면, 이 또한 마음의 흔들림이나 걱정을 낮추는 역할을 하게 합니다. 앞의 수치보다는 낮아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거예요. 새로운 상황, 낯선 장소에 가면 호기심이 발동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정확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정보에 불확실성에서 오는 감정들은 혼란스럽습니다. 같은 공간에서의 변화는 잘 적응하면서도 다른 공간의 이동이나 변화를 주저하는 것은 이유는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무탈할까?’, ‘괜찮은 거지?’ 등을 자신에게 묻곤 합니다. 같은 질문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며 안정 장치를 하게 되고, 변화하지 않는 타당한 이유를 달게 되기 때문에 작게 쪼게는 연습을 하면 좋습니다.     


세 번째, ‘그림책으로 직면하기’는 그 상황에 맞는 그림책을 사용하는 것으로 합니다. 제가 평소 하는 것 처럼요. 시중에 많은 그림책 중에서 당사자에게 적합한, 내담자에게 필요한 그림책을 선별하는 게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조금만 다리품과 그림책에 대한 열정을 보이면 심리치유에 좋은 그림책을 발견하는 쾌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천해보기’는 토토처럼 시도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수도 해보고 질러보는 것이 바로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 버리기’가 됩니다. 완벽해야 마음이 편하다는 비합리적 신념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실천하는 것이죠. ‘내가 원하는 것을 찾는 지름길이다’!     


주인공 토토가 한 치 앞도 가지 못하는 두려움은 무엇일까요? 미지의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슈슈 할아버지가 아무리 성장의 기회를 주려고 해도 찾을 엄두를 내지 못한 토토였거든요. 두려움을 느끼는 곳에 바로 성장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처음엔 몰랐기에 그리 오래도록 그리움과 외로움에 가슴 저리게 살아왔는지도 모릅니다. 두려움 뒤에 있는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상황을 직면하는 것’입니다. 새롭게 깨닫는 용기와 시도를 위한 도전, 도전에 이어서 토토는 행복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자신에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는 사람이 있는지를 찾는 것도 도전할 수 있는 큰 지지대가 됩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용기를 전달했는지 살피는 연습을 했어요.     

이전 07화 [고.그.담6] 제게도 희망이 있을까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