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책살롱 김은정 Mar 27. 2022

[고.그.담8] 가난해도 결혼할 수 있잖아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 싶은 여자의 고민 <이보다 멋진 선물은 없어>

고그담(고민을 그림책에 담다) 여덟 번째 사연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고민 입니다. 


Q. 저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어요.

나이는 마흔 살 동갑으로 늦은 나이에 만났지만 왜 지금 만났나 싶을 정도로 잘 통하고 저를 위해주고 아껴주는 마음이 예쁜 남자예요. 결혼하고 싶은데 남자친구가 망설여서 고민이에요. 남자친구는 저랑 같이 살고 싶어 하는데 경제적으로 열악해서 저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고 윤택하게 신혼을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게 속상해요. 저는 정말 서로 맞벌이를 하면 되고, 지금처럼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벌어서 같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고 하는데도 남자친구는 30대도 아니고 이제 40대 시작인데 가난하게 저를 맞이하고 싶지 않대요. 당사자인 저는 괜찮다고 하는데 남자친구의 고민이 너무 커서 이젠 제가 더 화가 나요. 제가 싫은 건 아닐까요? 사랑하는 건 확실히 아는데…‥. 이 나이에 사랑하는 사람 만나는 게 쉽지 않잖아요. 놓치고 싶지 않은 남자인데 어떻게 하면 남자친구가 제 마음을 알아줄까요?       

   

A.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니 제가 다 행복합니다.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말, 연거푸 해도 되죠. 늦었다고 생각하는 나이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니 얼마나 행복하실까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보통 여성분들은 작은 마음 선물에 감탄하고 기뻐하잖아요. 손이 시려 울 때 손을 꼬옥 잡아주기, 포장마차 앞을 지나다 먹고 싶은 어묵 같이 먹기, 평소 가지고 싶었던 다이어리 건네주기, 목이 길어 추위 타는데 직접 떠 준 엉성한 짧은 목도리, 보고 싶은 영화 함께 보기, 기념일이나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주기, 먼 길 혼자 가기 싫다고 할 때 같이 따라가 주기, 기침하는 것을 보고 바로 약국에 달려가 따뜻한 쌍화탕과 약을 건네주기, 회사에서 황당한 일을 당해서 상대방 때문에 미치고 팔짝일 때 먼 긴 달려와 함께 욕해주기, 죽고 싶을 만큼 우울하고 힘들 때 함께 머물러주기 등등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남성들은 여자와 달리 사랑하는 여자에게 좋은 선물, 큰 선물을 주면서 사랑의 크기를 표현한다고 해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큰 선물을 하면서 ‘내가 당신을 이 만큼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대신하는 것처럼 그런가 봐요. 조금 더 좋은 것, 조금 더 비싼 거, 조금 더 더~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들보다 못한 배우자가 되기 싫으니 결혼을 미루고 싶은 마음은 남자들의 숨은 마음이 맞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고생하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선물이 크고 비싸다고 해서 큰마음의 선물은 아니라는 걸 만날 때마다 말하고 그런 거 필요 없고, 당신만 내 곁에 있으면 된다고 말해도 상대방 남성은 그걸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가 있어요. 또 사랑하는 연인을 고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진심이기도 합니다. 선물의 의미는 그 상황에, 그 사람에게, 그 사람이 필요한 선물을 주는 게 의미 있는 선물이라는 걸 알면서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고 싶은 선물은 물질적 풍요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지금, 같이 있고 싶은 그 마음을 다시 전달해 보세요. 제게 말씀하신 것처럼 진실과 진심을 담아, 좀 전에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있다며 제게 말한 그 표정으로 말이에요. 사랑의 꿀물이 뚝뚝 떨어지는 그 눈망울로 마음을 전해보세요. 그리고 이 책을 사랑하는 남자친구에게 읽어주세요.      


패트릭 맥도넬 글, 그림, 나는별 출판사의 <이보다 멋진 선물은 없어>라는 그림책입니다.     

특별한 날이라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은 무치의 남자친구 얼.

모든 것을 다 가진 여자친구 무치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는 얼.

‘줄 것이 아무것도 없어!’라고 고민하는 얼이 주변을 둘러봅니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가득 차 있는데도 사람들은 TV도 볼 게 하나도 없고, 해야 할 것도 많은데 할 게 없고, 마트에서 살 게 없다고 합니다. 반짝이고 멋지고 화려한 것들이 많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무치의 남자친구 얼이 드디어 선물할 결심을 했습니다.

두둥~
“바로 나!”    


특별한 선물은 ‘당신과 함께 하는 이 시간, 당신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이 곧 선물이죠.

함께,

오래,

곁에 있을 두 사람

행복한 선물, 받고 싶은 선물을 꼭 받으실 겁니다.              

방금 읽어드린 그림책을 결혼하고 싶은 남자친구에게 들려주세요. 그리고 진심으로 결혼하고 싶으니 청혼해달라고 말씀하세요. 기꺼이 사랑하는 사람의 프로포즈를 받을 거라 믿습니다. 

이전 08화 [고.그.담 7]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