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당신의 돈이 위험하다(1)

구석 + 저렴한 매장에서의 출발을 계획하신다면

by 건조한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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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가게 창업에서 모르면 당하는 부분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드렸습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 하나씩 이야기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편은 매장 임대 시,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겪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일부 책임감이 부족한 부동산 중개사의 사례임을 밝힙니다.


우리는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가정을 하겠습니다.

퇴직 후, 가장 많이 생각하는 커피숍 창업으로 정해보겠습니다.


현재 커피숍 로고/이름/콘셉트까지 다 정했다고 칩시다.

생각만 해도 벌써 뿌듯하고, 신나는 상황입니다.^^


이제 좋은 자리에 커피숍을 오픈할 일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지리를 잘 아는 번화가 중심으로 자리를 찾게 됩니다.

이전 회사 근처, 집 근처, 소위 뜨는 거리 등을 먼저 검색하게 되지요.


그런데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1층 자리는 너무 비싸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웬만한 상업 중심지의 1층 15평 정도는 월세가 최소 300만 원 이상일 테니깐요.



이에 부동산 중개업자가 몇 가지 대안 자리를 소개해줍니다.

보통은 "주요 이동선과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리"를 추천합니다.

조금 외진 자리이지만 소문만 좋게 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죠.

게다가 월세도 반값에 가깝고, 공실이라 권리금도 없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러한 자리는
시작하는 분들께 매우 위험한 자리입니다.

우선 공실이었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네요.

중개인 설명대로 그렇게 좋은 자리라면, 이전 임차인이 왜 원상 복귀한 상태로 나갔을까요?

보통 이렇게 나간 경우는 조금의 권리금까지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

더 이상 손해 보느니 손절하고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월세가 싼 것에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최소 10일 이상은 그 근처에서 상주하시면서, 철저한 시장조사를 하셔야 합니다.

즉 흙 속에서 진주를 찾아야 하는데, 초심자가 하기엔 아무래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유동인구가 적다는 것입니다.


의외로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 중, 이 유동인구를 무시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물론 유동인구 자체보다는 '유효 인구'가 중요합니다.

흐르는 물보다는 고인 물이 좋다는 말이 있지요.


아무튼 이러한 것들을 무시하고, SNS나 입소문만 타면 잘 될 거라는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상당히 위험한 출발입니다.

물론 운이 좋아 입소문만 난다면, 구석에 분위기 좋은 커피숍으로 알려지겠죠.

그러나 매장이 자리를 잡으려면 최소 1년의 시간은 필요합니다.


보통 이 1년 간의 매출은 유효 인구, 즉 오다가다 들리는 고객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손님들로부터 단골이 만들어지고, 소문도 그만큼 빠르게 날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매출도 중요하지만, 주인의 건강한 멘탈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주인이 매장을 닫는 이유 중에서는 고객으로부터 버림받고 있다는 상실감도 큰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보통은 이러한 부분은 고려하지 않은 채 오픈하기 때문에, 부동산 중개업자의 제안은 달콤하고 타당하게 들리는 것입니다.


그럼 부동산 중개업자는 왜 이런 제안을 했을까요?

우선 우리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저렴하고 좋은 곳에 매장을 내고 싶은 마음이죠.

그런데 초심자는 좋은 장소를 선별할 노하우가 없으니, 일부 문제가 있는 곳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사실 부동산 중개업자는 거래만 성사되면 무조건 이득이기 때문에, 사실 그 뒤에 장사가 되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는 임대인 입장에서도 공실이 나가는 부분이니, 무조건 이득입니다.


정리하면 매장을 임차하는 '우리는 무조건 장사가 잘되어야 하지만,
매장을 임대하고 중개하는 분들은 반드시 그럴 필요까진 없다는 것'입니다.


의욕을 갖고 인테리어를 시작하는 우리를 보면, 이미 임대인은 충분히 좋은 상황입니다.

카페가 망해도, 다음 임차인을 구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시설권리금을 반영해주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따라서 매장을 닫으실 때 투자한 인테리어나 시설은 버리는 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렇듯 우리의 돈은 시작부터 새 나갑니다.

혹시 지금 XX길과 같이 Hip 한 거리의 저렴한 구석자리에 커피숍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명심해 주세요.


처음부터 싸고 좋은 자리는 없습니다.

생각보다 고객 입소문은 빠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동산 중개인은 계약서 체결 후,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분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철저한 시장 조사에 따라, 매장 선정을 진행해야 합니다.

매장 위치가 장사의 50%라는 옛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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