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당신의 돈이 위험하다(3) 불량 직원편

직접 겪은 황당한 직원 사례 모음

by 건조한 글쓰기

10년 넘게 직원으로만 살았기 때문에, 그땐 미처 몰랐습니다.


사장 노릇 해 먹기 어렵다는 것을요



가게를 오픈하고, 사장 멘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함께 일하는 직원입니다.


흔히 많은 자영업자 분들이 직원 때문에 관둔다라고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처음엔 이 말을 보면서, 오버스러운 반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손님이나 경쟁자가 가장 큰 이슈거리라 생각했죠.


그런데 직원을 고용하고 함께 일하다 보면, 다 내 맘 같지가 않다고 느껴집니다.

몇몇 황당한 직원을 만나다 보면, 그 스트레스로 인해 실제 운영을 그만둘까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나쁜 사장, 꼰대가 탄생하는 것이죠.


이제 제가 직접 겪은, 상상을 초월하는 직원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1. 공과 사가 없는 유형


우선 약한 것부터 시작하죠. 한 번은 몰래 사내 연애가 있었습니다.

약 5명 정도 직원을 관리하면서, 이 안에서 연애 사례가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ㅎㅎㅎ

문제는 연애 자체가 아닙니다.


식당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손님에 대하는 서비스 자세가 중요했는데요.

그런데 연애하는 두 친구가 자꾸 주방으로 들어가 일손이 부족해졌습니다.

주방엔 직원이 너무 많고, 홀에는 고객들이 물 달라고 아우성인 상황이었죠.

저는 이것을 보고 해당 직원에게 홀에 고객이 많으니, 여기에 집중하자고 설득했습니다.


그러나 직원의 주방으로의 귀환(?)은 반복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원래 주방일을 하는 여자 친구가 힘들까 봐, 남자 직원이 그 일을 도와줬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틈틈이 키스 등 애정 행각도 비일비재했고요. ㅠㅠ

다른 직원들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저한테만 비밀로 하고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홀에는 직원이 부족해 난리고, 주방엔 직원이 너무 많고, 그 직원 중 2명은 딴 일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ㅎ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너무 웃긴 이야기지만, 당시엔 연애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던 '주방행'이었습니다.


참고로 이걸 3달간 지속한 남자 직원을 해고하기에 이르렀는데, 저는 노동부에 신고당하게 됩니다. 사유는 해고 한 달 전 미통보였습니다. 이 부분을 일부러 악용하는 친구도 많습니다. 뒤에서 자세한 사례를 말씀드릴게요.


2. 내가 마음대로 사장이다 유형


저는 사장이지만 동시에 다른 일처리가 많았기 때문에, 매장에 점장을 두고 종종 다른 일을 맡았습니다. 아마 여러 예비 창업자 분들이 생각하시는, '오토 매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믿을만한 친구를 관리 대리로 삼고, 사장은 다른 영업과 함께 매장을 관리하는 것이죠.


문제는 이 대리를 맡긴 친구였습니다. 사장 마인드를 넘어, 아예 사장의 권한을 행사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르바이트생의 근태에 대한 부분입니다. 점장은 아르바이트 생을 관리하고, 그 근태 현황을 보고하는 것이 임무였습니다. 그런데 점장은 아르바이트 생들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일하지 않은 날도 허위로 보고하고, 시급을 지급한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부분을 꼼꼼히 보려면 사장이 직접 매장에 상주해야 합니다. 그러나 중간중간 들려서 보는 경우라면, 이렇게 대놓고 사기(?) 치는 부분은 잡기 어렵습니다. 그 아르바이트 생이 직접 일하는지 매번 CCTV를 돌려볼 수도 없는 것이고요. 포스에 출석 체크만 대리로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 부분이 컸습니다.


게다가 해당 점장은 출근한 아르바이트 생들에게 이상한 교육을 시켰는데요.

예를 들어, '너무 열심히 일할 필요는 없다. 받은 만큼만 해라'였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점장이 나서서 교육할 내용은 아니죠. ㅎㅎㅎ 그 결과 황당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원래 아르바이트 생들이 10시 출근이었습니다. 하루는 제가 9시 30분쯤 매장에 가서, 청소와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50분이 돼도, 아르바이트 생들이 아무도 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두 친구가 55분쯤 들어오더니, 매장 소파에 앉아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딱 10시에 맞춰,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갔습니다.


