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림책살롱 김은정 Oct 16. 2019

삶의 시작은 지금-여기

한 사람이,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하여 삶을 살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의 개체적이기 때문에 개별성과 고유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힘들어진다. 자칫 삶을 포기하고 싶게 하는, 원치않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혹자는 자기의 의사와 반(反)하거나 튄다는 이유로 괴롭히기도 한다. 또 타인의 모습이나 가치관이 자신과 다른 행동에 지나친 관심으로 악의성 댓글로 부정적 관심을 주며 사람에게 독을 뿜어 힘들게 한다. 삶에 지나친 부정적 관심으로 사람을 병 들어서 견디기 힘들고 지쳐 떨어져 나가는 반대 쪽 삶을 선택하여 없는 지금 마당에도 그 지나침은 여전하다. 그 사람을 위하는 관심은 그냥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이다. 지나치지 않게 과하지 않게 지켜보면서 그 사람이 도움을 요청하면 그것까지만 받아주고 수용하고 공감해주면 된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그 사람에겐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Pixabay

며칠 전 인생의 절바도 아닌 그의 절반인 1/4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저승의 삶을 선택한 젊은 연예인의 죽음이 연일 이슈다. 이 사건이 자신의 우울감을 자극한다며 자신도 죽어야 하는데 못 죽고 살고 있다며 찾아온 36살의 여성분은 지난 주 보다 더 힘들다고 찾아왔다.


“몸매가 나빠 남들이 지나가다가 되돌아보는 비만이고, 얼굴도 커서 자신없고, 회사에서 실적이 좋지 않아 매일 깨지고 있는데 집에서는 큰 딸인 제가 결혼도 못해서 눈칫밥 먹으며 살고 있어요. ◯◯이는 어린 나이에도 악성댓글 이겨내며 꿋꿋하게 잘 버티고 있던 사람(연예인)도 죽었는데 난 나이만 찼지 아무 능력도 없어요. 저도 죽어야 하는 거 아닌지, 살아 뭣하나요?”라며 다시 우울해져서 사는 것에 대한 반문이 커지고 있어 괴롭다고 했다.



사람이라면, 하루를 살더라도 행복하고 의미 있게 살기를 바라고 그 간절함을 가득 안고 살아간다. 인생의 여정에서 살아간다는 건 그리 호락호락한 것도 아니고 그리 만만한 것도 아니다. 삶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살아가지지 않기에 더욱 삶에 대한 애정이 끓어 올리려 애쓰는지도 모른다. 살고자 하는 마음이 클수록 애쓰는 마음도 커지는 법, 그 애쓰는 마음에 극에 달하고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 지독히도 애쓰던 마음을 곡을 끊듯 놓아버리는지도 모른다. 삶의 끈을 놓는 것은 사람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사람이니까.


신시아 라일런트 글, 브렌던 웬젤 그림, 이순영 옮김 <삶>

삶-북극곰 출판사

오늘 어른도 읽는 그림책은 어제 만나 상담 장면에서 그분에게 건넸던 그림책을 소개하고 싶다. 50분간 서로 거의 말을 하지 않고 그림책만 보고 얼굴 한 번 쳐다보고, 또 그림책 한 장 넘겨보고 또 긴 호흡 들어보며 그 자리에 머물렀다. 살긴 살아야 하는데 살 힘도 없고 살 의미도 없다는 그 분에게 말 건네기조차 쉽지 않았다. 그런데 그림책만 거의 한 시간을 보던 그 여성분은 “오늘 이 정도면 충분해요. 오늘 같은 상담도 좋구요, 오늘 권해주신 그림책도 좋아요.”라며 가셨다. 다음 주는 또 다른 마음으로 오길 바란다. 서로가 거의 말을 하지 않고 그림만 보고 보이지 않는 마음을 나누었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는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같은 공간에서 같은 마음으로 머물기만 해도 되는 오늘이 소중하다.


상대방의 삶을 고스란히 바라보면 보인다.

그 삶이 노곤했는지,

그 삶이 즐거웠는지,

그 삶이 지루했는지,

그 삶이 행복했는지,

그 삶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이 책에서는 삶에 대해 길게 말하지 않아 좋다. 그냥 스스로 짧은 한 줄 읽고 그림을 한 장 보면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삶이란, 아주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됩니다.

고 하면서 각자의 모습으로 자라난다고 한다. 다른 동물들 보다 더 오랜 기간인 수백 년을 살아온 거북이도 삶을 사랑한다고 한다.

등에 쏟아지는 소나기가 단단한 등껍질을 건드리는 그 감각까지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한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장면같은 그림에서는 글씨가 거의 그림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산다는 게 늘 쉽지는 않습니다.’ 라는 말과 작은 파랑새가 한 복판에 날개짓 하는 모습이 애잔하면서도 애타는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다.

 가끔 길을 읽는 것도 삶이고 원하는 길을 가는 것도 삶이라 힘들지만 잊지말라고 당부한다. 모든 삶은 변한다는 것! 과 점점 자란다는 것!    

난, 누가되었든, 지금 잘 살아내고 있고, 잘 살아가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당당하게 살라고.    

이 책은 정말 어린이보다 어른이에게 필요한 그림책이다. 특히나 깊어가는 가을에는 더더욱.        

출처: Unsplash


이전 17화 [고‧그‧답]고민에 그림책으로 답하다4-다시 그곳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