10시부터 아르바이트 시작이니, 그때부터 한다는 철저한 마인드였던 것입니다. 정작 사장인 저는 청소기를 돌리고 있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보던 모습이 생생하네요. ㅎㅎㅎ 이에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앉아서 구경하는 건 너무하지 않냐고 한 소리 했습니다.


그랬더니 되려 5분 더 일하면 시급 올려주시는 건 아니지 않냐고 항변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점장이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교육했다고 하더라고요. 원래는 소고기를 사주려 갔던 날이었는데, 그냥 접어두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저도 파트너가 아닌, 철저한 계약관계로 직원을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장이 나빠지는 건 한순간인가 봅니다.


나중에 그 점장은 퇴사하였고, 식당을 차렸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 식당의 구인 정보를 보니, 알바 시급이 최저로 책정되어 있었습니다. 매번 월급이 적다, 주유비 지원해달라, 여름휴가 보내달라며 노조위원장을 자처하던 친구였는데... 정작 최저시급 지급이라니... 참 많은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시급 12000원이나 주었는데 말이죠..ㅠㅠ




3. 법꾸라지 유형


고용노동부를 대리인으로 철저하게 이용하는 아르바이트 유형입니다. 이 유형은 정말 악질에 속합니다. ㅎㅎㅎ

저는 노동법은 잘 모르지만, 사장이 되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입니다. 특히 정규직 채용 시, 이 부분에 강제적으로 구속되게 되는데요. 대표적으로 해고 시, 한 달 전 서면 공지가 있습니다.


이는 아르바이트 생도 마찬가지입니다. 3개월 이상 일한 친구는 무조건 이 부분에 해당됩니다. 구두 공지도 안되고, 서면으로 공지해야 합니다. 이렇듯 절차 상의 하자가 있으면, 고용주는 무조건 근로자에게 배상해야 합니다.


법꾸라지 유형은 3개월은 조용히 지냅니다. 일을 딱히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특별한 문제는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3개월 1일이 되는 순간, 돌변합니다. 손님에게 신경질 내기, 업무 태만, 다른 직원 회유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매장을 순식간에 붕괴시킵니다.


이렇게 지내는 직원을 오래 볼 수 있는 사장은 없을 것입니다. 손님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 보이니깐요. 이에 해고를 통지하는 순간, 다수의 경험과 노하우로 무장된 법꾸라지 직원으로 변하게 됩니다. 사실 이 유형은 이렇게 본인이 해고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보통 자영업자는 한 달간 직원 월급을 공짜로 줄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 달간 문제 있는 직원을 매장에 그대로 두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법은 이러한 현실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해고하려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한 달치의 월급을 더 지급해야 합니다. 따라서 3달이 되지 않는 선에서, 매번 직원을 해고하는 사장님도 있습니다. 몇몇 악질 직원 때문에, 선량한 직원도 사장도 피해자인 것 같네요.


아무튼 3달 버티고 난장을 부려 잘리는 방법은 해당 직원 입장에서는 유용합니다. 한 달 치 공짜 월급이 생기기 때문에, 3달 일하고 한 달은 이 돈으로 정기적으로 여행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해당 직원은 빠르게 잘려야 이득인 것입니다. ^^;


이것을 자주 하는 친구들은 노동부 내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지만, 사실 이는 유명무실한 제도입니다. 노동분쟁으로 가면, 거의 무조건 고용주가 직원과 합의를 봐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거의 교통사고 시, 보험 회사의 80:20 자세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튼 고용주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을 잘 아는 직원들이 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제가 직접 겪은, 악질 직원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좋은 직원도 많았고, 저와 함께 성장한 직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이 어이없는 직원도 많았고, 그때마다 정신적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제품과 서비스에 소홀하게 되고, 매출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퇴직금과 모아놓은 운영 자금이 소모되고 있네요.


사업과 매장 운영 성공의 절반은 이렇게 직원과의 좋은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사장과 궁합이 잘 맞는 직원을 뽑는 것에서부터 성공이 시작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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